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인, 세계 1억명의 메신저로… 일본 총리실·태국 경찰도 사용

2013. 3. 15. 20:26C.E.O 경영 자료

[Weekly BIZ] 라인, 세계 1억명의 메신저로… 일본 총리실·태국 경찰도 사용

  • 고광범 액센츄어코리아 전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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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선비즈 입력 : 2013.03.09 03:08

    모바일 메신저 서비스 네이버 '라인'의 4가지 성공요인
    ①사용자 눈높이에 맞춰라, 사진·동영상 공유 등 필요한 기능 편리하게 제공
    ②다양한 개성 표현, 캐릭터 스티커·이모티콘 개발 부가 서비스로 차별화 시도
    ③단순함으로 승부, IT 이해도 낮은 소비자들에게 간단한 사용법으로 인기 얻어
    ④경쟁 적은 지역에 진출, 성장 가능성 큰 개도국 공략 현지업체와 제휴 마케팅 성공

    #1 지난해 12월 12일 오전 9시 57분 일본 총리 관저는 네이버의 모바일 메신저 서비스 '라인(LINE)'으로 북한의 로켓 발사 소식을 수십만 명에게 전달했다. 북한이 함경북도 동창리 미사일 기지에서 장거리 로켓 '광명성 3호'를 발사한 지 불과 8분 만이었다. 일본 공영방송 NHK보다 더 빨랐다.

    #2 태국 경찰은 지난해 말부터 '라인'을 공식 정보 전달 수단으로 쓰고 있다. 경찰 지휘부와 고위 간부 사이의 소통 역시 라인으로 하고 있으며, 범죄 현장에서 사진을 찍어 라인으로 전송하고 있다. 여기에 위치 정보까지 더해 범죄 대응 속도를 높이고 있다.

    NHN이 만든 모바일 메신저 서비스 '라인'이 글로벌 서비스로 성장했다. 이달 현재 사용자는 약 1억1000만명. 특히 일본과 동남아에서는 이메일·문자메시지만큼 일반적인 소통 수단이 됐다. 일본 총리실과 태국 경찰은 라인이 현지에서 어느 정도 자리를 잡았는지 보여주는 단적인 예다.

    성장 속도 역시 놀라울 정도다. 라인은 2011년 6월 일본에서 처음 서비스를 시작한 지 1년 7개월 만인 올 1월 사용자 1억명을 돌파했다. 트위터(4년 1개월), 페이스북(5년 4개월)이 1억명 달성에 걸린 기간과 비교해보면 라인의 성장 속도가 얼마나 빠른지 알 수 있다. 라인은 어떻게 이렇게 초고속으로 성장한 것일까? 라인의 성공 요인을 4가지로 정리했다.

    1. 사용자 수준에 맞춘 간편하고 편리한 기능

    라인은 완전히 새로운 서비스가 아니다. 국내 카카오의 카카오톡, 미국 왓츠앱의 왓츠앱 등 라인과 유사한 서비스는 많았다. 하지만 라인은 여기에 사진·동영상 공유, 무료 음성 통화를 '쓰기 쉽게' 더했다. 꼭 필요한 기능을 사용자의 눈높이에 맞춰서 제공한 것이다. 또 카카오톡 등과 달리 PC에서도 쓸 수 있도록 전용 프로그램을 제공한 것도 주효했다. 스마트폰과 PC에서 모두 라인을 쓸 수 있기에 개인 용도만이 아니라 업무용으로도 쓸 수 있게 된 것이다.

    또 부가 기능을 통해 사용자가 라인을 더 편하게 쓸 수 있도록 했다. 예컨대, '셰이크잇(shake-it)'을 쓰면 같은 자리에서 이 기능을 켜고 스마트폰을 동시에 흔드는 것만으로 서로를 친구로 추가할 수 있다. 상대에게 전화번호를 교환하지 않으면서도 메시지는 주고 받는 사이를 염두에 둔 것이다. 기술적으로는 클라우드 서비스를 바탕으로 개발해 다른 서비스보다 문자메시지와 데이터 전달하는 속도가 훨씬 빨라졌다.

