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북방송 재개→B-52→? 격랑속 한반도

2016. 1. 10. 18:31C.E.O 경영 자료

대북방송 재개→B-52→? 격랑속 한반도

헤럴드경제 | 입력 2016.01.10. 16

[헤럴드경제=김수한 기자] 북한의 제4차 핵실험 이후 우리 정부의 군사 조치, 유엔 안보리의 제재 등 북한에 대한 각종 제재가 전방위적으로 진행되면서 한반도가 격랑 속에 빠져들고 있다.

우선 우리 정부는 지난 6일 북한 핵실험 당일 박근혜 대통령이 “상응한 대가를 치를 것”이라고 언급한 이후부터 남북관계에서 특히 민감한 사항인 군사조치를 전격 단행하며 전방위적 압박을 가하고 있다. 

정부는 북한 핵실험 이틀 뒤인 8일 김정은 북한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 생일을 기해 북한체제 비판 등이 포함된 대북 확성기 방송을 전격 재개했다. 지난 8월 북한의 지뢰도발 등으로 남북한의 군사적 긴장이 최고조에 이르렀을 때 가까스로 8.25 합의를 통해 북측의 강력한 요구로 중단된 대북 방송이 다시 시작된 것이다.

대북 방송 재개를 통해 지난 8.25 합의 당시와 현재 남북의 권력 역학관계가 여실히 드러난다는 점에서 주목할 만하다.

8.25 합의의 주역인 남측의 김관진 국가안보실장은 대북 확성기 방송 중단 합의를 이끌어낸 장본인이지만, 이번 북한 핵실험 직후 국가안전보장회의를 주재하며 대북 방송 재개를 결정하는 역할을 도맡았다. 불과 4개월여 만에 화평을 이끌어낸 인물에서 단호히 군사 제재를 가하는 강경론자로 거듭나게 된 것.

역시 8.25 합의의 주역인 고 김양건 북한 대남비서는 북한 4차 핵실험 불과 1주일여 전인 지난 29일 교통사고로 사망한 사실이 북한 언론을 통해 알려졌다. 남북 정상회담을 단독 수행하는 등 남북 화해 분위기에 항상 얼굴을 비춰 온건파로 분류되는 고 김 비서가 핵실험 직전 사망했다는 점에서 이번 사태에 의미가 있는 것으로 해석된다. 김관진, 고 김양건의 입장 변화나 신상 변화가 고스란히 남북관계의 격변으로 이어지고 있는 것이다.

온건파로 분류되는 김양건 북한 대남비서가 지난달 29일 돌연 사망한 지 일주일여 지나 북핵실험이 강행됐다.
온건파로 분류되는 김양건 북한 대남비서가 지난달 29일 돌연 사망한 지 일주일여 지나 북핵실험이 강행됐다.

대북 확성기 방송에 이어 한미 양국 국방부 장관의 한미동맹 공조 재확인을 통해 한미간 군사공조도 긴밀히 이뤄지고 있다.

6일 밤 한민구 국방부 장관과 애슈턴 카터 미 국방부 장관은 전화 통화를 통해 한미공조를 재확인하고, 다음날인 7일 오전 한 장관은 미 장관과의 공동언론발표문을 발표했다. 발표 자리에는 이순진 합참의장과 커티스 스캐퍼로티 한미연합사령관이 배석했다.

이어 대북방송 재개 이틀 째인 10일 미군은 괌 기지에 있던 미 전략무기인 B-52를 북한 4차 핵실험 나흘 만에 한반도 상공에 전개했다. 지난 3차 핵실험에서 B-52가 핵실험 이후 근 한달여만에 한반도 상공에 전개됐다는 점에서 한미 양국이 이번 사태를 대하는 태도가 훨씬 엄중하게 바뀐 것으로 관측된다.

우리 군의 대북방송 재개, B-52의 주한미군 전개, 등 한미 양국군의 조치에 이어 앞으로 미국의 핵추진 항공모한이 한반도 해역에 오는 방안이 유력시된다.

‘떠다니는 군사기지’로 불리는 최신예 핵추진 항공모함 로널드 레이건호는 배수량이 무려 10만2000t으로, 항공기 80여대를 탑재하고 승조원은 약 5400명에 달한다. 길이는 333m, 최대 속력은 시속 56㎞다.

로널드 레이건호는 슈퍼호넷을 비롯한 미 해군 공중전력을 적지를 향해 매우 효율적으로 투사할 수 있다. 로널드 레이건호는 작년 10월에도 우리 해군의 관함식에 참가하고자 해군 부산작전기지에 입항한 바 있다.

배길이 333m, 높이 63m에 이르고 비행갑판면적은 1만8210㎡에 달한다.

갑판최대너비는 78.34m, 기준배수량 8만8000t, 만재배수량 10만3000t이다.

운항속도는 30노트, 동력은 A4W형 원자로 2기를 사용해 최대 28만 마력을 과시한다. 탑승인원은 약 6000명이다.

조기경보기인 E-2C(호크아이2000), 슈퍼호넷과 호넷, 전투기 등 각종 비행기를 최대 80여대까지 탑재한다.

이어 핵 잠수함, F-22랩터 스텔스 전투기 등의 한반도 전개 여부도 주목된다.

북한 핵추진 잠수함 로널드 레이건호
북한 핵추진 잠수함 로널드 레이건호

이번 4차 핵실험을 계기로 나이가 어린 김정은의 정치력이나 외교력이 미숙하다는 점 또한 크게 부각될 것으로 보인다.

핵실험이 일견 대내적인 체제결속에 도움이 될 것으로 보는 시각도 있지만, 그보다는 국제사회에서 고강도의 외교적 제재를 당하고, 한미당국에 의해 취해지는 군사 조치에 대해서도 당분간 속수무책으로 일관하다 보면 대내적인 지도력의 추동력조차 떨어질 거라고 보는 시각이 많다.

정부 관계자는 “북한이 이번에도 예측불가능한 방식으로 전 세계를 상대로 도발해 국제적 비난 여론이 거세 북한의 운신의 폭이 점점 더 줄어들 것”이라며 “북한에 대해 강력하고 단호하게 대응해 정부가 북한이 4차 핵실험을 할 경우 ‘게임체인저’가 될 것이라고 경고해 온 것처럼 국면 전환이 일어날 개연성도 있어 보인다”고 말했다. soohan@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