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법 조업’ 중국 어선 단속 해경선 타보니…
2014. 10. 16. 22:19ㆍ이슈 뉴스스크랩
‘불법 조업’ 중국 어선 단속 해경선 타보니…
[한겨레] 금어 해제 앞두고 경제수역 몰려와
한무리 쫒아내면 다른 무리가
밤새 목숨 건 숨바쪽질
쇠창살에 걸려 단정 전복 ‘아찔’
“무력 저항에 생명 위협 느끼기도”
지난 15일 오후 6시께 전남 신안군 흑산면 홍도 북서쪽 45마일(83㎞) 해상. 강한 바람이 불어 파고가 3m가 넘을 정도로 바다가 출렁였다. 하늘에는 반달이 을씨년스럽게 떠 있었다. 어둠이 깔려서 앞을 제대로 분간할 수 없는 바다에는 중국 어선 수백척이 배타적경제수역(EEZ)을 넘어와 불법 조업 중이었다. 이들은 우리 해역에서 조기와 오징어, 잡어까지 싹쓸이한다.
중국 어선 단속에 나선 서해지방해양경찰청 소속 경비함 3010함(3000t급) 조타실은 긴장감이 돌았다. 오후 6시30분께 검문검색요원들이 탄 고속단정 2척이 동시에 3010함에서 내려갔다. 1척에 9명씩 모두 18명이 탔다.
조타실에서 고속단정과의 무전 교신 횟수가 늘어나기 시작했다. “대원들은 서로 떨어지지 마라. 야간이기 때문에 미끄러짐을 조심해야 한다. 안전이 최우선이다.” 송일종 군산해양경찰서장은 안전과 함께 배터리 점검 등 채증을 위한 확인을 강조했다. 지난 10일 해경의 중국 어선 단속 과정에서 발생한 중국 선장 사망 사건을 의식한 지시다.
이날은 어족자원 보존을 위한 금어기(4월16일~10월15일)가 풀리기 하루 전날이다. 3010함 함장인 김국성 경정은 “금어기 해제를 앞두고 대거 조업에 나선 중국 어선들이 배타적경제수역 경계선에 머물다 이날 저녁 어두워지고 파고가 높아진 틈을 타 몰려들었다”고 말했다. 서해해경청은 금어기가 풀리는 16일부터 중국 저인망 어선 1500여 척이 우리 쪽 배타적경제수역으로 들어와 조업할 것으로 전망했다.
해경은 중국 어선의 불법조업을 초반부터 차단하기 위해 15부터 17일까지 해경 경비함정 17척 등 선박 24척을 동원해 특별단속을 벌일 계획이다. 하지만 불법조업 중국 어선이 한두 척이 아니어서 단속에는 한계가 있다. 한 무리를 쫓아내면 다른 무리가 들어온다. 중국 선원들은 흉기 등을 휘두르며 해경 검문검색요원들에게 격렬하게 저항한다. 박세철(32) 순경은 “적발된 중국 선원들이 식칼, 소화기, 가스통 등을 던진다. 단정은 피할 곳도 없는 좁은 공간이어서 생명의 위협을 느끼기도 한다”고 말했다. 고속단정 검색팀장 이남곤 경사(42)는 “중국 선원들이 실명할 위험이 있는 레이저광을 쏘거나 파고가 높을 땐 검문검색요원이 단정에서 바다로 추락하기도 한다. 최근에는 중국 어선이 갑판을 철판으로 덮거나 쇠창살을 달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 이날 검문검색요원들이 단속된 중국 어선에 오르다 고속단정 1척이 전복됐다. 중국 어선이 갑자기 방향을 바꾸는 바람에 쇠창살에 단정이 뒤집히는 아찔한 상황이 벌어졌다. 바다에 빠진 검문검색요원 7명은 해경 함정에 의해 모두 구조됐다. 이 틈을 타 중국 어선은 달아났다.
김국성 함장은 “15일 저녁과 16일 새벽 불법조업 중국 어선 4척을 나포했다”며 “대원들이 부상을 입지 않아서 다행이다”라고 말했다.
군산/박임근 기자 pik007@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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