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큰손들 이미 `채권 → 주식`으로 자금이동 착착

2013. 9. 9. 20:15C.E.O 경영 자료

글로벌 큰손들 이미 `채권 → 주식`으로 자금이동 착착
美 양적완화 축소로 금리 더 오를듯
선진국 증시·低평가 한국주식 부상…채권형펀드는 팔거나 보유해도 짧게
기사입력 2013.09.08 18:29:34| 최종수정2013.09.08 22:13:19

 

 

◆ 美출구전략 임박…재테크 전략 ◆

 기사의 0번째 이미지
미국 양적완화 축소가 임박하면서 투자자들이 좌불안석이다. 점진적으로 이뤄질 것이라곤 하지만 출구전략은 결국 글로벌 경제뿐 아니라 재테크 지형도에도 큰 변화를 몰고올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지속돼 온 미국의 막대한 유동성 공급이 중단될 경우 이로 인해 야기되는 각종 경제적 변화들은 나비효과처럼 투자 지형에 충격을 안길 것으로 예상된다.

전문가들은 미국의 양적완화 축소를 앞두고 거대한 글로벌 자금의 흐름이 항로를 바꿔가고 있는 만큼 투자자들도 재테크 전략을 전반적으로 새로 짜야 한다고 조언한다.

우선 채권 비중을 줄이고 주식 비중을 늘려야 한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배적인 시각이다. 양적완화 축소의 기본적인 바탕에는 미국의 경기 회복이 자리 잡고 있는 만큼 상대적으로 위험 자산인 주식에 앞으로 더 많은 돈이 몰릴 수 있다는 분석이다.

공성률 KB국민은행 목동PB센터 팀장은 "주식-실물-예금-채권으로 이어지는 자산별 투자 사이클상 지금은 채권에서 주식 투자로 옮겨갈 때"라고 말했다.

미국의 양적완화 축소는 곧 미국 금리 상승으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 이는 전 세계 채권 금리 상승(채권값 하락) 효과를 가져오게 된다. 이런 움직임은 이미 가시화되고 있다. 5월 초 1.6%대에 머물렀던 미국 10년 국채 금리는 지난 6일 2.98%를 기록하면서 3%대에 성큼 다가섰다. 이 때문에 해외 채권형 펀드의 연초 이후 수익률은 대부분 마이너스를 기록하고 있다.

여기가 끝이 아니다. 앞으로 채권 금리는 더 상승할 가능성이 높다. 김태홍 그로쓰힐투자자문 대표는 "양적완화 축소가 본격적으로 시행되면 금리가 오른다는 것은 이미 정해져 있는 답안지"라며 "향후 1~2년 사이에 미국 10년물 국채 금리는 과거 10년간 평균인 3.6% 수준까지는 오를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이 때문에 전문가들은 자산 포트폴리오에서 채권을 줄이고 듀레이션을 짧게 하라고 조언한다. 채권이나 채권형 펀드를 보유하고 있으면 이를 처분하고 만약 팔 수 없다면 만기가 짧은 채권으로 갈아타라는 것이다. 특히 이머징 채권 펀드는 채권 가치 하락에 신흥국 통화 가치 하락으로 이중으로 손해를 볼 수 있기 때문에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해외 하이일드 펀드는 상대적으로 낫지만 역시 채권인 만큼 금리 상승기에는 손실 가능성이 크다.

반대로 금리 상승에 베팅하는 방법도 대안이 될 수 있다. 미국 금리가 상승하면 수익을 얻을 수 있는 미국 국채 인버스 ETF(상장지수펀드), 미국 시니어론 등이 대표적인 예다. 국내에서도 유사한 투자가 가능하다. 삼성KODEX10년 국채선물인버스ETF는 7월 중순 상장 이후 수익률이 2.4%에 달한다.

채권 투자와는 반대로 주식에 대해서는 `비중 확대` 목소리가 높다. 양적완화 축소가 일시적으로는 주식시장에도 충격을 줄 수 있겠지만 경기회복세와 맞물려 장기적으로는 상승세를 보일 수 있다는 판단 때문이다.

특히 전문가들은 지금은 신흥국보다는 미국, 유럽 등 선진국 증시에 주목해야 할 시점이라고 입을 모은다.

안선영 미래에셋자산운용 투자전략본부장은 "대외수지의 불균형 문제가 해결되지 않으면 아세안 등 신흥시장의 조정은 불가피한 측면이 있다"며 "지금 상황에서는 미국, 유럽 등 선진국 비중을 높이는 자산 배분이 유리하다"고 말했다. 한국 증시에 대한 관심도 높일 필요가 있다. 신흥국에서 빠져나간 자금이 한국을 대안 투자처로 선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골드만삭스는 최근 보고서에서 "한국은 경상수지 흑자 기조가 견고하고 밸류에이션도 낮은 만큼 한국 주식 비중을 높일 필요가 있다"고 밝히기도 했다. 실제로 최근 11일간 코스피 시장에서 외국인은 3조원이 넘는 순매수를 기록하고 있다.


환율 측면에서는 달러 투자에 대한 기대감이 높았다. 해외로 나갔던 자금이 다시 미국으로 회수되는 과정에서 달러가 강세를 보일 것이라는 전망 때문이다. 반면 신흥국들에서는 자금이 빠져나가면서 자국 통화의 급격한 약세 현상이 나타날 수 있기 때문에 신흥국 주식이나 채권에 투자할 때는 환손실 가능성을 반드시 염두에 둬야 한다.

[손일선 기자 / 이덕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