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 3. 26. 21:26ㆍ지구촌 소식
"IS 달아나기 시작했다"…팔미라·모술 압박에 급속 위축
(서울=뉴스1) 최종일 기자 = 이라크 군이 수니파 급진 무장세력 이슬람국가(IS)로부터 제 2도시인 모술을 탈환하기 위해 공세를 펼치기 시작했다. 시리아 정부군은 러시아 공습과 시아파 민병대의 지원 아래 고대 유적도시 팔미라 턱밑까지 진격했다. 양국에 걸쳐 '칼리프국가'를 선포한 IS가 양쪽 핵심 요충지에서 수세에 몰리고 있다는 의미이다.
◇팔미라 탈환 임박
AFP통신 등에 따르면 시리아 정부군은 지난 며칠 동안 지속된 러시아 공습 지원에 힘입어 24일(현지시간) 팔미라와 약 2마일(3.2km) 이내 지점까지 진격해 들어갔다고 영국에 본부를 둔 시리아인권관측소(SOHR)는 밝혔다.
![]() |
시리아 정부군이 24일(현지시간) 고대 유적도시 팔미라에 있는 카타리 왕조의 저택 앞에 서 있다. © AFP=뉴스1 |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러시아 국방부는 군이 20~23일 팔미라에서 146차례 공습을 단행했으며, 이로 인해 "테러리스트" 320명이 숨졌고, 지휘소 6곳과 탄약고 2곳이 파괴됐다고 밝혔다.
IS는 팔미라를 지난해 5월 장악했으며, 이후 유네스코 등재 문화재를 비롯한 수천년 된 유물, 유적들을 파괴하고 도굴했다.
'사막의 진주'로 불리는 팔미라의 탈환은 IS를 상대로 한 아사드 정부의 첫 대승이 된다. 전략적으로도 의미가 크다. 어느 쪽이 장악하더라도 시리아 중부에서 이라크 국경에 이르는 광활한 사막 지역을 지배할 수 있게 되기 때문이다.
SOHR의 라미 압델 라흐만 소장은 "정부군이 팔미라 남서쪽에 위치해 있는 하이알가르프 지역에 들어섰다. 그들은 IS가 심어놓은 지뢰 때문에 천천히 진격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 병력은 북쪽에서도 진격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시리아 군 소식통은 군이 북서쪽에서도 팔미라에 진입했으며 유서깊은 '묘지의 계곡' 일부도 장악했다고 밝혔다. 그는 "격렬한 교전이 계속되고 있다"고 말했다. IS는 앞서 주민들에게 팔미라를 떠날 것을 촉구했다. 이전 7만명에 달하던 팔미라 주민수는 현재 약 1만5000명으로 추산된다.
시리아의 마문 압델카림 시리아 문화재청장은 팔미라의 탈환이 "임박했다"고 반기면서 훼손된 유적들을 다시 세우겠다고 밝혔다. 그는 "고대 도시가 모두 파괴되기 전에 해방이 임박해 무척 행복하다"고 말했다.
이리니아 보코바 유네스코 총국장도 팔미라 탈환이 임박했다는 소식을 반겼다. 그는 "지난 1년 동안, 팔미라는 중동을 휩쓴 문화청소의 상징이었다"고 말했다.
◇이라크 모술 탈환작전 개시-1단계 점령
국경을 넘어, 이라크 군은 제 2도시 모술 탈환을 위한 공세를 시작했다고 밝혔다. 군과 시아파 민병대는 모술이 주도(主都)인 이라크 북부 니네베에서 "점령 작전 1 단계를 시작했다"고 말했다고 이라크 연합 사령부는 밝혔다.
사령부는 IS가 장악하고 있는 카야라와 미군의 지원을 받는 이라크 군이 집결해 있는 마크루므 사이에 있는 마을 4곳을 장악했다고 밝혔다. 이라크 군 대변인인 야히아 라솔 준장은 이날 국영TV에 2단계 작전이 언제 진행될지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다. 모술은 마크루므에서 북서쪽으로 약 40마일(약 64.4km) 떨어져 있다.
