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 美 대선] '고심하는' 공화당.. 트럼프 대신할 제3후보 물색 논의

2016. 5. 8. 18:45지구촌 소식

 

[2016 美 대선] '고심하는' 공화당.. 트럼프 대신할 제3후보 물색 논의

롬니 전 매사추세츠 주지사, 루비오·코튼 등 물망
공화당 전국위 "제3후보론, 결국 힐러리 돕는 것" 비판


파이낸셜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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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로스앤젤레스=서혜진 특파원】 미국 공화당이 혼란을 거듭하고 있다. 부동산 재벌 도널드 트럼프가 대통령 선거 본선에 나갈 공화당 후보로 사실상 확정됐는데도 '제3후보 추대론'이 또다시 제기되고 있다. 공화당 주류도 트럼프에 대한 적극적 지지를 유보하고 있다. 특히 보호무역을 우선으로 내세우는 트럼프의 정책에 대해 미국 기업들의 우려감이 깊어지고 있다.

7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 파이낸셜타임스(FT) 등 주요 외신에 따르면 트럼프는 공화당 내부 수습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트럼프는 이날 NBC방송과 인터뷰에서 "대부분의 공화당원들을 결속시킬 수 있을 것으로 확신한다"며 당 수습 의지를 비쳤다.

데이비드 거르긴 하버드대 케네디행정대학원 교수는 "트럼프가 (대선에서) 이길 가능성이 있다"며 "다만 이는 공화당 대다수가 트럼프를 지지하고 무당층으로 지지가 확산될지에 달려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경선 과정에서 공화당을 맹비난해온 트럼프가 공화당을 결집시킬 수 있을지에 대해 전문가 사이에서도 의견이 갈린다. 2012년 공화당 대선후보였던 밋 롬니 전 매사추세츠 주지사를 포함한 공화당 주류층은 트럼프가 공화당의 가치에 역행하는 인물이라며 지지를 거부하고 있다. 공화당의 대표적 외교안보 전문가인 린지 그레이엄 상원의원(사우스캐롤라이나)도 최근 트위터에 "우리가 트럼프를 지지하면 우리는 망할 것이고, 그럴 만하다"고 말했다. 일부 공화당 유력인사들은 국가안보 측면에서 트럼프 대신 클린턴에게 표를 던지겠다고 밝혔다.

트럼프가 공화당 대선 후보로 확정되면서 미국 기업들이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FT에 따르면 미국 기업들은 트럼프의 보호무역주의 정책으로 인해 기존 무역협정들이 파기되고, 수입품에 보복관세가 부과될 가능성을 우려하고 있다. 또한 해외에 생산공장을 두고 있거나 절세를 위해 해외에 본사를 둔 미국 기업들에 대해 트럼프가 비판적 태도를 취하고 있는 데 대해서도 불안한 기색을 보이고 있다.

미국 상공회의소 대변인은 이날 FT와 인터뷰에서 "기업들이 유례없는 정치적·지정학적 불확실성에 직면해 있다"며 "정치인들은 기업을 때리기 전에 두 번 생각해야 한다"고 말했다.

미국 공화당 대선 후보로 사실상 확정된 도널드 트럼프를 대신할 새로운 보수후보를 물색하려는 움직임이 공화당 내부에서 가시화되고 있다. 지난주 폴 라이언 하원의장 등 공화당 유력 인사들이 트럼프에 대한 지지를 잇따라 거부한 가운데 공화당의 가치와 정체성에 맞지 않는 트럼프를 인정하지 않으려는 공화당 주류층이 새로운 대안을 찾고 있는 것이다.

워싱턴포스트(WP)는 이날 "현 시점에서 공감대가 형성된 제3후보가 없는 데다 너무 늦은 단계임에도 불구하고 곳곳에서 트럼프와 민주당의 사실상 대선 후보인 힐러리 클린턴에 맞서는 제3후보에 대한 논의가 이뤄지고 있다"고 보도했다.

'제3후보론'의 중심에는 2012년 공화당 대선 후보였던 밋 롬니 전 매사추세츠 주지사가 있다. 반트럼프 전선에 앞장서고 있는 인물인 롬니 전 주지사가 직접 제3후보로 출마하거나 아니면 공화당 정체성에 맞는 제3후보를 만들어내는 과정에서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다는 지적이다.

롬니 전 주지사는 지난 5일 워싱턴에서 보수성향 주간지인 '위클리 스탠더드'의 윌리엄 크리스톨 편집장을 만나 올해 대선에서 제3후보를 내는 방안을 놓고 의견을 교환했다고 WP는 전했다.

크리스톨은 WP와의 전화 인터뷰에서 "롬니 전 주지사는 지난 2012년 대선에서 간발의 차로 졌다"며 "나는 그가 트럼프와 클린턴이 왜 대통령이 되어서는 안 된다는 입장을 매수 솔직하게 밝힌 이후부터 그가 (출마를) 고려하고 있을 수도 있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크리스톨이 들고 있는 명단에는 롬니 전 주지사 외에 경선에서 중도하차한 마르코 루비오(플로리다)와 톰 코튼 상원의원(아칸소), 제임스 매티스 전 미국 중부사령관이 들어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같은 제3후보론에 대해 공화당 전국위원회(RNC)는 강력 비판하고 있다. 경선 레이스를 마무리하고 7월 전당대회에서 트럼프를 공식 대선 후보로 추대하는 쪽으로 방향을 잡았기 ?문이다.

션 스파이서 RNC 대변인은 "제3후보를 내려는 어떤 노력도 결국 힐러리를 돕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sjmary@fn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