팔자로 걸으니 허리 삐끗… 목도 삐끗… '팔자' 고치자

2014. 8. 9. 21:32생활의 지혜

  • 팔자로 걸으니 허리 삐끗… 목도 삐끗… '팔자' 고치자
    ■ 걸음걸이만 바꿔도 '웰빙 라이프'
    허리 뒤로 젖힌 팔자걸음 '척추건강 불청객'
    신발 엄지발가락·앞 볼 바닥 많이 닳았거나
    눈 감고 제자리걸어 벗어나면 걷는자세 불량
    양손에 스틱 쥐고 걷는 '노르딕 워킹' 효과
    입력시간 : 2014.08.08 16:28:05
  • 잘못된 자세로 걸을 경우 오히려 척추질환을 유발하고 건강을 해칠 수 있다. 최대한 허리를 곧게 펴고 무릎은 정면을 향하도록 걷는 것이 좋다. /서울경제DB
여름 휴가철에는 평소보다 걷는 시간이 늘어나기 마련이다. 운동 가운데 가장 기본인 걷기만 잘해도 건강에 큰 도움이 된다. 하지만 잘못된 자세로 반복해서 걸을 경우 각종 척추질환을 유발할 수 있기 때문에 차라리 하지 않는 것보다 못하다고 전문가들은 강조한다.

서소진 분당척병원 원장은 "가장 많은 사람들이 허리를 뒤로 젖히고 팔자걸음을 걷는데 얼핏 보면 안정적이면서 편해보이지만 척추건강에는 좋지 않다"며 "팔자로 걷게 되면 척추 후관절에 염증이 생기거나 척추관이 좁아져 허리통증이 생길 가능성이 커진다"고 지적했다.

서 원장은 또 "잘못된 자세로 반복해서 걷다 보면 건강해지기는커녕 오히려 독이 되는 경우가 많다"고 덧붙였다.

일단 허리디스크나 척추관협착증 등의 척추질환이 있는 사람이라면 의료진과 상의해 걷는 시간을 조절해야 한다. 자칫 장시간 걷거나 무리할 경우 증상이 더 나빠질 수 있기 때문이다.

허리디스크에는 허리근력을 강화하는 걷기 운동이 좋다. 하지만 통증이 심한 상태에서 무리하게 걷기 운동을 하면 허리디스크가 파열돼 수술을 받아야 하는 경우도 생길 수 있으며 무리한 걷기 운동에 따른 발바닥 통증을 유발할 수도 있다.

걷기 운동을 하기로 마음을 먹었다면 바른 자세를 갖추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척추 후관절은 척추 뒤쪽 관절로 디스크가 척추 앞쪽에서 뼈와 뼈 사이의 쿠션 역할을 한다면 후관절은 디스크가 없는 척추 뒤쪽에서 쿠션 기능을 한다. 팔자로 계속 무리하게 걷게 되면 후관절에 염증이 생겨 허리가 아파 뒤로 젖힐 수 없는 상태가 될 수도 있다. 또 척추관이 좁아지면 양쪽 다리가 저리는 통증이 나타나며 앉거나 쉴 때는 통증이 거의 없지만 걸어다니게 되면 하반신이 쪼이는 듯한 통증이 오게 된다.

또 반대로 고개를 내민 채 구부정하게 걷는 사람들도 있다. 이런 걸음걸이를 일명 거북목 걸음이라고 부르는데 경추와 척추에 부담이 커져 후유증이 생기기 쉽다. 이 경우에는 머리의 하중이 목으로 집중돼 목뼈의 디스크 증상을 심화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

하동원 연세바른병원 대표원장은 "걸음걸이는 현재 자신의 척추건강 상태를 나타내는 척도"라며 "실제 허리디스크 유발원인의 80% 정도는 잘못된 자세에서 나온다"고 말했다.

특히 임산부나 배가 많이 나온 중년 남성의 경우 자연스럽게 배를 앞으로 내민 채 허리를 뒤로 젖히고 걷게 된다. 이러한 자세는 척추건강에 무리를 줄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하 원장은 "최근 특별히 살이 찌지 않았는데 유독 배만 불룩하게 나와 있다면 '척추전만증'을 의심해볼 수 있다"며 "척추전만증은 정상인의 척추와 비교해 앞쪽으로 지나치게 휘어진 형태를 띠고 있어 가만히 있어도 배를 내밀고 있는 것처럼 보이고 허리 쪽에 뻐근한 통증이 느껴지며 허리를 숙이거나 펼 때 힘이 드는 것이 주된 증상"이라고 설명했다. 척추전만증은 평소 바르지 못한 걸음걸이가 주된 원인이다. 증상이 심해지면 척추는 물론 인대와 근육까지 손상돼 1시간가량만 서 있어도 허리와 골반에 근육피로와 심한 통증을 느끼게 된다.

