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인당 국민총소득 7년째 제자리걸음.. 서민 경기 ‘한겨울’

2014. 3. 26. 21:53C.E.O 경영 자료

1인당 국민총소득 7년째 제자리걸음.. 서민 경기 ‘한겨울’

 

 

1인당 국민총소득 7년째 2만달러대.. 4만달러시대 언제 오나
경기 활성화 대책 시급

파이낸셜뉴스

한국 경제의 저성장 기조가 이어지면서 우려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실질 국내총생산(GDP)은 3.0%로 턱걸이를 했지만 서민이 체감하는 경기는 여전히 싸늘하다.

미국의 테이퍼링(양적완화 축소)과 신흥국 금융위기로 글로벌 경기가 위축되자 기업은 투자를 줄였고, 저축률은 제자리걸음을 하는 등 경기 전반의 활력은 물론 향후 투자여력도 줄어든 것이다. 전문가들은 나라경제 전체의 외형성장도 중요하지만 국민이 성장을 체감할 수 있는 정책이 필요하다고 지적한다. 또 한국 경제의 지속적인 성장을 위해서는 정부의 구조개혁 의지가 절실하다고 제언한다.

■국민소득 2만달러 제자리걸음

26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은 연 3.0%를 기록했다. 전년보다 0.7%포인트 상승했지만 최근 5년 평균에 못 미친다. 분기별로는 1·4분기에 전기 대비 2.1% 성장한 데 이어 2·4분기 2.7%, 3·4분기 3.4% 성장을 기록했고, 4·4분기에는 3.7%로 성장률이 상승했다.

우리 경제를 지탱하던 수출과 기업 설비투자 부진의 여파가 컸다. 지난해 수출 성장률은 연 4.3%로 전년(5.1%) 성장률에 못 미쳤다. 설비투자도 부진했다. 설비투자 증가율은 2010년 22.0%, 2011년 4.7%, 2012년 0.1% 등으로 둔화하다가 지난해에는 -1.5%를 기록했다. 국내총투자율은 전년보다 2.0%포인트 하락한 28.8%였다. 2000년 이후 글로벌 금융위기가 발생하기 전까지 30%대 초반을 유지하던 국내총투자율은 지난해 처음 20%대로 추락했다. 민간 소비도 전년 대비 0.1%포인트 늘어난 2.0% 증가하는 데 그쳤다.

한국은행 관계자는 "설비투자가 부진했지만 민간 소비가 꾸준히 늘어난 가운데 건설 및 지식재산생산물 투자 등에 힘입어 실질 GDP 3.0%의 성장률을 보였다"고 설명했다.

GDP가 더디지만 성장세를 보였다는 기대에도 가계의 소득이 높아지지 않고 있다는 점은 더 큰 문제라는 지적이 나왔다. 체감 성장률이 실제보다 더 낮을 수밖에 없는 이유다.

물가 등을 고려한 국민소득의 실질구매력을 보여주는 실질 국민총소득(GNI)은 2만6205달러로 4.0% 증가했다. 전년(2.7%)보다 개선된 수치다. 1인당 국민총소득은 2007년 2만달러를 돌파한 뒤 7년째 제자리를 맴돌고 있는 셈이다. 소비가 얇아지니 저축할 여유도 없어졌다. 총저축률은 지난해 34.4%로 전년(34.2%)보다 0.2%포인트 상승하는 데 그쳤다.

■성장 온기 느낄 정책 필요

전문가들은 정부가 경제성장률 '숫자'에 집착하기보다는 개인이 성장의 온기를 느낄 수 있도록 정책 방향을 잡아야 한다고 지적했다.

특히 미국 등 선진국 소비가 둔화되면서 한국의 수출에 상당한 타격이 있을 것이라는 지적이 적잖다.

LG경제연구원 이지선 선임연구원은 "앞으로 세계교역이 호전되겠지만 빠른 상승세는 기대하기 어렵다"며 "한국 수출이 경기성장을 주도하는 힘이 과거보다 약화되는 등 한국 경제의 본격적인 회복세를 제한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국 경제의 지속적인 성장을 위해서는 정부의 구조개혁 의지가 절실하다는 지적도 나왔다. 김준경 한국개발연구원(KDI) 원장은 "정부는 소수의 이익집단에 끌려 다니지 말고 말 없는 다수에 귀를 기울여 단호하고 결단력 있게 정책을 추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금융개방의 필요성도 언급했다.

kmh@fnnews.com 김문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