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발 `기후폭탄' 터지나…英 환경단체 경고

<중국발 `기후폭탄' 터지나…英 환경단체 경고>

원문 |입력 2013.06.24 16:

"HFC-23 거래 금지로 中 공장들 온실가스 배출 우려"

(서울=연합뉴스) 정재용 기자 = 유럽연합(EU)이 잠재적인 온실가스인 HFC-23 배출권 거래를 금지함에 따라 중국을 비롯한 냉매를 생산하는 개발도상국들에 의한 `기후폭탄'(氣候爆彈)이 터질 수 있다는 경고가 나왔다.

영국 런던 소재 환경단체인 환경조사국(EIA)은 한 보고서를 통해 HFC-23 배출권 거래 금지에 따른 기후폭탄 가능성을 제기했다고 영국의 파이낸셜타임스(FT)가 23일(현지시간) 보도했다.

HFC-23은 에어컨과 냉장고의 냉매인 `HCFC-22'를 생산하는 과정에서 나오는 잠재적인 온실가스로, 기후에 미치는 해가 이산화탄소의 1만 5천 배 이상인 것으로 알려졌다.

FT에 따르면 HFC-23 소각시설을 갖춘 공장은 대부분 중국에 위치해 있으며, 이들 공장들은 HFC-23 배출권 거래가 금지됨에 따라 더이상 이 가스를 소각하는 게 재정적으로 어렵게 됐다고 주장하고 있다.

유엔 청정개발체제(CDM)에 따라 HFC-22 생산 과정에서 발생하는 HFC-23을 대기 중으로 배출하는 대신 태울 수 있는 소각장치를 운영하는 19개의 공장은 배출권을 거래할 권리를 부여받았는데, 19개 공장 가운데 11개가 중국에 있다.

이들 개발도상국의 공장은 교토의정서에 따라 온실가스 감축 목표를 채워야 하는 선진국의 관련업체에 온실가스 감축분을 판매할 수 있다.

그러나 세계 최대의 온실가스 배출권 거래소인 유럽연합 배출권 거래제도(ETS)가 지난달 HFC-23 배출권 거래를 금지하고 다른 나라의 거래소들도 유사한 조치를 취할 움직임을 보이면서 관련 공장들이 HFC-23을 소각하는 대신 배출할 위험성이 높아지게 된 것이다.

유럽연합 ETS는 HFC-23 관련 거래 제도가 이 가스의 생산을 억제하는 효과보다는 생산을 부추기는 부작용이 있다는 이유를 들어 거래를 금지했다.

EIA은 조사결과 중국에서 CDM에 따른 배출권 거래 혜택을 받지 않는 공장 대다수가 이미 HFC-23을 배출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EIA는 보고서에서 "만일 CDM 혜택을 받아왔던 공장들까지 HFC-23 배출 대열에 합류하게 되면 중국에서는 오는 2020년까지 이산화탄소 20억t 이상에 해당하는 HFC-23이 배출되게 된다"면서 "이는 `기후폭탄'을 터뜨리는 것과 같다"고 경고했다.

관련 업계에 종사하는 중국인들도 그런 일이 실제로 발생할 수 있다고 말한다.

중국 불소ㆍ실리콘산업협회의 메이성팡 부비서장도 "만일 자금이 유입되지 않는다면 CDM 혜택을 받아온 공장도 HFC-23을 배출하게 될 것"이라면서 중국 당국이 지원책 제공을 검토하고 있다고 전했다.

기후폭탄은 열대야, 사막화 현상, 생물의 멸종 등을 가져오는 지구 온난화 현상을 폭탄에 비유한 말이다.

jjy@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