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에서 사라지는 외국인들 급증…컨테이너에 숨고 어선 타기도 ‘천태만상’

제주에서 사라지는 외국인들 급증…컨테이너에 숨고 어선 타기도 ‘천태만상’

경향신문 원문 |입력 2016.01.15 11:43 |수정 2016.01.15

제주에 무사증으로 입국한 베트남인 40여명이 무더기로 숙소를 이탈해 관계당국이 소재 파악에 나섰다. 제주도는 사증 없이 입국할 수 있는 무사증 입국 제도를 운영하고 있다. 하지만 사증없이 입국한 외국인들이 불법취업 등을 위해 다른 지역으로 빠져나가는 이탈자가 최근 급증하고 있다.

15일 제주출입국관리사무소 등에 따르면 무사증 제도를 활용해 제주를 찾는 이들은 2010년 10만8679명, 2011년 15만3862명, 2012년 23만2932명, 2013년 42만9221명, 2014년 64만5932명 등으로 급증했다. 외국인이 제주에 무비자로 입국한 경우에는 제주를 벗어날 수 없다. 다른 지역으로 이동할 경우 ‘제주특별자치도 설치 및 국제자유도시 조성을 위한 특별법’ 위반으로 불법체류가 된다.

제주해경이 지난해 11월29일 무사증으로 제주에 입국한 뒤 어선을 타고 제주지역 밖으로 무단 이탈을 시도한 혐의로 중국인 리모(23)씨 등 8명을 검거하고 있다. 제공=제주해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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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무단 이탈자는 2010년 832명, 2011년 282명, 2011년 371명, 2013년 731명. 2014년 1450명으로 크게 증가했다.

다른 지역으로 이동하는 방법도 가지각색이다. 지난해 7월20일 제주해양경비안전본부에 의해 적발된 중국인 맹모씨(33) 등 7명은 제주시 한림항에서 목포항으로 출발하는 화물선 컨테이너에 숨어들어 이동하려다 적발됐다. 지난해 11월20일에 적발된 중국인 리모씨(23) 등 8명은 제주시 이호동에 있는 포구에서 어선을 타고 다른 지방으로 이동을 시도하기도 했다.

무사증 불법 이동은 화물차량에 은신해 화물선을 이용하거나 위조한 신분증으로 여객선이나 공항을 통해 이동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최근에는 컨테이너에 숨어 들거나 대범하게 어선을 타고 이동하는 사례도 종종 적발되는 등 무단 이탈 방법도 진화하고 있다.

한편 제주출입국사무소는 지난 12일 무사증으로 제주에 입국한 베트남인 155명 중 56명이 13일 제주시 숙소를 이탈해 사라졌다는 여행사 직원의 신고가 접수됨에 따라 공항과 항만에 이 사실을 통보하고 관광객들의 신병을 확보 중이다. 출입국관리사무소는 이중 10명을 인근 모텔에서 발견했고 이들을 상대로 숙소 무단이탈 경위와 불법취업 시도 여부 등을 조사하고 있다. 이들은 관광을 목적으로 제주에 방문했고 지인이 숙소를 옮기는게 좋다고 해서 이동했을 뿐 불법취업 목적은 아니라고 부인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베트남 단체여행객은 지난 12일 오전 직항편으로 베트남 하노이에서 제주에 입국해 5박6일 일정으로 관광을 한 뒤 17일 베트남으로 출국할 예정이었다. 사라진 이들을 제주에서 찾을 경우에는 다른 지방으로 빠져 나간 것이 아닌 만큼 제주특별법 위반 혐의를 적용할 수는 없다. 하지만 관광 목적에서 벗어나 취업하거나 제주도를 무단이탈 하면 법 위반이 된다.

< 박미라 기자 mrpark@kyunghya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