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업 34곳 '구조조정' 수술대로..건설사 최다

2014. 7. 23. 20:10C.E.O 경영 자료

대기업 34곳 '구조조정' 수술대로..건설사 최다(종합)

입력시간 | 2014.07.20 14:22 | 나원식 기자 setisoul@

C·D등급 34개 업체 금융권 신용공여액 3조 5000억원
금융당국 "구조조정 통해 기업 정상화 도모"
[이데일리 나원식 기자] 금융당국이 구조조정 대상 대기업을 34개사로 확정했다. 당국은 C등급 기업의 경우 조속히 워크아웃을 신청하도록 하고, D등급 기업은 법원주도의 구조조정(기업회생절차)을 추진할 방침이다.

 

금융감독원은 20일 이 같은 내용이 담긴 ‘2014년 대기업 신용위험 정기평가 결과 및 대응방안’을 발표했다. 금감원에 따르면 주채권은행들은 금융권 신용공여액 500억원 이상 대기업 중 601개 세부평가 대상 업체에 대한 신용위험평가를 완료하고, 이중 34개사를 구조조정대상 기업으로 선정했다.

구조조정대상 기업 가운데 C등급을 받은 기업은 11개, D등급은 23개로 분류됐다. 이중 건설사는 21곳(C 4곳·D 17곳), 조선사 3곳(C 1곳·D 2곳), 철강 1곳(C 1곳), 기타 9곳(C 5곳·D 4곳)으로 나타났다. 이들 업체에 대한 금융권 신용공여액은 총 3조 5000억원이다.

구조조정대상 업체 수는 전년에 비해 6개 감소한 수치다. 구조조정 대상 업체는 2009년 79개에서 2010 65개, 2011 32개로 줄어들다가 지난 2012년에는 36개, 지난해에는 40개사로 늘어난 바 있다. 당시 채권단은 584개사를 세부 평가 대상으로 선정한 뒤 건설, 조선, 해운사 등 40개사를 C등급(27곳)과 D등급(13곳)으로 분류한 바 있다. 이후 올해 다시 소폭 감소한 것이다.

민병진 금감원 기업금융개선국장은 이 처럼 구조조정 대상 기업 수가 감소한 것에 대해 “이는 그간 부실기업에 대한 꾸준한 구조조정 추진과 주채무계열제도 개선에 따른 재무구조개선 약정 체결 계열사 증가 등으로 상당수 기업이 선제적으로 구조조정을 실시하고 있는데 기인한 결과”이라고 설명했다.

대기업 34곳 `구조조정` 수술대로..건설사 최다(종합)
금감원은 C등급 업체에 대해서는 워크아웃을 통해 조기에 경영정상화될 수 있도록 적극 지원하고, D등급 업체의 경우 법원주도의 구조조정을 추진하는 등 정상화 방안을 강구할 방침이다. 이를 위해 채권금융기관은 자산부채 실사 및 경영정상화계획(MOU) 수립 등에 기업측 의견을 반영토록 하고, 금감원은 경영정상화 계획이 지체되지 않도록 채권금융기관간 이해관계를 적극적으로 중재한다는 계획이다.

다만 신용위험평가 직후 정상평가 기업이 회생절차를 신청하거나 합리적 이유 없이 워크아웃이 중단되는 경우에는 검사를 통해 신용위험평가 및 워크아웃 기업 사후관리의 적정성 등을 철저히 점검할 예정이다.

민 국장은 “워크아웃 신청이 해당기업에 미치는 부정적 영향이 최소화되도록 빠른 시일 내에 실행 가능한 구조조정을 통해 기업 정상화를 도모할 것”이라며 “채권금융기관은 경영정상화 계획이 단기 자금회수 목적보다는 기업의 경쟁력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전환함으로써 불확실성을 제거하고 시장의 신뢰를 회복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이들 대기업 구조조정에 따른 금융권의 부담은 5000억원 안팎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34개 업체의 금융권 신용공여액(3조 5000억원) 가운데 은행권 여신은 3조1000억원이며, 이에 따른 신규 충당금 예상규모는 5000억원 안팎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구체적인 충당금 규모는 은행별 구조조정 대상 기업의 개별 평가에 따라 최종 산출될 예정이다.

한편 금융당국과 채권단은 이달부터 중소기업에 대한 신용위험 평가를 시작해 오는 11월 퇴출 기업을 발표할 계획이다. 금융권 신용을 50억원 이상 끌어다 쓴 중소기업들이 신용위험 평가 대상이다.

중소기업 구조조정 명단에는 2012년에 97개 곳이 올랐고, 지난해에는 금융위기 이후 최대인 112개 중소기업이 올랐다. 금융권에서는 올해 역시 경영 여건이 좋지 않다는 점을 고려하면 100개 이상의 중소기업이 구조조정 명단에 오를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