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주 4살 여아 암매장 '시신없는' 사체유기사건 되나?]

2016. 3. 22. 19:32이슈 뉴스스크랩

[청주 4살 여아 암매장 '시신없는' 사체유기사건 되나?]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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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주=뉴시스】박재원 기자 = 친모 손에 살해당한 안승아(당시 4살) 양을 암매장한 계부 안모(38)씨에 대한 결정적 추가 증거가 나오지 않으면 이번 사건은 '시신없는 사체유기'로 마무리될 가능성이 높다.

충북 청주 청원경찰서는 22일 오전 사체유기 혐의로 구속한 안양의 계부 안모(38)씨를 상대로 거짓말 탐지기 조사를 벌였다.

안씨가 승아 양을 진천군 백곡면 야산에 암매장했다는 진술이 진실인지, 또 그가 평소 승아를 학대했는지, 살인에 직·간접적으로 가담했지는 등을 확인하는 작업이었다.

거짓말탐지기 조사결과는 애초 오후 4시께 발표할 예정이었지만, 수사부서의 1차 검토 후 공개하자는 내부방침에 따라 23일 오전 발표로 연기됐다.

학대가 있었는지 등에 대한 의혹을 파헤치는 건 제쳐놓고, 시신 암매장 혐의만 놓고 봤을 땐 거짓말 탐지기 조사결과가 어떻게 나오던 시신을 찾아내기 어려울 가능성이 높다.

◇"진실은 딸아이가 죽었다는 것뿐"

경찰은 안씨가 딸아이를 암매장했다고 지목한 진천군 문백면 갈월리 야산에서 19일과 21일 두 차례 걸쳐 수색작업을 했다.

굴착기를 동원해 야산 16곳을 파헤쳤고 베테랑 경찰견 2마리까지 동원했지만, 결국 시신을 찾아내지 못했다.

이곳에 암매장했다는 안씨의 진술이 '진실'로 나오더라도 이미 두 차례 정밀 수색을 마친 마당에 추가 수색이 이뤄져도 시신을 발견한다는 보장은 없다.

◇거짓말이야 모두가

수사과정에서 안씨가 야산에 암매장했다고 한 진술이 거짓으로 나오더라도 앞으로 안씨가 입을 닫아버리면 시신 발견 가능성은 더더욱 희박해진다.

그동안 일관되게 문백면 야산을 암매장 장소로 지목했던 안씨가 심경 변화를 일으켜 실제 암매장 장소를 털어놓지 않는 한 이를 확인할 방법은 없기 때문이다.

거짓말 탐지기 결과는 통상 법정에선 결정적 증거로 작용하지 않는다. 안씨가 "이곳이 암매장 장소가 맞다"고 고수해도 허위진술이라 단정 지을 수도 없다.

안씨의 진술만으로 시작한 수사는 그대로 법정까지 이어지고, 결국 시신없는 사체유기 사건으로 진행될 공산이 큰 이유다.

다만, 현재 경찰이 확보한 숨진 아내 한모(36·18일 자살)씨의 메모 등을 통해 큰 진전을 볼 순 있다.

일기 형식의 메모, 그것도 다량의 메모지에서 증거로 삼을만한 내용이 나온다면 얘기는 달라진다.

시신을 찾지 못해도 사체유기 혐의를 적용하면 법정에서 유죄 판결을 얻어낼 순 있다.

안씨가 일관되게 시신을 암매장했다고 진술했고, 거짓말 탐지기 조사에서도 사체유기를 인정했다면 정황 증거로 보고 공소사실을 인정받을 수 있어서다.

법조계 관계자는 "사체유기죄의 경우 목적물(시신)이 있어야 하는데, 없는 상태에서 유죄가 나오는 경우는 많지 않다"며 "하지만 본인이 자백하고, 보충 증거까지 있다면 유죄처분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pjw@newsi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