흡연이 남성에만 있는 Y염색체 소실을 촉진

2014. 12. 6. 20:34사회 문화 연예 스포츠

 

흡연이 남성에만 있는 Y염색체 소실을 촉진

 

스웨덴 웁사라 대학 연구진 발표

[이데일리 이순용 기자] 흡연이 남성에게만 있는 성염색체 Y염색체의 소실을 가속화한다는 연구결과가 나와 관심을 끌고 있다.

성염색체는 여성에게는 X염색체(XX)2개, 남성은 X와 Y염색체를 각각 하나씩 갖고 있다. 남성에게만 있는 Y염색체는 나이가 들면 점차 체세포 속에서 자연 소실된다.

스웨덴 웁살라 대학의 라스 포스베리 박사는 담배를 피우는 남성은 Y염색체의 소실 속도가 빠르며 흡연량이 많을수록 속도는 더 빨라진다는 연구결과를 발표했다고 헬스데이 뉴스가 최근 보도했다.

포스베리 박사는 “노인 남성 6천여명의 혈액샘플을 분석한 결과 나이를 먹을수록 Y염색체가 줄어들고 있음이 확인됐으며 특히 흡연자들에게서 이러한 현상이 두드러지게 나타났다”고 밝혔다.

전체적으로 70세 이상 노인의 15%에서 최소한 10% 이상의 Y염색체 소실이 나타났다. 그런데 흡연자는 비흡연자에 비해 이러한 Y염색체의 소실 가능성이 2-4배나 높았다. 흡연량이 많은 사람일수록 이러한 가능성은 더 높게 나타났다.

고혈압, 과체중, 당뇨병, 운동부족 등 다른 위험요인들을 살펴보았지만 오로지 흡연만이 Y염색체 소실과 연관이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그러나 과거 담배를 피우다 끊은 사람은 담배를 전혀 피우지 않은 사람과 Y염색체 소실 비율이 비슷했다.

문제는 Y염색체 소실 속도가 빨라진다는 것이 구체적으로 무엇을 의미하느냐이다. Y염색체는 성의 결정과 정자의 생산에 관여하는 유전자들만 가지고 있는 것으로 과학자들은 믿어왔다.

그러나 최근 Y염색체에 들어있는 유전자들이 종양 억제 같은 다른 중요한 기능을 수행하며 남성의 수명과도 연관이 있다는 연구결과들이 나오고 있다. Y염색체가 소실된 세포는 면역체계의 종양 ‘감시’ 기능이 작동하지 않을 수 있다고 포스베리 박사는 주장했다.

이같은 연구결과는 과학전문지 ‘사이언스’ 온라인판에 발표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