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살률 7년만에 첫 하락

2013. 9. 25. 20:32사회 문화 연예 스포츠

한계례: 2013.09.25 20:07 수정 : 2013.09.25 20:10

 

작년 1만4천여명 숨져 11% 감소
맹독약 판금·연예인 자살 준 덕

지난해 우리나라 자살률이 2006년 이후 처음으로 하락했다. 자살에 많이 사용되던 맹독성 제초제의 제조·판매가 중단되고 연예인 등 유명인의 자살이 없었던 점이 원인으로 꼽혔다.

 

25일 통계청의 ‘2012년 사망원인 통계’를 보면, 지난해 자살에 의한 사망자 수는 모두 1만4160명으로 전년 대비 1746명(11%)이 줄었다. 인구 10만명당 자살 사망률은 28.1명으로, 2011년의 31.7명에 비해 3.6명(11.8%) 감소했다. 하루에 38.8명꼴로 자살한 것으로, 전년 43.6명보다 5명가량 줄어들었다.

 

자살 사망률은 2007년(24.8명) 이후 2009년에 30명대를 돌파한 뒤 꾸준히 증가해오다 지난해 비로소 떨어졌다.

 

통계청은 자살률 하락의 한 원인으로 맹독성 제초제인 ‘그라목손’의 제조·유통 금지를 꼽았다. 정부는 2011년 11월 이 농약의 생산을 중단시켰고, 1년 유예기간이 지난 지난해 11월에는 유통도 금지시켰다. 통계청 이재원 인구동향과장은 “지난해 농약으로 인한 중독 사망사고가 477명 줄었는데 이는 전체 자살 사망자 감소의 27% 정도다”라고 말했다. 또 연예인 등 유명인의 자살이 거의 없어, 유명인 자살 뒤 모방자살이 급증하는 ‘베르테르 효과’가 없었던 것도 자살률 감소의 한 원인으로 분석했다.

 

자살 사망률이 하락 반전하기는 했지만, 우리나라는 여전히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가운데 자살률 1위 국가라는 오명을 벗지 못한 상태다. 경제협력개발기구 표준인구로 계산한 한국의 자살률(2012년 기준)은 29.1명으로, 회원국 평균(12.5명)의 2.3배에 달했다.

 

자살률은 연령이 높아질수록 올라갔다. 80대 이상의 자살률은 104.5명으로 20대(19.5명)에 견줘 5배가량 높았다. 70대는 73.1명, 60대는 42.4명, 50대는 35.3명이었다.

 

한편, 지난해 사망자 수는 26만7221명으로 관련 통계를 작성한 1983년 이후 가장 많았다. 사망 원인 1위는 암으로 전체 사망 원인의 27.6%를 차지했다. 2위는 심장질환(9.9%), 3위는 뇌혈관질환(9.6%)이었다. 10년 전과 비교하면 자살(8위→4위)과 폐렴(12위→6위)으로 인한 사망자가 늘었다. 권은중 기자 details@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