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 9. 22. 22:17ㆍ지구촌 소식
교황, IS에 “신의 이름으로 살인하는 것은 신성모독”
알바니아를 방문한 프란치스코 교황이 이라크와 시리아 일부를 장악하고 있는 급진 수니파 무장단체 이슬람국가(IS)를 향해 “신의 이름으로 살인을 저지르는 것은 신성 모독”이라고 비판했다.
교황은 21일(현지시간) 알바니아 수도 티라나의 대통령궁 앞에서 한 연설에서 “종교가 폭력을 정당화하는 수단으로 왜곡돼서는 안 된다”며 이같이 말했다. 교황은 “신의 이름으로 살인을 저지르거나 차별을 행하는 것은 중대한 신성모독이고 비인간적인 일”이라며 “억압과 폭력을 저지르면서 자신을 ‘신의 수호자’로 여겨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교황은 연설에서 IS를 직접 거명하지는 않았으나, 로이터통신 등 외신들은 교황의 이 발언이 IS를 염두에 둔 것으로 풀이했다. 교황은 지난달 방한했을 때도 미국의 IS 공습에 대해 “정당하지 못한 침략자를 막는 것은 정당하다”고 말한 바 있다.
이에 최근 이탈리아 언론 등 일각에서는 IS가 교황 암살을 시도할지도 모른다는 우려를 제기하기도 했다. 이 때문에 알바니아 정부는 교황 방문에 앞서 경찰 수천명과 특수부대를 동원하는 등 보안 경계를 대폭 강화했다. 교황은 평소처럼 오픈카를 타고 퍼레이드에 나섰지만, 다른 나라에서처럼 중간에 멈춰서서 시민들과 인사를 나누지는 않았다.
프란치스코 교황이 취임 후 유럽국가 중 이탈리아를 제외한 나라에 방문한 것은 알바니아가 처음이다. 첫 방문국으로 알바니아를 선정한 이유에 대해 교황청은 서로 다른 종교가 성공적으로 공존하고 있는 나라이기 때문이라고 밝힌 바 있다. 알바니아의 인구 320만명 중 약 60%이 무슬림이며, 로마 가톨릭과 그리스 정교회 신도가 각각 약 10%씩을 차지한다. 교황은 “정통 종교의 정신이 극단주의자 집단에 의해 훼손되고, 종교적 차이가 왜곡되고 있는 시대에 알바니아의 이같은 공존은 소중한 선물”이라고 높이 평가했다. 교황은 미사를 집전하고 종교지도자들을 면담하는 등 11시간 동안의 일정을 마치고 바티칸으로 돌아갔다.
<남지원 기자 somnia@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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