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극 진동·북극 바다얼음?…이것만 알면 당신도 제갈공명
2014. 9. 3. 20:21ㆍ생활의 지혜
북극 진동·북극 바다얼음?…이것만 알면 당신도 제갈공명
[한겨레] 인터넷으로 올겨울 추위 예측하는 손쉬운 방법
‘북극 진동 지수’가 음이면 평년보다 춥다
북극 바다얼음 면적 급감하면 엄동설한
2010년 1월4일 74년 만의 서울 폭설, 2010년말~2011년초 39일간의 혹한, 2012~2013년 겨울 대설, 2014년 1월 ‘103년 만의 미국 나이아가라폭포 결빙’ 등 겨울철 이상 기후가 ‘없는 집 제사 찾아오듯’ 연례 행사가 되고 있다. 올해는 무사히 지나갈 수 있을까?
올 겨울이 얼마나 추울지 기상청에 물었다. “기온과 강수량이 평년과 비슷할 것으로 전망된다.” “헐! 그 정도는 나도 알겠네.ㅋ”
기상청은 계절 전망을 2월, 5월, 8월, 11월 등 4번에 걸쳐 발표한다. 올해 겨울철 3개월 전망은 11월24일에 발표한단다. 그때까지는 ‘닭이나 치고’(닥치고) 있어야 하나? 아니다. 당신도 바람의 방향을 예측해 적벽대전에서 대승을 거둔 제갈공명이 될 수 있다. 그러기 위해서는 머리 회전을 하는 수고를 조금 해야 한다. 우선 알아야 할 것이 ‘북극진동’(AO·arctic oscilliation) 또는 ‘극 소용돌이’(Polar Vortex)이다. 두번째는 북극 해빙(바다얼음)이다. 전문가들은 ‘해빙’이라는 말을 좋아하지만 필자는 해빙(海氷)과 해빙(解氷)이 헷갈리니 바다얼음으로 쓰겠다.
김백민 극지연구소 선임연구원에게 “북극진동과 극 소용돌이가 어떻게 다른가”라고 물으니 “같은 말이라고 해도 무방하다”고 한다. ‘진동은 왔다갔다 하거나 오르락내리락 하는 것이고 소용돌이는 빙글빙글 도는 건데 같은 말이라고?’. “사전적 의미로 북극진동은 ‘북극에 있는 찬 공기의 소용돌이’가 수십일 또는 수십년을 주기로 강약을 되풀이하는 현상을 가리키는 말”이라니 이해가 갔다. 한 과학자가 이것을 일정한 수식에 넣어 알아보기 쉽게 ‘북극진동지수’라는 것을 만들었는데, 이것을 보면 그해 겨울의 날씨를 어림짐작할 수 있다는 것이다.
① 북극진동지수가 음이면 한파 가능성
이제 제갈공명이 되기 위한 첫번째 걸음을 떼어보자. 우선 북극진동지수를 볼 수 있는 미국 국립해양대기국(NOAA)의 기후예측센터(CPC) 누리집(www.cpc.ncep.noaa.gov)을 찾아가 보자. 왼쪽 메뉴 위 검색창에 ‘AO’를 치고 검색을 하면 두번째에 ‘CPC - Monitoring & Data: Daily Arctic Oscillation Index’(www.cpc.ncep.noaa.gov/products/precip/CWlink/daily_ao_index/ao_index.html)라고 찾아진다. 이곳에서 보면 4개월치의 북극진동지수가 막대그래프로 표시돼 있다.
해석하는 법은 간단하다. 선행 북극진동지수가 음(마이너스)이면 그해 겨울에 한파가 다가올 가능성이 높다. 왜일까? 이해하려면 머리 회전 수고를 많이 해야 하니 일단 외우자. ‘북극진동지수=음’이면 한파.
② 북극 바다얼음 면적 급감하면 한파 가능성
제갈공명이 되기 위한 두번째 관문은 북극 바다얼음 면적 알아보기다. 이것은 미국 국립빙설자료센터(NSIDC)에서 찾을 수 있다. 센터 누리집(www.nsidc.org)에 들어가면 맨 왼쪽에 ‘Arctic Sea Ice News & Analysis’(북극 해빙 소식 및 분석)이라는 메뉴가 있고 아래 more(더보기)가 있다. 여기를 클릭하고 들어가면 오른쪽 상단에 ‘Daily Image Update’(일일 이미지 업데이트)가 나온다.
해석 방법은 북극진동지수보다는 다소 복잡하지만 그리 어렵지는 않다. 왼쪽 사진을 눌러 크게 만들어 보면, 가운데 하얀 색이 오늘 현재의 북극 바다얼음이다. 붉은 색 선은 지난 30년 동안(1981~2010년)의 평균 바다얼음 면적이다.
이것만 봐 가지고서는 바다얼음이 얼마나 줄었는지 감을 잡기 어렵다. 오른쪽 그래프 부분을 다시 눌러 크게 만들어 보자. 굵은 검은 선은 30년 평균 바다얼음 면적이고, 점선은 바다얼음 면적이 가장 많이 줄어들었던 2012년 데이터이다. 파란색은 올해 바다얼음 현황을 나타낸다.
중요한 것은 바탕의 회색 부분이다. 어느 해이든지 99%는 바다얼음이 줄어들든지 늘어나든지 회색 부분 안에 들어간다는 뜻이다. 이곳을 벗어나면 그만큼 극한 상황을 나타낸다. 2012년에는 이 회색 지대를 훨씬 벗어나 이상 기후를 낳았던 것이다.
③ 실제 적용
하지만 아무 때나 북극진동지수와 북극 바다얼음 면적을 본다고 해서 그 해 겨울 날씨를 쪽집게처럼 맞힐 수는 없다. 김백민 박사는 “북극 해빙의 경우 늦가을에서 초겨울, 곧 10~12월 추세가 중요하다. 올해 북극 해빙이 평균보다는 많이 감소하고 있지만 회색 범위를 벗어나지는 않고 있기 때문에 극한 한파가 닥칠 확률은 그만큼 작다”고 말했다. 북극진동지수는 북극 바다얼음 면적의 감소 여부에 따라 영향을 받기 때문에 이보다 더 뒤에 알 수 있다. 북극진동지수가 음으로 나타나면 가까운 시일 안에 한파가 닥칠 가능성이 높아지는 것이다.
요약하면 북극 바다얼음으로는 2~3개월 전에 올해 겨울이 추울지 판단하는 자료로 쓸 수 있고, 그 결과 값인 북극진동지수는 1개월 정도 앞서서 겨울 추위를 가늠하는 잣대로 쓸 수 있는 것이다. 이해가 안된다면 외우는 수밖에. “늦가을에 북극 바다얼음이 급감하거나, 초겨울 북극진동지수가 음의 값이면 그해 겨울은 엄동설한이다.”
자세한 원리가 궁금하면 이어지는 ‘심화과정’을 보기 바란다.
이근영 선임기자 kyle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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