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경환 후보자 "LTV·DTI등 부동산규제, 한여름 옷 한겨울에 입고 있어"

2014. 6. 15. 20:32부동산 정보 자료실

최경환 후보자 "LTV·DTI등 부동산규제, 한여름 옷 한겨울에 입고 있어"

  • 연선옥 기자
  • 윤성환 기자
  •  

    조선비즈 입력 : 2014.06.15 06:0

    LTV DTI 부동산 규제 완화 검토 시사
    환율 급변동 "미세조정은 천수답…국내서 달러 흡수·해외투자로 대응해야"
    "그러나 장기적으로 환율 강세 방향으로 간다고만 볼 수 없어"
    "경제가 나아질 것이라는 희망주는 게 2기 경제팀의 과제"

    조선일보 DB.
    조선일보 DB.

    “(LTV·DTI 등 현재 부동산 규제는)주택이 나오면 바로 불티나게 팔리던 한여름에 입던 옷이다. 지금 (부동산 시장은)한겨울인데 아직 한여름 옷을 입고 있으니 감기 걸리는 것이다. 옷은 계절 바뀌는 대로 바꿔 입어야 하는데 언제 올지도 모르는 여름을 대비해 겨울에 여름 옷을 입어서는 안 된다.”

    최경환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후보자(사진)는 지난 13일 밤 자택 앞에서 기자들과 만나 본인이 경제기획원에 근무할 당시 시장 상황을 반영해 만들어진 부동산 규제가 아직까지 유지되고 있는데, 이는 지금 시장상황에 맞지 않다며 이같이 말했다. LTV(주택담보대출비율)와 DTI(총부채상환비율) 등 부동산 규제 완화 가능성을 시사한 것이다. 최 후보자는 행정고시 22회로 공직에 입문해 1980년부터 1999년까지 경제기획원과 기획예산처에서 일했다.

    최 후보자는 지난해 새누리당 원내대표를 역임했을 당시에도 “주택 실수요자들의 부담완화를 위해 LTV·DTI와 같은 자금차입 규제를 합리화하고 지역·연령별로 조정하는 방안을 마련하겠다”며 부동산 규제 완화의 필요성을 강조했었다.

    최 후보자는 최근 가파르게 하락중인 환율(원화 강세)에 대한 견해도 밝혔다. 그는 환율이 급격히 변동할 때 미세조정에 나서는 정부의 대응 방식에 대해 “상당히 천수답(天水畓)이었다”고 지적하면서 “쉽지 않지만 국내에서 달러를 흡수할 수 있도록 하고 해외 투자에 나서는 방식으로 대응해야 한다”고 말했다.

    최 후보자는 그러나 “경상수지 흑자 규모만 보면 원화 강세 요인이 많은 것 같지만 환율은 다양한 요인에 영향을 받는 만큼 장기적으로 강세 방향으로 간다고만 볼 수는 없다”고 예상했다. 또 “원화 강세로 수출기업의 수익성이 악화될 것이라는 목소리가 높아졌지만 반대로 국민 입장에서는 원화 가치가 오르면 소득이 많아지는 효과가 있다”며 “환율에 대한 논쟁은 거시적인 성장이 국민 행복과 괴리가 커졌다는 대표적인 예”라고 했다. 과거에는 수출이 늘어나면 일자리도 늘고 국민 생활도 나아졌지만 지금은 아웃소싱이 많아 수출에 따른 고용 효과가 과거보다 많지 않아 국민에게 돌아오는 이득이 적어졌다는 것이다.

    최 후보자는 “박근혜 정부의 국정기조가 ‘경제부흥·국민행복’인 이유는 기업이 수출 많이 해서 단순히 우리나라 경상수지 흑자가 늘어나는 것에 그치지 않고 이것이 국민 생활에 어떤 영향을 주는지가 더 중요한 시대가 됐기 때문”이라며 “경제가 성장하면 그 과실(果實)이 국민에게 돌아갈 수 있도록 정책을 개발하고 고민하겠다”고 밝혔다.

    최 후보자는 세월호 침몰 참사 이후 경기 회복세가 둔화되는 시기에 새 사령탑을 맞게 됐다. 우리나라의 최대 수출시장인 중국 경제도 둔화 추세를 보이고 있다. 미국 경제가 회복되고 있으나 전반적인 대내외 경제 환경이 녹록하지 않은 상황이다. 그는 “우리나라 경제는 좀 더 커야 할 청장년 경제인데 이미 조로(早老) 현상을 보이고 있다”며 “늙은 국가가 되지 않으려면 경제에 역동성을 부여해야 한다”고 했다.

    최 후보자는 박근혜 정부 2기 경제팀의 최우선 과제로 “경제 주체들에게 앞으로 경제가 나아질 것이라는 희망을 빨리 주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국민이 새 정부의 정책을 평가하는 기준은 옛날과 같이 몇%의 성장률이 아니라 실제로 삶이 나아졌는지가 핵심인데 지난 1년은 여건이 안 따라줘서 그런지 국민의 삶이 나아졌다거나 혹은 앞으로 나아질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은 것 같다”며 “지친 상태인 우리 경제 주체들이 다시 신명을 낼 수 있도록 (경제 정책) 전반을 점검하고 바꿀 것은 바꿔 쇄신하겠다”고 말했다.

    최 후보자는 “경제 체질을 강화하기 위한 ‘보약(경제혁신 3개년 계획 등)’과 단기적인 처방(경제활성화 대책 등)을 함께 하겠다”고 했다. 또 “우리 경제를 이끄는 4분의 3이 시장이고 나머지가 재정”이라며 “시장과 호흡하며 시장이 응답하도록 신뢰를 주고 정책을 끌고 나가겠다”고 친시장 정책의 중요성을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