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정만으로 떠받친 GDP, 늪에 빠져드는 한국경제

2016. 6. 2. 20:47C.E.O 경영 자료

재정만으로 떠받친 GDP, 늪에 빠져드는 한국경제

"올해 2% 후반 성장도 어려울 수 있다" 우려

(서울=뉴스1) 전보규 기자 = 우리나라 경제가 저성장의 늪으로 더욱 깊이 빠지는 모습이다. 특별한 악재가 없어도 기업의 투자는 글로벌 금융위기 여파를 받던 2009년 수준으로 떨어졌다. 가계는 소득이 늘어도 소비를 줄였다. 수출 부진도 여전하다.

◇ 정부가 떠받친 0.5% 성장률

올해 1분기 국내총생산(GDP)은 372조3722억원으로 전 분기보다 0.5% 성장했다. 기업의 투자와 가계의 소비가 줄어드는 상황에서 정부의 재정지출에 따른 건설투자로 버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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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DP 성장기여도를 보면 민간은 -0.1포인트, 정부는 0.2포인트를 기록했다. 건설투자는 1포인트다. 경제활동별로 보면 건설업은 정부의 재정 조기 집행에 따른 사회간접자본(SOC) 투자 확대 등의 영향으로 4.8% 성장했다.

제조업 성장률은 -0.2%를 기록했다. 2014년 4분기 이후 5개 분기 만에 마이너스다. 설비투자는 7.4%나 줄었다. 지난 4월 속보치 5.9%보다 감소 폭이 더 커졌다. 2012년 2분기(-8.5%) 이후 3년 6개월 만에 가장 부진했다.

국내 총투자율은 27.4%로 글로벌 금융위기 여파가 미치던 2009년 2분기(26.7%) 이후 가장 낮았다. 경기둔화에 대한 불안감으로 기업들의 투자심리가 글로벌 금융위기 때만큼이나 위축된 것이다.

민간소비 심리도 꽁꽁 얼어붙었다. 1분기 민간소비는 전기보다 0.2% 감소했다. 승용차와 통신기기 등 내구재와 의복 등 준내구재 소비가 줄어든 영향이 컸다. 1분기 내구재와 준내구재 소비는 각각 6.4%, 1.3% 감소했다. 지난해 4분기 정부의 소비 활성화 대책 효과가 사라진 영향으로 풀이한다.

국민은 늘어난 소득을 쓰지 않고 저축했다.

◇2% 후반 성장도 멀어지나

이 같은 상황이 이어지면서 한은이 예상하는 2%대 후반의 경제성장률을 달성하기 어려울 수도 있다. 한은은 올해 경제성장률을 2.8%로 전망한다. 상반기 2.9%, 하반기 2.6%다.

한국개발연구원(KDI)은 지난달 24일 수출부진이 이어지면서 올해와 내년 2% 중반 성장률을 기록할 것"이라며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3.0%에서 2.6%로 낮췄다.

민간소비는 저금리·저유가가 유지되면서 소비 여건이 개선되겠지만, 기대수명 연장 등 구조적 요인으로 증가세가 제한적이고 설비투자는 수출 부진 지속, 대내외 불확실성 확대 등에 따른 낮은 제조업 가동률 등의 영향으로 크게 둔화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건설투자는 주택분양 확대로 양호한 증가세를 예상했다.

LG경제연구원과 한국경제연구원, 현대경제연구원, 한국금융연구원 등도 각각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2.4~2.6%로 제시하고 있다.

한은은 아직 목표치 달성에 큰 어려움이 없다는 의견이다. 김영태 한국은행 국민계정부장은 "분기마다 전기보다 0.7% 내외 성장을 하면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달성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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