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조 흑자인데 건보료 올려야하나…시민단체 등 반발

2014. 6. 18. 20:01사회 문화 연예 스포츠

8조 흑자인데 건보료 올려야하나…시민단체 등 반발

 

내년 건강보험료 인상을 놓고 공방이 뜨겁다. 건강보험재정 곳간이 8조원을 넘는 대규모 누적 흑자를 기록하면서 시민단체는 건보료 인상을 반대하고 있는 반면 의료계는 만성적으로 낮은 의료수가와 4대 중증질환과 3대 비급여 등 보장성 강화로 입게 된 손실을 보장해줘야 한다고 주장한다.

보건복지부는 19일 건강보험정책심의위원회(건정심)를 열어 △내년 한의사ㆍ치과의사협회 수가(환산지수) 결정 △내년 건강보험 보장성 규모 심의와 함께 내년 건강보험요율을 결정할 예정이다.

통상 건강보험 재정이 대거 흑자를 기록하면 건보료는 올리지 않았다. 정부는 2008년 건강보험료를 6.4% 인상하면서 누적 흑자가 2조2618억원을 기록하자 2009년에는 아예 건보료를 올리지 않았다.

지난해 말 기준 건강보험의 누적 수지는 8조2203억원을 기록했지만 올해는 상황이 다르다.

향후 재정지출 요인으로 4대 중증질환 보장성 강화에 들어가는 자금이 2017년까지 8조9900억원, 임플란트 건보 적용(2017년까지 1조원), 4~5인실 건보 적용 등 3대 비급여 건보 적용(2017년까지 약 4조5530억원) 등 약 14조5400억원에 달한다.

이 같은 요인을 고려하면 현재로도 2~3% 건보료 인상 요인이 있는 셈이다. 복지부 관계자는 "4대 중증질환 보장 등 국정과제 수행과 함께 건보재정을 건전하게 유지하려면 건보료를 올릴 수밖에 없다"면서 "그러나 현재 건강보험 누적 적립금을 활용하고 보험재정을 효율적으로 관리하면 건보료 인상률을 최대한 억제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시민단체에서는 건보료 인상을 반대하는 의견도 있다. 김재헌 무상의료운동본부 사무국장은 "흑자 규모가 커 건보료 인상 요인은 없다"면서 "건보료 체계 자체가 정률제로 운영되기 때문에 역진성이 있는 등 문제가 있다"고 말했다.

의료공급자인 병원협회나 의사협회는 불만이 많다. 한원곤 대한병원협회 대변인(강북삼성병원장)은 "정부가 선택진료제와 상급병실료 개선안을 올해 8월과 9월에 시행하면서 손실 보전을 한다고 하지만 제대로 보전이 될 수 있을지 모르겠다"면서 "상급병실 건보 확대 등 정책을 무리하게 진행하면서 도산하는 병원이 생길 수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건보료는 2013년 1.6%에 이어 올해 1.7%로 상당히 낮은 수준에 그쳤지만 보장성 확대 계획과 낮은 의료수가를 적정화해야 하는 과제를 어떻게 해결할지 관심을 끌고 있다.

[박기효 기자 / 이새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