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우외환' 한국 경제…특단의 대책 필요?

2014. 7. 11. 20:04C.E.O 경영 자료

'내우외환' 한국 경제…특단의 대책 필요?

 

 

'세월호 사고'로 상처 난 내수에 '포르투갈 충격'으로 수출까지 '빨간불'

포르투갈 최대 은행 BES 회계 부정 '일파만파'

8월 기준금리 인하 전망도

포르투갈에서 느닷없이 발생한 위기가 유로존과 미국으로까지 번질 기미가 감지되면서 우리나라의 수출 가도에도 ‘빨간불’이 켜지는 분위기다.

‘세월호 사고’로 신음하는 내수에 더해 수출까지 흔들리면서 시장에서는 “정부가 특단의 대책을 세워야 하는 것 아니냐”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이에 따라 근시일 내로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인하할 것이란 전망이 점점 더 힘을 받고 있다.

◆BES 회계부정 ‘충격’

11일 금융권에 따르면, 포르투갈 최대 은행인 방코 에스피리토 산토(BES)의 회계부정이 발각돼 그 파장이 전세계로 번져나가고 있다. BES의 모회사인 에스피리토 산토 인터내셔널(ESI)은 13억유로(한화 약 1조8000억원)에 달하는 회계 부정을 저지른 사실이 감사를 통해 드러났다.

BES는 스위스 프라이빗 뱅크 고객들에게 판매한 일부 단기 이표채에 대한 상환을 미룬 것으로 알려졌다.

이 사실이 알려진 후 BES 주가는 폭락해 10일(현지시간) 17%나 떨어진 뒤 거래가 중단됐다.

마켓워치는 이에 대해 “포르투갈이 너무 일찍 구제금융에서 졸업한 탓에 산적한 문제들을 제대로 해결 못한 것 아니냐”고 우려했다.

국제통화기금(IMF)은 이날 성명을 통해 “포르투갈은 위기 타개 능력이 있다”고 두둔하면서도 “포르투갈 금융 시스템에 여전히 허점이 있다”고 경고했다.

포르투갈 당국은 일단 “BES 사태가 지주회사에 한정돼 은행 업무에는 지장이 없다”고 강조하고 있지만, 시장은 불안감을 감추지 못하는 형국이다.

◆전세계 주식시장 ‘흔들’

‘포르투갈 파문’에 전세계 주식시장이 바람 앞의 갈대처럼 흔들리고 있다.

10일(현지시간) 리스본 증시 PSI 20 지수는 4.2%나 급락했으며, 범유럽권 지수인 스톡스 유럽600 지수도 1.1% 하락했다.

포르투갈, 이탈리아, 스페인에서 은행들의 주가가 일제히 떨어지고, 포르투갈 국채 10년물 금리는 0.21%포인트 상승한 3.985%를 나타냈다.

미국 증시도 내림세를 보였다. 다우지수는 0.42%, S&P500지수는 0.41%, 나스닥지수는 0.52%씩 각각 하락한 채로 장을 마감했다.

AP통신은 “유럽 금융시장이 다시 긴장하는 모습이 역력하다”고 전했다.

파이낸셜타임스(FT)도 “BES 사태로 전반적인 주가 상승세에 제동이 걸렸다”고 전세계 금융시장의 불안감을 나타냈다.

국내증시 역시 ‘직격타’를 먹은 모습이다.

오전 11시 27분 현재 코스피지수는 전일 대비 10.77포인트나 급락한 1992.07을 기록 중이다.

박옥희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포르투갈 은행의 채무 상환 지체에 따른 우려로 금융시장 전반에 안전자산 선호가 번지면서 11일 국내 증시는 하락세를 보일 것”이라고 예상했다.

금융권 관계자는 “‘포르투갈 사태’가 전세계로 퍼질 경우 수출이 맥을 못출 것이라는 불안감이 시장에 파다하다”며 “1990선이 무너질 위험도 있다”고 지적했다.

◆8월 기준금리 인하되나?

가뜩이나 ‘세월호 사고’로 내수가 엉망이 된 상태에서 터진 ‘포르투갈 사태’는 호조세인 수출마저 위협할 수 있다는 전망 때문에 시장을 더욱 긴장케 하고 있다.

자동차업계 관계자는 “가뜩이나 환율 하락세가 걱정인데, ‘포르투갈 사태’로 수출기업들이 모두 바짝 긴장하는 모습”이라며 “지금 이 사태가 불러올 영향에 대해 집중 분석 중”이라고 말했다.

때문에 “정부가 빠른 시일 내로 특단의 대책을 강구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면서 한은 기준금리도 3분기 내로, 빠르면 8월달에 0.25%포인트 인하될 것이란 전망이 속출하고 있다.

채현기 KTB투자증권 연구원은 “국고채 3년물 금리가 기준금리동결과 레벨 부담에도 불구하고, 2.60%선을 재차 하향 이탈했다”며 “채권시장의 움직임을 볼 때, 기준금리 인하는 거의 확실해 보인다. 인하 시점은 8월이 유력하다”고 내다봤다.

홍정혜 신영증권 연구원도 “3분기 중 정책금리가 한 차례 인하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정준 HMC투자증권 연구원은 “한은이 기준금리 인하 신호를 보낸 듯 하다”며 “이제 기준금리 인하 타당성과 가능성을 논하는 것 보다는 인하 시점과 속도를 점검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확신에 찬 모습을 보였다.

앞서 지난 10일 한은은 기준금리를 2.5%로 14개월 연속 동결했지만, 14개월만에 처음으로 만장일치가 깨졌다. 소수의견 1명은 ‘인하’가 유력시된다.

한은이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기존 4%에서 3.8%로 낮춘 가운데 이주열 한은 총재는 “향후 경제의 하방리스크가 크다”고 의미심장한 발언을 남겼다.

안재성 세계파이낸스 기자 seilen78@segyef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