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S보다 더 무서운 놈들이 온다
2016. 1. 24. 18:37ㆍC.E.O 경영 자료
기후변화·슈퍼버그·비만 등은 인류 전체가 힘을 모아 물리쳐야 할 더 근본적인 위험
이라크와 시리아에서 이슬람국가(IS)의 횡포 속에 살아가는 사람들에게 그 극단주의 무장세력은 대단히 현실적인 위협이다. 하지만 그들이 인류에 제기하는 광범위한 위협은 어쩌면 과대포장됐을지도 모른다. 레바논 베이루트로부터 프랑스 파리에 이르는 테러 공격은 그들이 지배지역을 훨씬 뛰어넘어 살상을 저지를 수 있음을 보여준다. 그리고 그 무장단체는 능란하고 효과적인 미디어 전술로 자신들의 잔학행위가 뉴스 헤드라인을 도배하도록 만든다.
그러나 IS는 대체로 오합지졸의 게릴라 집단이다. 그들이 장악하기 훨씬 전부터 이미 정정 불안에 휩쓸렸던 중동 일부 지역의 영토를 고수할 뿐이다. 그리고 그들이 세계에 제기하는 위협은 여러 가지 이유에서 중요성을 갖지만 상대적으로 그렇게 큰 문제는 아니다. 이들 말고도 우리 인류가 훨씬 더 신경 써야 하는 다른 더 큰 위험들이 우리 앞에 기다리고 있다.
기후변화 위협
2016년 새해를 맞이하는 시점에서 총을 휘두르는 저열한 IS무리에 관한 지나친 걱정은 접어두고 대신 인류에 대한 훨씬 더 큰 위협들을 고민해 보자. 다음은 2016년 전 세계가 힘을 합쳐 물리쳐야 할 5가지 더 큰 위협들이다.
지난해 12월 파리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21)에서 온실가스 배출을 줄이기로 모든 참가국이 만장일치로 합의했다. 갖가지 구체적인 목표치도 정했다. 그런 합의에 도달한 건 사상 처음이었다. 서로 등을 두드리며 축하했다. 그러나 실행은 합의와는 또 다른 문제다. 우리는 인위적인 기후변화와 관련된 잇따른 재앙에 직면해 있다. 앞으로 홍수와 가뭄, 이상고온, 말라리아 같은 질병, 안전을 위협하는 위기, 건강을 해치는 오염 등등이 더 많이 찾아온다는 의미다. 세계의 가장 가난한 지역이 가장 큰 피해를 입게 된다.
세계보건기구(WHO)는 2030년까지 기후변화의 영향으로 연간 25만 명씩 추가로 사망자가 발생한다고 예측한다. 그리고 그 직접적인 피해로 인한 의료 비용만도 연간 40억 달러에 달한다. WHO는 이렇게 진단했다. “일부 지역에 지구온난화의 혜택이 있을지도 모른다. 예컨대 기온상승으로 인한 겨울철 동사자 감소, 특정 지역에서의 식량생산 증가 등이다. 하지만 기후변화가 사람들의 건강에 미치는 전반적인 영향은 비할 수 없이 부정적일 가능성이 크다. 기후변화는 건강의 사회·환경적 결정 변수에 영향을 미친다. 깨끗한 공기, 안전한 식수, 충분한 식량과 안전한 주거환경 등이다.”
항생물질 대재앙
페니실린의 발견으로 항생제가 탄생하고 21세기 전반에 걸쳐 대량 생산됐다. 그 뒤 페니실린의 퇴치 대상이던 세균들의 반격이 시작됐다. 항생제의 약효가 더는 듣지 않는 새로운 내성균 이른바 ‘슈퍼버그’가 진화했다. 우리 몸이 스스로 이겨낼 수 있는 평범한 질병 치료에 항생제를 너무 많이 사용해 내성이 커졌다. 의학연구의 발전은 내성이 커가는 속도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 이는 이젠 커다란 공중보건 문제가 됐다고 전문가들은 말한다. 병에 걸리는 사람이 늘어나고, 지금껏 치료 가능했던 질병으로 인한 사망자가 많아지고, 치료비가 급증하면서 세계 각국의 재정에 부담을 안겨주게 된다.
