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세피난처 숨겨둔 계좌 2017년부터 드러난다
2014. 10. 30. 18:48ㆍC.E.O 경영 자료
조세피난처 숨겨둔 계좌 2017년부터 드러난다 |
29일 볼프강 쇼이블레 독일 재무장관의 초청으로 독일 베를린에 모인 각국 재무장관들은 이 같은 내용의 협정문에 서명했다.경제협력개발기구(OECD)가 은행 비밀주의를 청산하자고 주장하는 가운데 EU가 동참하면서 합의가 이뤄졌다.
이번 협정에 참여한 국가들은 2017년 9월부터 은행계좌 정보 자동교환 제도에 따라 자국민의 은행계좌 정보를 협정국 간 교환ㆍ공유하기로 했다. 협정에는 EU의 참여로 인해 독일 프랑스 영국 룩셈부르크 네덜란드 스페인 등 주요 유럽 국가들이 포함됐다. EU 이외 국가들로는 멕시코 남아프리카공화국이 이름을 올렸으며 한국도 동참했다.
이번 협정의 가장 큰 의의는 리히텐슈타인, 버진아일랜드, 케이맨제도 등이 협정문에 서명했다는 점이다. 이들은 대표적인 조세피난처로 널리 알려진 국가들이다.
보스턴컨설팅그룹이 올해 발간한 보고서에 따르면 2013년 각국을 떠나 해외로 이전한 자산들은 총 8조9000억달러(약 9400조원)에 달했다.
이 중 26%인 2조3000억달러(약 2420조원)가 스위스로 몰려 스위스가 가장 인기 있는 조세피난처로 밝혀졌다. 스위스에 이어 홍콩ㆍ싱가포르가 2위(1조4000억달러ㆍ약 1480조원), 카리브해국가(케이맨제도 등)ㆍ파나마가 3위(1조2000억달러ㆍ약 1270조원)에 올랐다.
29일 파이낸셜타임스(FT)는 이번 합의가 탈세자들과 전쟁을 벌이고 있는 각국 재무장관들의 열광적인 지지를 받았다고 전했다.
쇼이블레 재무장관은 "인터넷 뱅킹으로 금융 거래가 쉬워진 오늘날 은행 비밀주의는 쓸모없다"며 "탈세 예방에 이번 협정이 도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우리는 더 큰 투명성과 공정성을 만들었다"며 "더 이상 조세피난처(tax haven)는 설 자리가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조지 오스본 영국 재무장관은 "쇼이블레 재무장관 의견에 전적으로 동의한다"며 "이번 협정의 원칙은 실제 경제활동이 이뤄지는 곳에서 세금을 거둬야 한다는 점"이라고 말했다.
오스본 재무장관은 "조세피난처는 전 세계적인 공조를 통해서만 해결할 수 있는 골칫거리"라며 "불법인 데다 비도덕적이며 시민들의 돈을 강탈하고 있다"고 맹비난했다.
협정에 참여한 51개국 중 한국을 포함한 48개국은 2017년 9월 은행계좌 정보 자동교환 제도를 시작하기로 했다.
알바니아, 아루바, 오스트리아는 1년 늦은 2018년 9월에, 스위스, 바하마 등 협정에 참여하지 않은 국가도 2018년 시행 계획을 밝혔다. 스위스는 제도를 시행하려면 국민투표를 거쳐야 한다. 미국은 협정엔 참여하지 않았지만 자체 법에 따라 정보를 교환하기로 했다.
50여 개국 참여로 이뤄진 합의지만 불완전한 모습도 보였다. 파나마는 은행 정보 교환 시기를 명시하지 않았고 싱가포르는 협정에 서명하지 않아 시작부터 불완전하게 출발하게 됐다.
협정 시작 시기가 2017년부터라는 것도 문제다. 시간적 여유가 있는 만큼 조세회피 계좌주들이 재산을 분산해 은닉하는 등 대비할 시간이 충분하기 때문이다. 스위스가 계좌 정보 제공에 대해 "자국 산업에 중요한 나라들에만 넘기겠다"는 단서를 단 것도 문제라는 지적이 나온다.
쇼이블레 재무장관은 협정 불완전성에 대한 비판을 인식한 듯 추가 논의 가능성을 언급했다.
[이영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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