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자금 韓집중..亞증시 판도 변하나

2014. 8. 16. 21:36사회 문화 연예 스포츠

글로벌자금 韓집중..亞증시 판도 변하나

헤럴드경제 | 입력 2014.08.16 11:34

 

7월이후 4조270억원 국내유입
코스피 한달새 3% 상승 행진…중국도 경기부양효과 8% 급등

인도 · 대만은 상대적 '주춤'…상승세 전망속 일부선 신중론도

하반기 들어 글로벌 자금의 '한국 집중' 현상이 뚜렷해지면서 대만ㆍ인도가 주도하던 아시아 증시 판도가 바뀔 지 주목되고 있다. 외국인을 등에 업은 코스피는 최근 조정에도 점진적인 상승세를 이어갈 것으로 기대된다.

6일 금융투자업계와 우리투자증권에 따르면 7월 이후 한국에 들어온 글로벌 자금 규모는 지난 1일 기준 39억1260만달러(약 4조270억원)에 달했다. 상반기(1~6월) 한국 유입 자금(22억9730만달러)을 불과 한 달여만에 넘어선 것이다.

반면 그동안 신흥국 증시 상승을 이끌었던 인도와 대만은 외국인 자금 유입이 주춤하는 모습이다. 인도와 대만은 올해 6월까지 각각 99억1740만달러, 94억850만달러가 들어왔지만 7월부터 상승세가 한풀 꺾였다. 하반기에 인도가 19억3850만달러, 대만이 10억9830억 달러 순유입을 기록하며 6월보다 유입 규모가 감소했다.

국내외 증시에서도 이런 변화가 반영되고 있다. 코스피 지수는 5일 기준 최근 한 달 동안 3%가 올랐지만, 인도와 대만증시는 같은기간 각각 0.2%, 3.9% 하락했다. 상반기에 인도가 20%, 대만이 10% 가까이 오른 것과 대조적이다.

중국 역시 아시아 시장의 판도 변화를 주도하고 있다. 지난 몇 년 동안 지루한 박스권을 이어오던 상하이종합지수는 7월 이후 8.6% 급등했다. 시진핑(習近平) 지도부가 2분기부터 도시 지역의 부동산 구입 규제를 완화하는 등 '미니 부양책'을 쏟아내기 시작했고, 오는 10월부터 상하이와 홍콩거래소의 교차 매매를 가능케 하는 '후강퉁' 제도가 도입되면서 증시 상승 기대감이 높아졌다는 분석이다.

전문가들은 한ㆍ중 증시의 동반 상승 동력으로 정부 정책 효과와 그동안 저평가된 자산가격을 꼽는다. 장화탁 동부증권 주식전략팀장은 "글로벌 자금흐름 측면에서 그동안 상승했던 자산에 대해서는 일부가 유출된 반면, 소외됐던 지역ㆍ자산ㆍ상품으로의 자금 유입이 나타났다"며 "국가별로는 한국과 중국의 자산가격이 약진하는 모습"이라고 분석했다.

일본의 노무라는 "초이노믹스(최경환 효과)는 아베노믹스나 모디노믹스에 필적한다"며 "배당소득세 인하ㆍ사내유보금 과세ㆍ연기금의 배당 관련 주주권 강화가 '삼박자 공조'를 이뤄 코스피를 3000선까지 끌어올릴 것"이라고 전망했다.

존 추 HSBC 중국 담당 이코노미스트는 "바닥을 지난 중국 경제가 3분기부터 경제 성장률이 높아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HSBC는 올해 중국의 경제 성장률 전망치를 종전보다 0.1%포인트 상향한 7.5%로 조정했다.

반면 신중론도 적지 않다. 프랑스 투자은행인 소시에떼제너럴(SG)은 "초이노믹스가 자산 시장을 끌어올릴 수는 있겠지만 경제성장률을 크게 끌어올리지는 못할 것"이라며 "임금 인상을 유도하기 위한 세제 혜택은 너무 적고 배당이 가계 소득의 주요 재원이 아닌 만큼 지출로 이어지기 힘들다"고 주장했다.

미국의 조기 금리 인상 여부는 향후 핵심 변수로 꼽힌다. 세계은행은 "미국의 장기 채권 금리가 1%포인트 오르면 신흥국으로의 글로벌 자금 유입은 50% 줄어들 수 있다"며 "일부 신흥국의 경우 자금 유입 감소로 인해 금융시장 불안정이 커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양대근 기자/bigroot@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