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 12. 17. 19:16ㆍC.E.O 경영 자료
[월드리포트] '나홀로 긴축' 나선 미국…착잡한 지구촌
9년 만의 미국 금리인상이 몰고 올 글로벌 파장(1)
미국은 2008년 12월부터 0~0.25%의 초저금리를 유지해왔기 때문에 이번 금리인상은 꼭 7년 만에 초저금리(제로금리) 기조를 전환하는 것이 된다. 금리인상 자체는 9년 6개월 만이다. 미국 중앙은행이 마지막으로 금리를 '인상'한 것은 지난 2006년 6월 이었는데, 그 이후엔 인하 조치만 있었기 때문이다.
이런 큰 결정이 나왔지만 월 스트리트는 담담했다. '언제 올리나'하며 2년 동안 계속된 시장의 오랜 불확실성이 해소됐다는 기대감, 낙관적 전망이 확산되는 느낌이다.
그동안 수차례 '점진적 인상'을 강조한 옐런 미 연준 의장은 오늘(17일 새벽) 금리를 0.25% 포인트 올린다고 발표하면서도, 성명과 기자회견은 아주 비둘기적인(dovish), 시장친화적인 내용으로 시장을 최대한 안심시켰다. 그래서 연말의 이른바 산타 랠리가 올해도 어김없이 재현될 것이란 기대가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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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에도 상황을 봐가며 금리를 신중하게 올릴 것이며 심지어 상황이 나쁘면 다시 내릴 수도 있다'는 통화당국의 시장순응적 태도에 말 많은 월가 투자꾼들은 내년 금리인상 행보에 대해서도 이미 결론을 내린 분위기이다. 미국의 투자은행들은 내년 금리인상은 많아도 4차례, 분기별 한 번 있을 것이고, 내년 연말에도 미국 기준금리는 1.5% 이하에 머물 것으로 예상했다.
그동안 국제 금융시장에서는 미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의 금리 인상 발표 당일 뉴욕증시는, 국제유가가 안정된다면 오히려 상승할 것이란 전망이 많았다. 결과적으로 뉴욕과 유럽증시는 모두 상승했지만 국제유가(WTI)는 달러화 가치 강세의 부담과 공급과잉 우려 속에 4.9%나 하락하며 35,52달러에 마감했다. 심상치 않은 여운을 남긴 부분이다.
● 고금리 정크본드 환매조짐…신흥국 달러부채가 변수
경제학자들 사이에선 달러화 가치 강세와 원자재 가격 하락으로 자금유출 위기를 겪고 있는 신흥국들에겐 큰 충격이 닥칠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미국 자본시장에선 신흥국 투자가 많은 고금리 정크본드에서 환매요구가 나타나기 시작했다. 이자를 덜 받더라도 돈을 빼겠다는 것으로 신흥국들의 위기를 우려하는 심리가 반영된 것이다.
주로 러시아, 브라질 등 원유와 원자재 가격 하락으로 경제타격을 받는 나라와 관련된 펀드들이어서, 신흥국들의 자금이탈이 현실화되고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연말이라 일부 투자자들이 실적 확정을 위해 돈을 빼는 경우가 섞여있어 큰 문제는 아니라는 반론도 나오지만 사태는 미국 금리인상 확정 이후에 더 확산될 가능성이 크다.
2008년 금융위기 이후 미국.유럽의 저금리 기조가 이어지면서 국제투자자금은 고수익을 찾아 신흥국으로 몰렸다. 이 과정에서 신흥국 정부와 기업들이 달러화로 상환해야하는 국채와 회사채를 대거 발행해 왔는데, 문제는 미 금리인상으로 달러화 강세가 나타나면서 이 채권에 대한 상황 부담이 증가하고, 결제에 사용할 달러를 마련하지 못하는 상황이 올 수 있다는 점에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특히 유가하락, 원자재 가격 하락으로 재정이 위기에 처한 국가나 부실한 기업들이 부도위기를 맞을 수 있다는 것이다.
한국, 중국을 포함해 12개 신흥국의 기업부채 가운데 10% 정도인 2조3천4백억 달러가 달러화 부채로 추산되고 있는데, 브라질과 터키, 말레이시아, 남아공 등이 가장 위험한 상황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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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원자재 수출 의존하는 신흥국들만 불리한 미국 금리인상
미국은 경기회복이라는 국내적 여건이 조성돼 긴축에 나서는 것이고, 유럽은 추가 경기부양과 달러 강세에 따른 유로화 약세를 활용해 수출로 돌파구를 찾을 수 있겠지만, 신흥국들은 유가와 원자재 가격이 내년 상반기까지 계속 약세로 가면 줄줄이 금융위기를 맞을 수 있다는 우려가 심각하게 제기되고 있다.
앞으로 중국의 경기가 둔화됐다는 지표가 나올때마다 세계금융시장도 크게 흔들릴 수 있다. 월가 일각에선 이번에 미국이 금리를 올린 것은 통화정책을 긴축 모드로 전환한다는 의미도 있지만, 앞으로 통화정책의 여지(다시 금리인하)를 남기기 위해서라도 꼭 필요한 조치였다는 분석도 내놓고 있다.
한국은 외환보유고가 세계 7위로 많아서 내년 중반까지 이어질 수 있는 미국 금리인상의 파장을 견뎌내기에 충분하다는 분석이 있다. 하지만 신흥국들이 경기부진에도 불구하고 자금이탈을 막기위해 울며 겨자먹기로 기준금리를 올리고 있는 것처럼 어쩔 수 없이 한국도 금리인상 압박을 받게 될 것이다. 미국과 적절한 금리차이를 유지하기 위해 한국도 기준금리를 더 이상 인하하기 어렵고, 시장금리는 완만히 상승할 것으로 예상된다.
금리인상 움직임이 확산되면 우리 경제가 안고 있는 천문학적인 가계부채는 신흥국들의 달러화 부채와 같은 폭탄이 될 수 있다. 신흥국들의 경제붕괴가 만약 현실화 된다면 국제화된 경제구조를 가진 한국에 충격이 닥치는 것도 시간 문제이다. 과거와 달리 미국의 이번 금리인상은 세계경제의 저성장과 부진 속에 단행되는 것이라 더 걱정이 많아진다.
[박진호 기자 jhpark@s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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