![]() |
라마디에 진입하고 있는 이라크 정부군. © AFP=뉴스1 |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라솔 준장은 모술 주변에서 미군 주도의 연합군 공습은 이날에도 계속됐다고 밝혔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모술 탈환이 단기간에 현실화되지는 않을 것으로 전망했다. 상당히 많은 지하디스트들과 민간인이 이 곳에 있고 IS가 오랜 기간 방어에 대비했다는 이유에서다.
압둘 카림 칼라프 전 이라크 내무부 대변인은 마크루므에서의 성공이 모술 탈환이 임박했음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라고 설명했다. 그는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병력이 충분하지 않은데, 어떻게 해방시킬 수 있겠느냐"고 반문했다. 미 국방부 대변인 스티브 워렌 대령은 모술 탈환 작전은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말했다.
◇IS 꺾인 위세…점령지 40% 이상 상실
팔미라와 모술은 시리아, 이라크에서 IS가 수세에 몰리고 있는 많은 전선 중 일부이다. IS는 어느 곳에서도 공격을 하지 않고 있으며, 지난 9개월 동안 성공적으로 공세를 펼치지도 못했다. 워싱턴포스트(WP)는 미국의 공습으로 IS의 주요 조직원이 사흘에 한명꼴로 죽고 있다고 미군 관리를 인용해 전했다.
이라크군 반테러 파견대 사령관 압둘 가니 알 아사디 중장은 "이들(IS)은 싸우지 않는다. 단지 자동차 폭탄을 보내고는 달아난다. 그들을 에워싸면 민간인들 속으로 숨어든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사기가 꺾인 것 같다. 이들의 통신 장비를 엿들어보면, 지도부는 싸우라고 한다. 하지만 명령을 듣지 않고 도망간다"고 덧붙였다.
실제, 미군은 올 초에 IS가 2014년 정점에서 장악했던 지역의 약 40%를 상실했다고 추정했다. 최근 퇴각하고 있는 지역을 제외한 수치다.
만약 IS가 팔미라를 잃게 되면 내전을 틈타 시리아를 발판으로 세력을 키워온 IS로서는 시리아내 실지가 30%에서 40%로 늘게된다.
이라크 모술의 상실은 더욱 심각한 타격이 된다. 라마디에 이어 모술마저 잃게 되면 사실상 이라크내에서의 영향력은 사라진다. 이보다도 그동안 돈줄이던 모술 지역의 유전, 정유시설을 빼앗기며 재정적 파탄에 이르러 고사할 처지에 놓일 수 있다.
◇향후 전세 변수는 전력 보다는 정치
하지만 향후 전황에서는 정치적 요인의 중요성이 더욱 부각될 것이라고 WP는 전망했다. 이라크에서의 조정과 시리아 내전 종식을 위한 외교적 노력 등에서 성과가 나지 않는다면 IS의 중요한 요충지 탈환 계획도 차질을 빚을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IS의 자칭 수도 라카 탈환작전에서도 아랍과 크루드 누가 참여해야 하는지, 또 누가 통치해야 하는지 등에 대한 논의가 우선돼야 한다는 것이다.
![]() |
© News1 최진모 디자이너 |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allday33@
'지구촌 소식' 카테고리의 다른 글
아프리카 농토 사냥하는 글로벌 자본… 원주민들은 난민 신세 (0) | 2016.03.28 |
---|---|
시리아군, 팔미라 완전 탈환…"다음은 라카다" (0) | 2016.03.27 |
이라크군, 'IS 심장부' 모술 탈환작전 개시..IS사태 분수령 (0) | 2016.03.24 |
시리아 정부군, IS가 장악한 팔미라 재탈환 눈앞에 (0) | 2016.03.24 |
"유엔은 거대한 부실집단, 관료주의의 블랙홀" (0) | 2016.03.22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