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류팀장은 구원파…과적 간섭할 수 없었다"(

2014. 8. 26. 21:24이슈 뉴스스크랩

"물류팀장은 구원파…과적 간섭할 수 없었다"(종합)

 

[세월호참사] 광주지법, 선장·선원 제11회 공판 임직원 증언

(광주=뉴스1) 김호 기자 = 세월호 사고원인 중 하나인 과적을 주도한 것으로 보이는 청해진해운의 물류팀장이 기독교복음침례회(구원파) 신도라는 법정 증언이 나왔다.

물류팀장은 과적으로 청해진해운의 매출 대부분을 주도, 과적문제를 언급조차 할 수 없는 분위기였다는 게 다른 부서 직원들의 증언이다.

광주지법 제11형사부(부장판사 임정엽)는 26일 살인 등의 혐의로 기소된 이준석(68) 선장과 선원 등 15명에 대한 제11회 공판기일을 진행했다.

이날 재판에는 청해진해운 안모(60) 이사와 박모(46) 차장 등 해무팀 임직원들이 증인으로 출석했다. 이들은 업무상과실치사 등의 혐의로 기소된 김한식(71) 대표 등과 함께 광주지법에서 별도로 재판을 받고 있지만 이날은 증인으로 법정에 섰다.

안 이사는 "물류팀장 남모(56)씨가 구원파라는 이야기가 있는데 사실인가?"라는 한 변호인의 물음에 "개인 사생활은 잘 모르지만 그렇게 생각하고 있다"고 증언했다.

그는 "(세월호에) 과적을 하면 위험하니 그러지 말라고 물류팀에 이야기한 적이 있는가"라는 물음에는 "제가 말해도 별 효과가 없을 것 같아서 말하지 않았다"고 했다.

안 이사는 "물류팀이 (주로) 이익을 창출하고 입김이 너무 세서 다른 부서는 물류팀에 간섭할 수 없었다는 것인가"라는 변호인의 신문에는 "물류팀 매출이 청해진해운 매출의 70~75%를 차지한다. (과적 문제를 말해봤자) 불이익만 당하니 모두 안하는 걸로 안다"고 답변했다.

안 이사의 부하직원인 박 차장도 "회사에서 차지하는 매출 가운데 물류가 70% 이상이다 보니 사장님 관심이 그쪽(물류팀)에 많다"고 말해 회사 내에서 물류팀의 위치를 짐작케 했다.

박 차장은 "물류팀 입김이 너무 세서 해무팀이 관여할 수 없었나"라는 물음에 " 물류팀 업무와 관련해서는 다른 부서에서 연관(간섭)되서 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박 차장은 물류팀과 함께 일하는 고박업체 우련통운 관계자들이 작업 중 시설물을 파손했길래 지적했다가 물류팀으로부터 "니들이 뭔데 우리 일에 관여하느냐'"는 취지의 강한 항의를 받은 일화를 소개하기도 했다.

또 물류팀이 주도해서 세월호에 과적이 이뤄졌다며 이 같은 행동을 하는 물류팀을 막을 수 있는 회사 내 임직원은 없었다고 설명했다.

재판부가 피해자측을 대신해 한 "세월호가 (단원고 학생들을 태우고) 출항 전 선원들이 이준석 선장에게 '과적으로 위험하니 출항하지 말자'는 건의를 했나"라는 물음에는 "들은 바 없다"고 했다.

안 이사와 박 차장은 해무팀의 업무인 안전관리 및 교육에 자신들도 소홀했다는 점을 인정하면서도 사고의 책임을 전적으로 물류팀에만 돌리려는 듯한 태도를 보이기도 했다.

이들에 이어 증인으로 출석한 해무팀 홍모(43) 대리는 지난해 5월에 세차례, 올해 1월과 4월에 차량고박용 D링 수백개를 물류팀 요청에 따라 세월호에 설치하게 된 사실을 언급했다. 과적이 갈수록 심해졌다는 의미다.

홍 대리는 해무팀이 올해 3~4월 무렵 회의에서 세월호의 과적문제를 언급했다가 물류팀으로부터 "누구 때문에 먹고 사는데"라는 취지의 비아냥과 불만 섞인 표현을 듣기도 한 것으로 안다고 했다.

홍 대리는 세월호와 국정원이 연관돼 있는 것 아니냐는 유족측 궁금점에 대해서는 "세월호는 국가소유가 아닌 국가보유장비다. CCTV 사각지대 없애기, 화소 조정, 비상안내판 일어 문구 한국어 변경, 경비 충원, 경비실 보완 등 보안 관련 지적을 받았다"고 답변했다. 세월호에서 나온 '국정원 지적사항' 문건에 대한 설명이다.

네번째 증인 우련통운 직원 윤모(36)씨는 변호인의 "세월호에 처음 차량 적재할 때 고박배치도 같은 것을 받은 적이 있나"라는 물음에 "없다"고 말했다.

차량의 허술한 고박과 관련해서는 "문제가 있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이렇게 하면 위험하지 않습니까'라고 했다가 청해진해운(물류팀)으로부터 윽박이 돌아와 어쩔 수 없었다"고 털어놨다.

이날 마지막 증인인 세월호의 또다른 선장 신모(47)씨는 이준석 선장이 사고 해역인 맹골수도에서 3등 항해사에게 조타지휘를 맡긴 데 대해 "적절치 않았다고 본다. 저라면 함께 조타지휘를 했을 것이다"고 주장했다. 신 선장은 별도로 청해진해운 임직원들과 재판을 받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