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 9. 28. 18:36ㆍ이슈 뉴스스크랩
[고령화의 역습③]동전의 양면 '출산율', 10년간 82조 쓰고도 '바닥'…만혼이 주원인
고령화 원인 저출산, 90년 조사이후 최고 수준의 만혼이 주된 이유
주거 및 일자리 문제, 자녀교육 문제 등 해결 없이 출산율 향상 어려워
【세종=뉴시스】안호균 기자 = 우리나라가 빠르게 고령화하는 가장 큰 이유는 세계에서 가장 낮은 출산율 때문이다.
27일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우리나라의 합계출산율은 1.21명으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중 가장 낮은 수준이다.
일반적으로 합계출산율이 인구 대체 수준인 2.1명 이하면 '저출산국', 1.3명 이하면 '초저출산국'으로 분류한다. 한국은 2001년 이후 14년째 합계출산율이 1.3명을 밑돌고 있다. 저출산·고령화로 인한 인구구조 변화는 조만간 우리 경제에 심각한 위협이 될 전망이다.
통계청이 지난 2011년 발표한 '장래인구추계'에 따르면 우리나라는 2016년 15~64세 생산가능인구가 정점을 찍고 감소 추세에 접어든다. 또 2017년부터 노인 인구가 전체의 14%를 넘어서 '고령사회'에 진입한다.
또 생산가능 인구 100명이 부양해야 하는 노인 인구는 2010년 10명 수준이었지만 2018년 20명을 넘어서고, 2026년에는 30명을 돌파할 전망이다.
정부는 10여년 전부터 사태의 심각성을 깨닫고 대비책을 마련하기 시작했다. 지난 2006년부터 5년마다 '저출산·고령화 기본계획'을 수립해 전 부처가 저출산 문제에 대응하고 있다.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소속 새누리당 심재철 의원이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2006년부터 올해까지 투입한 저출산 대책 관련 예산은 국공립 어린이집 확충, 난임부부 지원 등 총 81조2000억원에 달한다. 2006년 2조1000억원이던 관련 예산은 매년 늘어나 올해 14조7000억원 규모로 확대됐다.
하지만 이같은 노력에도 성과는 미흡한 수준이다. 2005년 1.08명까지 떨어졌던 출산율은 정부의 정책적 노력으로 2012년 1.3명까지 상승했지만 그 이후에는 다시 낮아지는 추세다.
출산율이 계속 낮아지는 가장 큰 이유는 만혼(晩婚)이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평균 초혼연령은 남자 32.4세, 여자 29.8세로 1990년 통계조사 시작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최슬기 한국개발연구원(KDI) 국제정책대학원 교수는 "저출산 현상은 과거 소비에트 연방이 해체되면서 혼동기를 겪었던 동유럽 국가에서도 나타났지만, 이런 상황이 계속 남아 있는 나라는 한국이 유일하다"며 "IMF 사태 이후 위기가 만성화하면서 젊은 세대들이 출산 시기를 늦추는 경향이 지속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전문가들은 적지 않은 예산을 투입하고도 출산율이 높아지지 않는 것은 정부의 정책이 핵심에서 벗어나 있었기 때문이라고 지적한다.
지금까지의 정책이 보육 지원 등 주로 기혼자들의 출산을 장려하기 위한 데 초점이 맞춰져 있었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결혼을 하지 않거나 결혼을 미루는 것을 해소하는 데 소홀했다는 설명이다.
석재은 한림대 사회복지학과 교수는 "결국 저출산은 결혼한 사람들이 출산을 안해서 생기는 문게가 아니라 결혼을 안하거나 너무 늦게 해서 생기는 문제"라며 "보육 지원 등 출산에 대한 보상을 해주는 것으로 출산율을 끌어올리는 데는 한계가 온 것 같다"고 지적했다.
석 교수는 "정책의 초점을 출산 자체에 맞추기 보다는 젊은 세대들의 결혼을 어렵게 하는 요인들을 해결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며 "결국 주거 문제, 일자리 문제, 자녀 교육 문제 등 굵직굵직한 문제들을 해결하지 않고는 출산율을 높이기 어렵다고 본다"고 덧붙였다.
또 출산율이 다소 오르더라도 고령화 문제를 완전히 해소하기는 어려운 만큼 고령화로 인한 노동생산성 하락과 성장 잠재력 위축에 대한 대비가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손종칠 한국외대 경영학과 교수는 "향후 3~4% 대의 견조한 경제성장률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베이비붐 세대, 청년층, 여성 및 주고용층 등 전 연령대의 고용를 제고할 필요가 있다"며 "일본보다 빠른 고령화 속도를 감안할 때 이제는 정년연장 등 보다 전면적이고 포괄적인 정책 방안을 과감하게 제기할 필요가 있다"고 제안했다.
ahk@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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