中, 아프리카 식민주의?… 비판론 확산

2013. 3. 12. 21:55지구촌 소식

中, 아프리카 식민주의?… 비판론 확산

"중, 아프리카 단물만 빨아먹고 있다" 인식 확산

 

중국이 원조를 앞세워 아프리카에 대한 영향력을 급속히 확대하고 있다. 특히 중국은 아프리카의 대규모로 수입하는 대신 공산품을 아프리카 대륙에 쏟아 부으면서 아프리카 최대 교역국으로 부상했다.

그러나 중국이 아프리카의 자원을 '착취'하고 있다는 아프리카 현지인들의 반(反)중 감정이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특히 나이지리아 중앙은행 총재가 중국의 대 아프리카 교역을 '식민주의'로 표현하며 공개적으로 비판해 파장이 일고 있다.

◇中, 원자재 가져가 공산품 판매…'식민주의' 비판

라미도 사누시 총재는 12일 영국 일간지 파이낸셜타임스(FT)에 게재한 글에서 "아프리카가 새로운 형태의 식민주의에 스스로 문을 열고 있다"며 "중국이 아프리카의 원자재를 가져가는 대신 공산품을 판매하고 있는데 이는 식민주의의 핵심"이라고 주장했다.

사누시는 세계 2위 경제국인 중국이 "우리처럼 더 이상 저개발국이 아니다"라며 "서구와 같은 착취 능력을 갖춘 거대 경제국이 됐다"고 강조했다.

그는 "중국이 아프리카 산업 공동화를 유발시킨 주요 원인이 됐고 이로 인해 아프리카의 저개발이 심화했다"고도 비판했다.

사누시는 "(중국과 당장) 이혼하라는 것은 아니다"고 덧붙였지만 그간 중국의 교역이 보조금과 환율 조작 등에 크게 의존해왔음을 지적하며 아프리카가 중국 등을 극복하려면 "포식성 무역 관행을 없애야 한다"고 밝혔다.

사누시의 경고는 다음 주 남아공에서 열리는 5개 신흥 대국(브릭스) 연례 정상회담을 앞두고 나왔다는 점에서도 주목된다.

남아공의 제이콥 주마 대통령은 지난주 "중국은 실용적으로 비즈니스를 한다"면서 "우리(아프리카)도 여기서 혜택을 볼 수 있지만 매우 신중해야 한다"고 강조한 바 있다.

◇아프리카 '단물'만 빼먹는 中…비판론 확산?

중국이 비판받는 대목은 중국의 투자동기와 중국의 투자가 아프리카에 미치는 간접적인 영향에 있다.

중국과 아프리카의 지난해 교역 규모는 2000억 달러로 중국이 자원외교에 공을 들이기 시작했던 2000년에 비해 20배 늘었고, 10년간 아프리카의 대 중국 수출도 56억 달러에서 932억 달러로 17배나 늘었다.

그러나 교역 내역을 들여다보면 중국의 투자가 아프리카의 산업을 키우기보다는 중국에 유리한 쪽으로만 진행되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아프리카에서 원자재·서비스·소비지출이 호황을 보였던 이 기간 아프리카의 제조업은 쇠퇴했다. 유엔 자료에 따르면 2000년 국내총생산(GDP) 대비 12.8%였던 아프리카의 제조업 비율은 지난해 10.5%로 줄었다.

중국의 아프리카 투자가 대부분 국가적 투자이며 아프리카 엘리트 계층과의 유착관계를 통해 진행돼 왔다는 점도 지적된다.

중국은 그동안 막대한 원조자금을 앞세워 아프리카 각국 정부와 긴밀한 관계를 형성, 도로건설·자원개발에 있어 다른 국가와 비교불가능 한 우위를 점해 왔다. 중국은 지난해부터 3년간 200억 달러의 차관 지원을 아프리카에 약속했다.

여기에 중국의 투자는 국영 기업들이 주도하는 투자가 대부분인데다 분야도 석유, 천연가스, 광산업 등 중국 경제 확장을 위해 필요한 자원에 집중돼 있다. 제조업 등 아프리카 경제 성장에 필요한 실질적인 산업발전에 중국이 거의 기여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중국의 독점적 위치에 대해 미국 정부도 경계심을 내비쳤다. 지난해 미국 정부는 아프리카 국가들이 그저 들어와서 자원을 가져가고, 지도자들에게 돈을 주고 떠나는 국가가 아닌 더 책임감 있는 국가들과의 파트너십을 고려해야 한다고 밝힌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