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 1. 23. 21:02ㆍ부동산 정보 자료실
"빚내서 집 살 엄두 안나" 내 집 마련 포기..서글픈 80년대생
조선비즈 이진혁 기자 입력 2015.01.23 16:27 수정 2015.01.23 16:32
국내 10대 그룹에 속한 기업에 다니는 직장인 A씨는 최근 저축으로 집을 사려던 계획을 포기했다. 1980년생인 A씨는 5년여간 직장생활로 1억원 가까이 저축했다. 막상 집을 사려니 2억원 가까이 모자랐던 것이다.
A씨는 "당장 2억원가량 대출을 받아야 겨우 집을 사는데, 아이 교육비는 계속 늘어나는 데 원금과 이자를 갚으려니 막막하게 느껴졌다"고 말했다. A씨는 "2년마다 이사를 하더라도 전세로 사는 게 마음이 편하고 노후 자금을 조금이나마 모을 수 있겠다 싶었다"고 말했다.
↑ /조선일보DB
↑ 부동산114에 따르면 지난해 말 전국 아파트 매매가격은 3.3㎡당 918만원을 기록했다.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은 3.3㎡당 1649만원. 84㎡ 아파트를 사기 위해선 4억2000여만원이 필요하다. 사진은 서울의 한 부동산 중개업소. /조선일보DB
↑ 국토교통부가 22일 발표한 ‘2014년도 주거실태조사’를 보면 가구주 나이가 34세 이하에서 “내 집이 꼭 없어도 된다”는 생각을 한 사람은 29.1%로 나타났다. /국토교통부 제공
30대가 '내 집 마련' 꿈을 포기하는 경우가 늘었다. 10년 넘게 월급의 절반을 저축해도 집을 살 가능성이 작기 때문이다. 내 집 마련 포기가 늘면서 전세 물건은 귀해지고, 월세를 사는 가구가 늘고 있다.
국토교통부가 22일 발표한 '2014년도 주거실태조사'를 보면 가구주 나이가 34세 이하에서 "내 집이 꼭 없어도 된다"는 생각을 한 사람은 29.1%로 나타났다. 35~44세는 23.8%였다. 65세 이상(13.3%)과 비교하면 10%포인트 이상 차이 난다. 젊을수록 내 집 마련을 포기하는 경우가 많은 셈이다. 자기 집을 가진 자가보유율은 58%로 역대 최저치를 기록했다.
30대가 내 집을 마련하겠다는 꿈을 접는 이유는 집값이 비싸기 때문이다. 부동산 정보 업체 부동산114 집계로는 지난해 말 전국 아파트 매매가격은 3.3㎡당 918만원을 기록했다. 요즘 신혼부부가 선호하는 전용면적 84㎡ 아파트를 사려면 2억3000만원이 넘게 든다. 서울은 더 비싸다.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은 3.3㎡당 1649만원. 84㎡ 아파트를 사려면 4억2000여만원이 필요하다. 이나마 평균값이다. 강남 등 교육환경이 좋은 곳에서 살려면 더 큰 비용을 내야 한다.
한국경영자총협회가 2013년 대졸 신입사원 초봉을 조사한 자료를 보면 2억3000만원짜리 집을 사려면 신입사원이 7년간 한 푼도 안 쓰고 모아야 한다. 서울은 13년을 모아야 한다. 직급이 올라갈수록 연봉은 오르겠지만 쉽지 않은 시간이다.
국토부가 2012년 조사한 주거실태자료를 보면 한국에서 집을 처음 사는 평균 나이는 41.1세다. 현재 평균 퇴직연령은 53세가 많다. 결국 빚을 내서 집을 사도 10년 후에는 은퇴해야 하는 상황이 온다는 말이다. 그래서 집을 사기가 쉽지 않다.
이러다 보니 월세 비중도 점점 높아지고 있다. 전체 전·월세 가구 중 월세가구는 2012년 50.5%에서 지난해 55.0%로 증가해 사상 최대를 기록했다. 전세가격이 치솟고, 전세 물건도 부족하면서 월세로 전환하는 비율은 계속 높아지고 있다.
김광석 현대경제연구원 선임연구원은 "일자리시장이 경색되면서 사회로 진입하는 시기가 늦어지고, 결혼이나 주택 구입도 점점 지연되는 분위기가 만들어지고 있다"며 "전세가격 상승률이 물가 상승률보다 높고, 물가상승률이 임금상승률보다 높은 상황에서 30대가 내 집을 마련하겠다는 생각을 가지기 쉽지 않은 사회가 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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