올바른 걷기 자세를 갖추려면 일단 현재 자신이 걷고 있는 자세가 바른지 확인하는 것이 좋다. 자신의 걸음걸이가 바른 자세인지 확인하는 방법은 의외로 간단하다. 자주 신고 다니는 신발의 상태를 확인하면 된다. 뒤쪽 바깥 면이 가장 많이 닳아 있고 뒤쪽에서 안쪽 앞면까지 골고루 닳아 있으면 제대로 걷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신발의 엄지발가락과 앞 볼의 바닥 부위만 많이 닳았다면 걷기에 문제가 있다고 봐야 한다. 또 눈을 감고 제자리걸음을 했을 때 원래 위치에서 벗어나 있거나 두 발의 각도가 벌어져 있다면 자신의 걸음걸이에 문제가 있지 않은지 의심해봐야 한다.

올바른 걷기 자세는 시선을 20m 정도 앞에 두고 허리를 곧게 펴고 걷는 것이다. 복숭아뼈와 골반, 귀와 어깨가 일직선이 되도록 서고 무릎은 정면을 향해야 하며 체중은 뒤꿈치에서 바깥 면, 앞꿈치를 거쳐 엄지발가락 순서로 자연스럽게 실리게 하고 보폭은 자기의 키에서 1m를 뺀 길이를 유지하는 것이 좋다. 배는 등쪽으로 당기는 느낌이 들게 하고 발은 11자 형태를 유지해야 한다.

서 원장은 "양발과 다리가 서로 스치듯이 걸어가는 것처럼 팔도 몸통을 스치듯이 정확히 앞뒤로 흔들어줘야 한다"며 "팔을 대각선으로 흔들면 걷기 효율이 떨어질 뿐 아니라 오히려 척추와 어깨관절에 무리를 줘 통증을 호소하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등산이나 장거리 걷기 운동을 자주 하는 사람이라면 스틱을 이용한 노르딕 워킹을 활용해도 좋다. 노르딕 워킹은 지난 1930년대 핀란드의 크로스컨트리 스키와 바이애슬론 선수들이 눈이 없는 여름에 훈련하던 방법에서 고안돼 1990년대에 대중화되기 시작으며 스틱을 이용해 관절 부담을 줄이고 운동 효과는 극대화한 보행법이다.

노르딕 워킹은 양손에 쥔 스틱을 이용하기 때문에 네 발로 걷는 것과 같은 효과를 낸다. 이 때문에 흔들림 없이 몸의 균형을 잡고 안정적으로 걸을 수 있는데다 체중을 분산시켜 허리나 무릎·발목 등의 관절에 부담이 작다.

노르딕 워킹의 기본자세는 '똑바로 서는 것'이다. 올바른 걸음걸이를 완성하기 위해서는 정확한 차렷 자세를 익히고 실천해야 한다. 스틱을 사용해 걸을 때 팔꿈치는 최대한 곧게 펴고 스틱을 뒤로 밀면서 손가락을 펴 땅을 밀어내듯이 전진한다. 이때 스틱보다 발이 먼저 지면에 닿아서는 안 된다. 노르딕 워킹은 척추기립근과 등 쪽 삼각형 형태의 근육인 광배근을 발달시키는 만큼 매일 30분 정도 가볍게 걸어주면 구부정한 자세로 하루를 보내는 수험생이나 책상에 앉아 있는 사무직 직장인에게 효과적이다.

이렇게 바르게 걷는 법을 익힌 다음에는 척추상태가 정상적인 일반인이라면 하루 1만보 정도 걷는 것이 좋다. 1만보를 걸을 경우 성인 평균 약 300㎉의 칼로리가 소비돼 지방의 축적을 막고 혈액순환을 도와 앉아 있는 시간이 많은 직장인들의 허리통증을 완화시키는 데 효과적이다.

다만 처음부터 너무 무리해서 걷기 운동을 할 경우 바른 자세가 흐트러질 수 있는 만큼 초보자라면 약 20~30분 정도의 운동량으로 가볍게 시작하는 것이 좋다.

◇ 올바른 걷기 자세

- 턱은 당기고 시선은 20m정도로 멀리둔다

- 손은 가볍게 주먹 쥔 자세로 자연스럽게 흔든다

- 가슴과 어깨를 펴고 배는 등쪽으로 당겨 복근에 힘을 준다

- 무릎 안쪽이 서로 스치면서 걸어야

- 양쪽 발이 11자가 되도록 걷고 발뒤꿈치부터 딛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