중국에선 이른바 ‘최후의 수단’이라는 약으로도 퇴치할 수 없는 박테리아가 발견됐다. 이 같은 내성균은 과학자들 사이에서 ‘MCR-1 유전자’로 불린다. 현재 이 같은 ‘탈 항생제 세계(post-antibiotic world)’의 현실화에 필요한 핵심적인 조건이 모두 갖춰졌다. 영국 카디프대학 미생물학자 티모시 월시 교수는 BBC 방송에 이렇게 말했다. “MCR-1의 세계적인 확산은 ‘만일’의 문제가 아니라 ‘시기’의 문제다. 그 유전자가 다른 항생제 내성 유전자들과 만나는 건 불가피하다. 그렇게 되면 탈항생제 시대가 열리게 될 가능성이 크다. 그때 누군가 가령 대장균에 감염돼 앓아 누워도 사실상 의학적 대처가 불가능해진다.”
비만 유행병
WHO는 이제 비만이 세계적인 유행병이 됐다고 판단한다. 1995년에는 세계적으로 비만 성인이 2억 명이었다. 2008년에는 그 숫자가 5억 명에 달했다. 성인 비만은 1980년 이후 2배로 늘었다. 비만과 관련된 건강 문제는 암, 심장병, 당뇨병, 골관절염 등 부지기수다. 과체중이나 비만으로 인한 사망자가 해마다 수백만 명에 달한다.
그리고 대다수 비만은 설탕과 지방의 과다섭취 등 크게 잘못된 식습관이 원인이다. 더 균형 잡힌 식사를 하고 운동만 좀 더 해도 예방할 수 있다. 비만은 추가적인 관리와 치료가 필요해 사회적으로 막대한 비용을 초래한다. 요즘엔 테러·홍수와 함께 국가적인 주요 위협 중 하나로 꼽힐 정도로 여성 비만 문제가 심각해졌다고 샐리 데이비스 영국 정부의 최고보건책임자(CMO)는 진단했다.
암 위기
2012년 한 해 동안 세계적으로 암 관련 사망자는 820만 명, 새로 암에 걸린 사람은 1400만 명에 달했다. 더욱이 앞으로 상황이 더 나빠질 전망이다. 암 연구계에서 각종 암의 치료와 예방에 많은 발전이 있었지만 향후 20년 사이 새로 암에 걸리는 사람 수가 70% 증가할 것으로 WHO는 예상한다.
암과 관련된 일반적인 위험으로 5가지를 꼽는다. 높은 체질량지수(BMI), 과일과 채소 섭취 부족, 운동 부족, 흡연과 과음이다. 비만과 마찬가지로 생활습관을 바꿈으로써 암 위험을 줄일 수 있다. 암은 지상 최대의 사망 원인으로 손꼽히기 때문에 그렇게 하는 편이 모두에게 이롭다. 820만 명의 암 관련 사망자 수에 근거할 때 2014년 한 해 동안 이슬람국가(IS)에 희생된 사람 수의 1350배에 달한다.
암시장
DA 300
총기·마약·사람·석유·골동품 등 불법거래는 무엇이든 인류에 가장 큰 위협을 제기한다. 조직범죄와 테러집단들이 저지르는 대다수 폭력적인 살상 행위의 자금줄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IS는 시리아와 이라크 고대 유적지에서 약탈한 골동품과 석유의 밀거래에 의존해 테러 자금을 조달한다.
중미 갱단들은 무자비한 살상으로 무고한 사람들의 피를 길거리에 뿌리며 촌락에서 도시로 세력을 넓혀간다. 모두 암시장에서 서방 중독자들에게 마약 특히 코카인을 팔아 얻는 수입 덕분이다. 동유럽 범죄조직들은 인신매매를 통해 여성들을 불법 매음굴에 팔아 넘긴다. 극동의 노동착취 공장에서 어린이들의 고사리 손으로 만들어진 명품 의류 등의 짝퉁 제품들이 암시장에서 밀거래된다. 이 같은 암시장 활동 등은 지구 전체 인류의 밝혀지지 않은 희생과 고통을 초래한다.
- SHANE CROUCHER IBTIMES 기자 / 번역 차진우
[출처: 중앙일보] IS보다 더 무서운 놈들이 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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