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 4. 5. 22:46ㆍ사회 문화 연예 스포츠
'재형저축 부활 한달' 가입자 급감…'금리조건 다양화가 관건'
조선비즈 김남희 기자 입력 2013.04.05 10:39 수정 2013.04.05 11:00
서민들의 목돈 만들기 상품인 재형저축(재산형성저축)이 출시된 지 한 달 만에 가입자 수가 크게 줄며 소비자들의 관심을 잃고 있다. 금융당국과 은행권의 대대적인 홍보 속에 지난달 6일 출시 이후 초기에는 하루 가입 계좌 수가 10만~20만건에 달했으나 현재는 2만건을 밑돌고 있다.
재형저축의 장점인 비과세 혜택을 받으려면 7년간 중도해지 없이 저축을 유지해야 하는 다소 까다로운 조건에 비해 금리가 일반 적금 대비 크게 높지 않아 서민 재산형성이라는 취지와는 거리가 멀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특히 대부분의 상품이 처음 3년간만 연 4%대의 고정금리를 주고 그 이후에는 금리가 어떻게 변할지 모르는 변동금리 구조라 소비자에게 불리할 수 있다는 지적도 있다. 이에 따라 금융당국은 은행권과 재형저축의 금리 구조를 다양화하는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
↑ 하나은행 홈페이지에서 진행 중인 재형저축 가입 이벤트 캡처
◆ 출시 첫날 27만건…최근엔 하루 2만건 미만
5일 금융당국과 은행권에 따르면 지난 3일까지 17개 은행의 재형저축 계좌 수는 총 138만건으로 집계됐다. 총 가입금액은 1878억원으로, 계좌당 잔액은 약 13만6000원이다.
재형저축 신규 가입 계좌 수는 계속 줄어드는 추세다. 지난달 6일 출시 당일에는 가입 계좌 수가 27만여건에 달했지만 일주일 후에는 7만여건으로 줄었고 지난 3일에는 1만6000건으로 더 둔화됐다. NH농협은행의 경우 출시 첫 주 하루 평균 가입 계좌 수가 1만4277건이었으나 지난 3일에는 5153건으로 3분의 1 수준으로 줄었다. 우리은행도 출시 첫날 7만2000건에서 지난 3일 2400건으로 줄었고 가입액도 55억원에서 9억원으로 큰 폭으로 감소했다.
다만 최근 계좌당 평균 가입금액은 26만원으로 출시 초기 7만원 수준보다 늘었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은행들이 과당경쟁을 자제하면서 계좌 수를 늘리기 위해 소액으로 가입만 시켜놓고 보는 행위가 줄어든 것 같다"고 말했다.
◆ 금리 구조 다양한 재형저축 상품 나올 듯
재형저축은 출시 전만 해도 과거 1970~1980년대 10%대 후반의 높은 금리를 떠올리며 큰 관심을 모았다. 그러나 실제 출시 후에는 은행마다 거의 비슷한 금리에 복잡한 우대 조건, 일정 기간 후 금리 변동 등 기대에 미치지 못한다는 반응이 많았다.
은행연합회에 따르면 KDB산업은행과 제주은행을 제외한 나머지 은행들의 재형저축은 첫 3년간만 기본금리가 유지되고 4년째부터는 매년 금리가 변동된다. 은행별로 기본금리는 3.4~4.3%, 우대금리는 거래 실적 등에 따라 0.1~0.4%포인트 정도다. 산업은행과 제주은행은 첫 4년간 각각 4.5%, 4.2%의 기본금리가 적용된다.
금융당국은 재형저축을 활성화기 위해 비과세 적용 7년 내내 고정금리를 주는 방안을 포함해 은행들이 금리 구조가 다양한 재형저축 상품을 만들도록 지침을 내렸다. 현재 새마을금고는 3년 고정 후 4년째부터 금리가 변동하는 상품 외에 7년간 매년 변동금리가 적용되는 두 가지 종류의 재형저축을 판매하고 있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현재 3년 고정 후 4년째부터 금리가 변동하는 단일구조는 가입자의 선택권을 제한하고 은행에 일방적으로 유리한 구조"라며 "소비자가 한 은행에서도 여러 재형저축 상품 중에 골라서 가입할 수 있도록 주요 시중은행들과 논의 중"이라고 말했다.
◆ 은행간 유치 경쟁 여전해
금융감독원이 은행들에 직원 실적할당과 과도한 경품 제공으로 인한 과열 경쟁을 중단하라는 지침을 내린 후에도 일부 은행들은 여전히 직원들에게 목표치를 할당하고 있다. 정부 차원에서 다시 도입된 상품인데다 은행간 자존심 싸움도 한몫하고 있다.
S은행은 재형저축 판매 실적을 영업점별 경영실적평가(KPI) 항목에서는 뺐지만 각 지역본부가 재형저축만 따로 점수를 집계해 영업점별 점수를 내부적으로 공개하고 있다. 이 은행의 한 직원은 "6월 말까지 직원 한명당 180계좌를 유치해야 한다"며 "연말 평가에 어떻게 반영될 지 몰라 압박이 크다"고 말했다.
국민·신한·우리·하나 등 일부 은행들은 홈페이지를 통해 재형저축 가입자를 대상으로 해외 여행권이나 카메라, TV를 추첨해서 주는 이벤트도 여전히 진행 중이다.
☞재형저축
분기당 300만원(연간 1200만원)까지 저축할 수 있으며 7년 이상 가입을 유지하면 이자소득세와 배당소득세 15.4%(주민세 포함)가 면제됨. 직전 과세 기간 총급여액이 5000만원 이하인 근로자나 종합소득금액이 3500만원 이하인 개인사업자가 가입할 수 있음. 2015년 12월 31일까지만 가입 가능.
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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