    2. 개성 표현 수단과 부가 기능으로 차별화

    메신저의 기본 기능은 대화다. 한쪽에서 보낸 메시지를 다른 사람에게 정확히 전달해주는 것이다. 대화 기능을 구현하는 것 자체는 어렵지 않다. 그래서 스마트폰 등장 이후 전 세계에서 수많은 모바일 메신저가 등장했다. 라인은 여기에 '개성 표현'을 더했다. 다양한 캐릭터 스티커·이모티콘 등을 확보, 이용자들이 이를 통해 자신을 표현하도록 했다. 라인의 캐릭터 스티커는 종류가 다양해 말없이 스티커만으로 대화를 이어갈 수 있을 정도다. 라인 스티커의 인기도 높다. 일본에서는 라인 스티커 캐릭터를 주인공으로 한 애니메이션이 제작돼 TV에서 방영 중이며, 대만에서는 연예인들이 라인 스티커 캐릭터 표정을 따라 하는 TV 프로그램이 생겼다.

    부가 서비스와 유기적 결합을 통해 다른 메신저와 차별화를 시도한 것도 라인의 성공 요인이다. 스마트폰에서 간단한 그림을 그리고 사진을 수정ㆍ보완할 수 있는 '라인 브러시', 스마트폰으로 찍은 사진을 꾸며 친구들과 공유할 수 있는 '라인 카메라', 문장을 입력하고 사진을 고르면 자동으로 전자엽서가 만들어져 친구에게 보낼 수 있는 '라인 카드' 등이 대표적이다. 이들을 통해 라인을 쓸 때 특별한 느낌을 갖게 되고 라인만을 열심히 쓰는 '충성 사용자'가 생겼다.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스냅샷으로 크게 볼 수 있습니다. / 조선닷컴 / 그래픽=김현지 기자

    3. IT 이해도 낮은 소비자 겨냥한 쉬운 서비스

    라인은 간단하다. 페이스북·트위터 등 미국의 복잡한 소셜 서비스를 자유자재로 쓰는 이들에겐 너무 간단할 정도다. 일본의 전문가들은 라인이 일본에서 큰 성공을 거둔 이유로 이 '간단함'을 꼽는다. 페이스북·트위터 등 기존의 성공한 소셜 서비스를 쓰기 어려워하는 사람들이 '쉬운' 라인에 빠져들었다는 것이다.

    실제로 라인이 큰 성공을 거둔 일본·태국·대만 등은 상대적으로 'IT 이해도'가 낮은 곳이다. 다른 서비스들이 다양한 기능을 넣어서 소비자들을 혼란시키는 동안, 라인은 간단한 기능으로 빠르게 시장을 확보했다. 서비스 보급에 따라 라인도 다양한 기능을 추가하고 있다. 하지만, 대부분은 별도 앱 형태로 분리돼 있다. 기능을 추가하면서도 '단순함'을 유지하고 있는 것이다.

    4. 경쟁 적은 지역 선점 및 빠른 현지화

    카카오톡이나 왓츠앱 등 비슷한 모바일 메신저 서비스가 없는 지역을 적극적으로 공략한 점도 적중했다. 동남아시아 모바일 시장은 폭발적으로 성장하고 있다. 주요 동남아 국가들은 모바일 기기에서 인터넷을 이용하는 비율이 70%를 넘었다. 라인은 이미 모바일 서비스 사용 습관이 고정된 선진국 시장보다 미래 성장 가능성이 큰 개발도상국 시장을 집중 공략했고, 이는 스마트폰 보급 전략을 펼치던 동남아 이동통신사들과 이해가 맞물려 큰 성공을 거뒀다.

    라인 성공의 또 다른 축은 데이터를 바탕으로 한 빠른 현지화 전략이었다. 라인은 일본에서 성공을 거둔 후, 다음 진출지를 결정할 때 사용자 이용 데이터를 의사 결정에 활용했다. 시장별 가입자 증감 추이와 이용 행태에 대한 분석을 통해 반응이 급증가한다고 판단되는 시장에 집중 투자했다. 일단 성장세가 보이면 현지 업체 제휴 및 마케팅 프로모션을 통해 증가율을 폭발적으로 증폭시킨 것이다. 국가별 마케팅 진행 때는 인접 시장에서 유효했던 방법을 신규 시장에 적용하며 실패를 줄여나갔다. 실패한 마케팅은 사례 분석을 통해 이유를 파악하고 이를 보완해 다시 실행했다. '선(善)순환적' 현지 마케팅 전략으로 신속한 현지화를 이룬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