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 8. 25. 20:32ㆍ생활의 지혜
직장인 이소진 씨(29)는 올여름 유난히 더운 날씨 때문에 짧은 치마를 자주 입었다. 그러던 어느 날 종아리 부근에 심한 자극감을 느꼈다. 자극의 원인은 발목 위부터 오돌토돌하게 돋아오른 발진이었다. 병원을 찾은 그는 `접촉성 피부염`이라는 진단을 받았다.
또 다른 직장인 박준희 씨(32)는 얼마 전부터 소변을 보고 난 뒤에 잔뇨감을 느껴 수시로 화장실을 다녔다. 잔뇨감이 심해지고 소변에 피가 섞여 나오자 병원으로 직행한 박씨는 방광염 판정을 받았다.
무덥고 습한 여름이 길어지면서 다래끼 등 피부질환과 저혈압ㆍ방광염 등 이른바 `여름철 질병` 환자가 급증하고 있다.
매일경제신문이 국민건강보험공단에 의뢰해 2000여 개 질병을 대상으로 지난 10년간(2003~2012년) 여름철(6~8월) 진료 증가율이 높은 질병을 집계한 결과, 이 기간에 `바이러스성 사마귀` 환자가 2만9019명에서 15만6585명으로 440% 급증한 것을 비롯해 `농피증 등 피부 및 피하조직의 기타 국소 감염`(76%) `다래끼`(61%) `두드러기`(59%) 등 피부질환이 크게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또 △실신 및 허탈(205%) △저혈압(189%) △통풍(175%) △방광염(42%) 등도 여름에 환자가 많이 늘었다.
반면 여름철 대표적 질환 중 하나인 식중독 환자는 2003년 3만2464명에서 2012년 1만8591명으로 43% 줄어들었다. 냉장고 사용이 보편화하고 위생 상태가 좋아지면서 식중독 발생이 줄어든 것으로 보인다.
지난 10년 사이 피부 관련 환자가 급증한 것은 무더위 기간이 길어지면서 세균이나 무좀 등 미생물의 활동이 활발해진 데다 짧은 옷차림으로 감염성 질환에 노출될 확률이 높아졌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최유진 차병원 피부과 교수는 "여름철에 수영장을 이용하거나 맨발로 자주 다니면서 다래끼나 사마귀 같은 피부질환에 잘 걸리게 된다"고 설명했다.
방광염 역시 여름이 길어지며 덩달아 환자가 늘어난 질환 중 하나다. 방광염 진료 인원은 지난 10년 동안 41만8170명에서 59만2487명으로 증가했다. 땀을 오랫동안 흘리게 되면 혈압 조절이 한계에 달해 저혈압(최고 혈압 90㎜Hg 이하) 증상에 시달리는 사례도 많다. 여름철에 저혈압을 호소하는 환자는 3150명에서 9099명으로 늘었다.
이상철 성균관의대 삼성서울병원 순환기내과 교수는 "여름철이 되면 혈관이 확장되고, 땀을 많이 흘려 탈수가 많으면 평소보다 혈압이 떨어지게 된다"면서 "이 자체가 큰 문제는 아니지만 출혈 또는 급격한 탈수 등으로 혈압이 크게 떨어진 경우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고 말했다.
혈액 속 요산 수치가 높아져 관절 조직에 염증을 일으키는 질환인 `통풍`이 많아진 것도 길어진 여름과 열대야가 한몫한 것으로 보인다는 게 전문가들 진단이다. 통풍성 관절염의 주요 원인이 탈수와 과음이기 때문이다.
[박기효 기자 / 이새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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