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주의' 1%가 99%를 이길 수 있는 이유

2015. 10. 25. 19:35C.E.O 경영 자료

'민주주의' 1%가 99%를 이길 수 있는 이유

[따끈따끈 새책] '우리만 모르는 민주주의'머니투데이 | 백승관 기자 | 입력 2015.10.24. 08:08

 

[머니투데이 백승관 기자] [[따끈따끈 새책] '우리만 모르는 민주주의' ]

누가 '민주주의'에 돌을 던질까. 우리 사회에서 反민주주의는 금기어다. 민주주의에 반대한다는 일은 '종북'이며 '빨갱이'로 취급받는다. 분단의 역사와 긴 이념투쟁이 우리에게 남긴 굴레다. 노동자와 서민이 절대 다수지만 정치는 과연 '다수의 국민'을 대변해 주는가.

냉전시대 자유민주주의 수호자를 자처했던 미국에서 "민주주의는 절대 선인가"라는 물음이 던져졌다. '1%에 맞선 99%의 저항' 월가 점거운동을 이끌었던 데이비드 그레이버 교수는 '우리가 모르는 민주주의'를 통해 현대 민주주의의 허상을 지적한다.

보수파들은 민주주의가 고대 그리스에서 시작되어, 그들이 '서구문명'이라 부르는 것 속에서 면면히 발전해 내려온 자신들만의 것이라고 주장한다. 그레이버 교수는 선거제와 다수결의 원칙이 지금은 당연한 것으로 받아들여지지만, 초기 미국의 건국자들은 '직접민주주의'에 대한 공포를 가지고 있었으며, 대중과 직접민주주의를 경멸했다고 이야기한다. 그들에게 있어 직접민주주의는 어리석은 대중의 골치 아픈 요구이며, 무분별한 군중에 의한 정치체제일 뿐이다.

저자는 '민주주의' '합리성' '생산성' '자유시장' 등의 이념에 담긴 상위 1%들의 전략을 파헤친다. 우리가 미처 알지 못했던 민주주의의 역사와 기득권의 숨겨진 음모를 생동감 있게 전달한다. 그리고 아테네 민주주의의 탄생, 미합중국의 건국 등 우리가 배워온 중요한 역사적 순간들과 개념들의 이해가 조작되었다는 근거를 도발적으로 제시한다.

저자는 이 책에서 가장 강력한 정치 이념이 되어버린 민주주의와 자본주의에 관한 대담하고 새로운 생각을 담아낸다. 또한 지금의 민주주의에 나타나는 부와 권력의 집중, 대중이 부채노동자가 되어가는 현실은 세계 경제 공황의 주체인 1%의 정치와 금융계의 결탁에 기반을 둔 경제체제 때문이라고 말한다.

◇우리만 모르는 민주주의=데이비드 그레이버 지음, 정영호 옮김, 이책 펴냄, 328쪽/1만6000원

백승관 기자 landm@m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