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비업체가 건물관리도?…건설·부동산업 영역파괴

2015. 4. 18. 20:35C.E.O 경영 자료

경비업체가 건물관리도?…건설·부동산업 영역파괴

 

에스원 건물관리서비스 급성장…세빌스코리아 호텔운영, 제조업체 시행업 진출 등

 

(서울=뉴스1) 이군호 기자 = 건설·부동산시장에 변화의 바람이 불고 있다. 영역 파괴와 함께 융·복합이 급속히 일어나고 있는 것.

대표적인 보안업체인 삼성그룹 계열 에스원은 건물관리서비스 분야가 급성장하고 있고, LG그룹의 구매대행·건물관리 서비스업을 하던 서브원은 건설사업부 비중이 커지고 있다. 부동산 전문 서비스기업인 세빌스는 호텔 위탁 운영에 나서고 있고, 제조업체들의 시행업 진출도 늘어나고 있다.

16일 업계에 따르면 글로벌 부동산서비스 기업인 세빌스코리아는 이날 첫 번째 브랜드 호텔 '더 군산호텔 매니지드 바이 세빌스(The Gunsan Hotel managed by Savills, 이하 더 군산호텔)'의 그랜드 오픈 행사를 가졌다.

뉴스1

2015.04.15/뉴스1 © News1 이은주 디자이너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더 군산호텔은 지난해 개인투자자가 군산관광호텔을 낙찰받아 세빌스코리아와 전문 위탁 운영 계약을 맺으며 재탄생했다. 더 군산호텔은 전북 군산시 경장동 462-1에 위치한 비즈니스호텔로 객실 135개와 2개의 식음업장, 연회장을 갖췄다.

더 군산호텔 오픈이 갖는 의미는 부동산 서비스기업인 세빌스가 직접 호텔 운영에 뛰어들었다는 점이다. 세빌스코리아는 부동산 투자자문, 임대, 자산관리, 리서치, 컨설팅, 가치평가, 리테일 등의 서비스를 제공하는 기업이지만 호텔 운영으로 영역을 확대하고 있는 것.

지난해 세빌스코리아는 분양형호텔인 해운대 센텀호텔도 위탁운영 계약을 맺었다. 전경돈 세빌스코리아 대표는 "분양형 호텔은 객실 매출에 따라 수익을 지급받는 형태여서 호텔 위탁사의 능력에 따라 투자 수익률이 달라지기 때문에 투명한 관리를 보장할 수 있는 호텔 운영사의 전문성이 중요하다"며 "세빌스코리아의 강력한 내부 통제시스템인 '회계와 오퍼레이션 크로스체킹 시스템'이 그 역할을 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세빌스코리아는 더 군산호텔을 시작으로 향후 호텔 위탁운영 사업을 전국으로 확대해 나갈 예정이다.

삼성그룹의 대표적인 보안업체인 에스원은 건물관리서비스 분야가 급성장하고 있다. 키움증권에 따르면 에스원의 건물관리서비스 분야는 올해 매출액 3962억원(전년대비 +9.0%), 영업이익 417억원(+23.5%)을 거둘 것으로 전망됐다.

에스원은 지난해 1월 삼성에버랜드 E&A사업부의 건물관리사업을 넘겨받았다. 관리를 하는 오피스는 2013년 말 254개에서 지난해 말 263개로 3.5% 증가했다. 특히 매출 기준 삼성그룹 비중이 90%에 달해 안정적인 마진을 확보하면서 영업이익이 급신장하고 있다.

건물관리서비스업은 시설운영·유지보수·보안 등의 FM(Facility Management)사업, 임대차관리·빌딩 운영수익 향상·투자자문 등 부동산 가치를 극대화하는 PM(Property Management)사업, 에너지관리사업 등으로 구성된다.

키움증권은 에스원이 올해부터 공격적인 건물관리서비스 영업에 돌입할 것으로 전망했다. 초고층빌딩이 늘어나고 있는데다 IBS(지능형빌딩시스템) 등장으로 시장규모가 지속적으로 증가하는 추세고, 공공기관 건물관리를 위탁관리로 전환하는 정부 방침에 따라 신규 시장이 조성되고 있어서다.

라진성 키움증권 연구원은 "부동산 서비스 사업은 미래 국내 부동산시장의 중요한 화두이자 일본의 사례를 보더라도 성장이 예상되는 분야"라며 "에스원은 삼성그룹 일감이 있고, 건물 생애주기에 맞는 다양한 부동산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어 부동산 서비스 시장에서 중요한 위치를 차지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LG그룹의 구매대행·건물관리 기업인 서브원은 건설사업부 비중이 커지고 있다.

서브원은 그룹 계열사의 활발한 설비투자로 건설사업부문이 성장하면서 외형이 커졌다. 그룹 계열사들이 공장을 건축할때 GS건설과 공동도급 형태로 일감을 맡으며 매출이 늘어나고 있는 것. 2008년 2조375억원에 불과했던 연간 매출액은 2011년 4조6028억원까지 급성장했고, 지난해는 4조5523억원을 기록하며 4조원대를 유지했다.

GS건설 관계자는 "LG그룹 계열사의 건축공사를 서브원과 50대 50 또는 60대 40 비율로 공동시공하고 있다"며 "건축시공시장에서 입지를 굳혀가고 있다"고 설명했다.

제조업체의 부동산 개발업(시행사) 진출도 활발하다.

녹십자홀딩스는 최근 사업 목적에 부동산 개발업을 추가했다. 녹십자홀딩스는 경기 용인시 기흥역세권에 포스코건설과 공동으로 올 하반기 1389가구의 대단지 아파트를 공급할 예정이다. 노벨과개미는 지난달 수원 광교신도시에서 분양된 1750실 규모의 '엘포트 아이파크' 오피스텔 시행사고, 오성제지는 지난해 말 관양동에 지식산업센터인 '대우 평촌 오비즈타워'를 준공하면서 부동산 개발·임대업체로 변신했다.

한 건설경영 전문가는 "모든 산업에서 융·복합이 이뤄지고 있고 건설·부동산산업도 예외는 아니다"라며 "다만 호기심 차원이 아닌 제대로 준비된 기업만이 성공할 수 있다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고 말했다.
gun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