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 "정부 정책 비판한 CBS 시사프로그램 제재 부당"

법원 "정부 정책 비판한 CBS 시사프로그램 제재 부당"

연합뉴스 | 입력 2013.05.14 18:24

 

(서울=연합뉴스) 한지훈 기자 = 라디오 시사 프로그램 출연자가 정부 정책을 비판했다는 이유로 방송통신위원회가 해당 방송사를 제재한 처분은 부당하다는 법원 판결이 나왔다.

서울행정법원 행정14부(진창수 부장판사)는 14일 재단법인 CBS가 방통위를 상대로 낸 재심결정 취소 소송에서 원고 승소로 판결했다.

작년 1월 5일 오후 2시께 우석훈 성공회대 외래교수 등은 CBS에서 방송하는 '김미화의 여러분 1부'에 출연해 정부의 축산·부동산 정책을 비판했다.

우씨는 "아예 축산을 하지 말라는 게 지금 정부 방침", "정부가 하는 얘기는 빚내서 집 사라는 건데 패가망신의 지름길" 등의 발언을 했다.

이에 방송통신심의위원회가 방송 심의에 관한 규정을 위반했다며 '주의' 조치를 하자 CBS가 방통위에 재심을 청구했고, 이마저 기각당하자 소송을 냈다.

법원은 방송사 손을 들어줬다.

재판부는 "정부 정책에 대한 비판에 있어 방송의 공정성과 객관성은 민주주의의 유지와 발전, 청취자의 알 권리 등을 보장해야 한다"고 전제했다.

이어 "방송의 공정성은 매체와 채널뿐만 아니라 프로그램 성격에 따라 심사 강도가 다르다"며 "이 사건 프로그램은 뉴스보다 논평에 가깝고, 공정성을 잃었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시했다.

재판부는 또 "출연자의 발언 내용 중 다소 과장되고 부적절한 표현이 있었던 것은 사실이나 저속한 표현이라 보기는 어렵다"며 "객관성을 상실했다고 보기도 어렵다"고 설명했다.

이정식 한국PD연합회장은 이번 판결과 관련해 "언론의 비판정신을 부정한 조치에 대해 재판부가 올바른 판단을 한 것"이라고 밝혔다.

hanjh@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