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 4. 5. 23:09ㆍC.E.O 경영 자료
조선비즈 입력 : 2013.03.29 13:47
내가 과대포장 돼있지 않나… 고민하고 있는 요즘… 나를 되돌아 볼 기회 찾아
- ▲ 차석용 LG생활건강 부회장
나이가 들어갈수록 '남이 보는 나'와 '내가 아는 나'의 괴리가 점점 더 커지는 것을 느낀다. 예전에는 다소 부족하다 평가받던 부분도 있었지만, 지금은 부족한 부분이 전혀 없는 듯 나 자신이 너무 과대 포장되어 있지는 않은가 하는 생각이 든다. 내가 생각하는 나는 항상 부족하고 지나간 시간에 아쉬움이 많은데도 언론 등에서는 '귀재', '마술의 손' 같은 단어로 내가 남다른 재주를 가진 사람인 양 포장한다. 이런 생각이 많이 드는 요즘 '책은 도끼다'라는 책은 나 자신을 되돌아보는 시간을 갖게 해줬다. 이 책엔 '삶은 실수할 때마다 패를 하나씩 빼앗기는 놀이다'라는 구절이 나온다. "삶에서 실수는 필수불가결한 것이다. 그래서 줄여야 한다. 왜냐하면 하나의 실수로 하나의 가능성이 없어지기 때문이다"라고 말하고 있다.
어릴 적 개성상인이셨던 아버지는 사람과의 믿음과 신용을 가장 중요한 덕목으로 가르쳤다. 돈이 없으면 있는 척 말고 배움이 부족하면 아는 척하지 않는 등 본분에 어긋나거나 자신을 과장하는 행동을 항상 경계하며 실수를 줄일 것을 강조했다. 항상 자신의 모습을 솔직하게 받아들이고 남에게 잘 보이려 과장된 언행을 하지 않도록 가르치셨지만, 이런 아버님의 가르침을 제대로 실천하며 살았는가 누군가 묻는다면 나는 부끄럽게도 자신 있게 대답할 수 없다.
그러나 이 책의 또 다른 구절은 나에게 힘이 되곤 한다. "삶은 목걸이를 하나 만들어 놓고 여기에 진주를 하나씩 꿰는 과정이라는 말이 있습니다. 진주는 바로 그런 삶의 순간입니다. 부끄러운 순간마다 빼앗겨 버린 진주를 안타깝게 생각하며 앞으로 더욱 열심히 살아나가겠다는 생각을 합니다."
살아온 인생을 다시 한 번 되돌아보게 하는 문구도 있다. "봄에 길을 가다 보면 겨울에 눈 오는 게 믿어지지 않고, 먼 꿈 얘기 같고요, 겨울에 길을 걷다 보면 꽃피는 것이나 여름의 신록은 기억나지 않습니다. 같은 장소라는 게 믿어지지 않을 정도로 다릅니다."
이 책에는 손철주님의 저서 '인생이 그림 같다'에 나오는 문구도 인용됐다. "그러니까 모든 삶이 그 사람한테는 감당하기 어려운 것이지만 멀리서 보면 행복해 보인다는 것이죠. 그러고 보니 모든 근경은 전쟁이고, 모든 원경은 풍경 같습니다."
나 역시 많은 사람이 바라보면 멋진 풍경처럼 보이지만, 사실은 치열한 전쟁 속에 하루하루 살고 있다. 그리고 나는 순간마다 나에게 주어진 진주 알을 성실히 꿰어 나가겠다고 다짐해 본다. 솔직하게 그리고 과장되지 않도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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