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M&A 큰 장…中 `날고` 日 `뛰고` 韓 `기고`
2014. 5. 25. 22:05ㆍC.E.O 경영 자료
글로벌 M&A 큰 장…中 `날고` 日 `뛰고` 韓 `기고`
◆ 해외 M&A 한국은 역주행 ◆
#. 지난해 9월 중국 돈육가공업체 WH그룹은 미국 돈육업체인 스미스필드(Smithfield Foods)를 69억4000만달러에 인수했다. 스미스필드의 부채까지 모두 떠안는 파격적인 조건이었다.
스미스필드는 '아머(Armour)' '헬시 원스(Healthy ones)'같은 육류 제품 브랜드로 유명한 세계 최대 돼지고기 가공업체다. WH그룹은 스미스필드를 통해 미국의 선진적인 품질ㆍ위생 감독 노하우를 받아들이고 글로벌 시장 진출 교두보까지 확보했다.
#. 2013년 4월 일본 주류업체 산토리홀딩스(Suntory Holdings)는 위스키 브랜드 '짐 빔(Jim Beam)' 등을 보유한 미국 증류주 제조업체 빔(Beam)을 154억달러에 인수했다. 일본 식품기업의 해외 인수ㆍ합병(M&A) 금액으로는 사상 최대치였다. 이로써 산토리홀딩스는 세계 주류산업에서 영국 디아지오, 프랑스 페르노리카에 이어 3위 업체로 떠올랐다. 빔의 기존 글로벌 판매망을 활용해 주력 위스키 브랜드 수출을 확대하는 효과를 얻게 된 것은 물론이다.
한국의 해외 M&A가 6년간 그대로였다는 점은 최근 중국 일본 등과 벌인 글로벌 영토 전쟁에서 완벽하게 밀렸다는 사실을 보여준다. '차이나 머니'를 앞세워 ITㆍ소비재 등 분야를 가리지 않고 알짜 외국 기업을 산 중국, '아베노믹스' 아래 과거의 영광을 되살리려는 일본에 양적ㆍ질적 측면으로 모두 패배한 셈이다. 이번 분석은 부동산 매매와 최종 주주가 바뀌지 않은 투자는 제외해 실질적인 M&A를 확인할 수 있게 진행됐다.
한국 기업의 해외 M&A는 2008년 이후 그대로나 마찬가지다. 이와 달리 중국과 일본 기업의 해외 M&A는 꾸준히 늘어나는 추세다. 2008년에 87건의 해외 M&A를 진행했던 중국은 2010년 130건을 기록하더니 작년엔 228건까지 올라섰다. 일본도 2008년 126건에서 2011년 200건을 넘어섰다. 특히 2012년 말 시작된 아베노믹스로 엔저가 본격화됐음에도 일본 기업들이 여전히 적극적으로 M&A에 나서는 게 눈에 띈다.
한국의 해외 M&A는 개별 규모로 봤을 때도 중국ㆍ일본보다 훨씬 적다. 중국과 일본의 지난해 경제 규모(GDP)가 각각 9조1814억달러, 4조9015억달러로 한국(1조3043억달러)보다 훨씬 큰 점을 감안해도 차이가 많이 나는 편이다.
특히 중국과 일본이 영역을 가리지 않고 글로벌 시장에서 거물급으로 속하는 기업들을 집어삼켰다는 점이 눈에 띈다.
중국은 WH그룹이 스미스필드를 인수한 것 외에도 IT기업 레노버가 올해 초 모토롤라 휴대폰사업부문(29억1000만달러), IBM 서버사업부(23억달러)를 잇달아 사들였다. 일본도 산토리홀딩스가 빔을 인수한 것은 물론 소프트뱅크가 미국 통신업체 스프린트넥스텔을 인수하는 이변을 일으켰다.
또 한 가지 특징은 한국은 해외 M&A에 나설 때 일반 기업만 고군분투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중국은 일반 기업은 물론 중국석유천연가스(CNPC), 공상은행(ICBC) 등 국영기업이 모두 해외 M&A에 나서고 있다. 일본은 일반 기업 이외에 미쓰비시UFJ나 오릭스 등 대형 금융그룹이 해외 M&A에 적극적이라는 점이 특징이다. 미쓰비시는 지난해 말 태국 대형 은행인 아유타야은행(92억달러)을, 오릭스는 지난해 7월 네덜란드 자산운용사인 로베코(26억달러)를 각각 사들였다.
반면 한국은 해외 M&A가 대부분 일반 기업의 몫이다. 정부, 대형 금융그룹, 국민연금 등 주요 연기금 할 것 없이 해외 M&A를 외면하는 현상이 일어나고 있는 것이다. 국내 M&A업계 관계자는 "M&A의 다양성도, 질도 현저히 떨어지는 것이 사실"이라고 진단했다.
[손동우 기자 / 강봉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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