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 10. 3. 23:22ㆍ사회 문화 연예 스포츠
[인천아시안게임] 요정서 여왕으로..리듬체조 불모지에 꽃 피우다 손연재 사상 첫 金… 의미와 향후 전망
한국 리듬체조 역사는 손연재 이전과 이후로 나눌 수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손연재는 리듬체조 불모지인 한국에서 피나는 노력으로 사상 첫 아시안게임 금메달을 따냈다. 그리고 2년 뒤 리우데자네이루올림픽을 향해 나갈 예정이다.
◇마침내 흘러내린 눈물=손연재는 2일 인천 남동체육관에서 열린 인천아시안게임 리듬체조 개인종합 결선에서 여유 있게 아시아 정상에 올랐다. 최근 그의 실력을 볼 때 이변이 없는 한 금메달이 예상되긴 했지만 홈에서 열리는 대회가 주는 부담감에 자칫 무너질 수도 있었다. 하지만 손연재는 경기에 방해가 될 정도로 폭발적인 관중의 환호 속에서도 집중력을 잃지 않았고 마침내 금메달을 따냈다. 마지막 볼에서 아쉬운 실수가 나오긴 했지만 우승에 영향을 줄 정도는 아니었다.
시상식에서 손연재의 이름이 장내 아나운서를 통해 호명되자 남동체육관은 함성으로 떠나갈 듯했다. 손연재는 활짝 웃으며 관중을 향해 손을 흔든 뒤 시상대 위로 올라갔다. 감격으로 벅차오른 손연재의 얼굴은 애국가 연주가 나오자 금세 눈물로 범벅이 됐다. 시상식을 마친 뒤 손연재는 사진기자들의 거듭된 요청에 태극기를 몸에 두르고 포즈를 취한 이후에야 포디움을 떠날 수 있었다.
손연재는 기자회견에서 "행복하고 감사하다"면서 "최선을 다했기 때문에 후회는 없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어 "아무렇지 않다고 생각했는데 막상 태극기가 올라가고 애국가가 울리니까 고생하면서 열심히 훈련했던 것이 생각나 눈물이 났다"고 털어놓았다.
◇지독한 연습벌레=6살 때 리듬체조를 시작한 손연재는 광장중 시절부터 메달을 싹쓸이하며 차세대 유망주로 발돋움했다. 그리고 고등학교 1학년 때 국가대표로 선발됐고, 첫 시니어 무대였던 2010 광저우아시안게임 리듬체조 개인종합에서 한국 최초로 동메달을 따냈다. 하지만 그는 만족하는 대신 세계무대를 향해 정면으로 도전장을 냈다. 한계가 있는 국내 훈련 대신 리듬체조 본고장인 러시아에서 전지훈련을 받기로 한 것이다.
한 달에 수천만원이 드는 러시아 전지훈련과 국제대회 출전비는 한국에서 찍은 CF 광고비로 충당했다. 일각에서는 손연재의 실력보다 외모가 두드러지는 상황을 곱지 않은 시선으로 바라봤고, 손연재는 한동안 악성 댓글에 시달리기도 했다.
하지만 손연재는 묵묵히 훈련에만 몰두했다. 러시아 선수들 사이에서 빡빡한 훈련을 소화하며 고난도 테크닉을 연마해 나갔다. 2011년부터는 중간 휴식기인 여름에 크로아티아 훈련에 참가하며 체력도 키웠다. 그리고 꾸준히 국제대회에 참가하며 경험을 쌓았고, 좋은 성적을 내면서 자연스럽게 자신감도 상승했다.
◇아시아 정상을 넘어 리우올림픽으로=러시아와 동유럽 선수들의 전유물이었던 리듬체조에서 손연재는 오래지 않아 두각을 나타냈다. 2012 런던올림픽에서 아시아 역대 최고 성적인 개인종합 5위를 차지하며 전 세계에 이름을 알린 손연재는 올해에는 3월 모스크바 그랑프리를 시작으로 올 시즌 출전한 8개 국제대회에서 모두 메달을 따내는 등 세계 정상권 선수로 자리매김했다. 그리고 이번에 인천아시안게임에서 금메달을 따내며 아시아 최강임을 다시 한 번 입증했다.
그러나 손연재는 만족하지 못한다. 손연재의 눈은 벌써 더 큰 무대인 올림픽을 향하고 있다. 바로 2016 리우올림픽에서 아시아 리듬체조 역사상 처음으로 메달을 따내는 것이다. 2년 후면 22세로 대표팀의 '맏언니'가 돼 있을지 모르는 손연재가 한층 성숙한 모습으로 한국 첫 리듬체조 올림픽 메달의 꿈을 이룰 수 있을지 주목된다.
인천=장지영 기자 jyjang@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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