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진 "김영오씨, 단식 중단하지 않으면 위험"

2014. 8. 22. 19:51이슈 뉴스스크랩

의료진 "김영오씨, 단식 중단하지 않으면 위험"

한겨레 | 입력 2014.08.22 17:30 | 수정 2014.08.22 17:

 

[한겨레]혈당·혈압·맥박 등 모두 위험 수치…"지시 따라 정상 식사해야"

세월호 참사 피해자 가족인 '유민 아빠' 김영오(47)씨의 단식농성이 40일째로 접어들며, 김씨의 건강에 대한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김씨는 22일 오전 서울시립동부병원으로 옮겨진 뒤에도 미음 등 식사를 거부하고 있는데 당장 단식을 중단하지 않으면 목숨까지 위태로울 수 있다는 게 의사들 설명이다.

서울시립동부병원에서 김씨를 진찰하고 있는 이보라 내과 과장은 이날 기자회견를 열어 "김씨의 혈당 수치는 어젯밤에 67mg/dL, 오늘 아침 병원에 와서는 55mg/dL까지 떨어졌다. 통상 70mg/dL 이하를 저혈당이라 하는데, 김씨의 혈당 수치라면 심각한 현기증과 어지럼증이 일어날 수 있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김씨는 또 65~90mmHg에 이르는 저혈압, 빠른 맥박 등 다른 '바이탈 사인(활력 징후)'도 위험 지표를 보이고 있다. 

김씨는 병원으로 옮겨진 뒤 비타민과 포도당 등 영양분을 주사로 공급받아 위험한 상황은 넘겼지만, 오랜 단식으로 이미 신체기능이 크게 떨어진 뒤라 주사액만으로는 회복에 한계가 있다. 하루 빨리 미음과 맑은 죽, 쌀밥 등 순서로 정상적 식사를 해야 하는데, 오랜 기간 단식을 한 사람이 다시 음식을 섭취할 때 온몸이 붓는 전신부종이나 대사장애 등을 일으킬 수 있어 이 또한 세심한 주의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신현영 대한의사협회 홍보이사(서울 세브란스병원 가정의학과)는 "수액과 영양제가 공급된다면 일반적으로는 서서히 회복되는 단계를 거치겠지만, 차단됐던 영양소가 공급되는 과정에서 심장이나 뇌 등 장기에 심각한 후유증이나 합병증을 남길 수도 있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의료진의 지시에 따른 정상적인 식사"고 말했다.

최성진 기자csj@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