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 6. 7. 23:10ㆍ지구촌 소식
"中 인터넷 스타 '왕훙(網紅)', 2초에 5천개씩 팔기도"
[YTN 라디오 ‘최영일의 뉴스 정면승부’]
■ 방송 : FM 94.5 (18:10~20:00)
■ 방송일 : 2016년 6월 7일 (화요일)
■ 대담 : 홍인표 교수
◇ 앵커 최영일 시사평론가(이하 최영일)> 중국을 알면 미래가 보인다라는 말처럼 세계가 주목 하고 있는 중국에 대해서 알아보는 시간입니다. 오늘은 중국의 새로운 트렌드, 대세로 떠오르고 있는 왕훙(網紅, 인터넷 스타)을 다루어 보겠습니다. 중국 전문가인 홍인표 고려대 연구교수 자리에 나오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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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홍인표 교수(이하 홍인표)> 네, 안녕하세요.
◇ 최영일> 먼저 왕훙이라는 게 무슨 뜻인지 살펴볼까요.
◆ 홍인표> 왕훙은 중국말로 왕뤄훙런(網絡紅人)의 줄인 말입니다. 왕뤄는 인터넷을 말하고, 훙런은 인기인, 스타를 말하는데요. 그래서 한마디로 인터넷 스타다. 이렇게 풀이할 수 있습니다. 웨이보나 웨이신과 같은 중국 SNS에서 활동하면서 많은 팬과 영향력을 지난 사람들을 말합니다. 중국에서는 유투브나 구글과 같은 해외 사이트를 사용할 수 없습니다. 그래서 중국 자체 사이트나 SNS를 이용하고 있는데요. 대표적인 플랫폼을 보면 웨이보, 웨이신, 텐센트 QQ, 동영상 사이트 유쿠, 런런왕이 있습니다. 외국의 유명 블로거나 유투버(Youtuber)에 해당하는 개념입니다. 우리로 치면 싸이월드나 다음카페에서 유행했던 인터넷 얼짱이나 이른바 먹방 열풍을 몰고온 아프리카 TV BJ(브로드캐스팅 자키)를 말합니다.
◇ 최영일> 중국에서 이런 인터넷 스타가 생겨난 배경은 무엇이라고 할 수 있나요.
◆ 홍인표> 지금 중국의 모바일 인터넷 이용자 숫자는 2015년말 기준으로 7억8천만명인데요. 중국 전체인구의 56.9%에 이릅니다. 절반이 넘는 중국 사람들이 휴대전화로 인터넷을 이용하고 있는 겁니다. 그리고 중국 사람들은 하루 여가 시간에서 평균 3.75시간을 온라인에서 보내고 있습니다. 이런 현실을 바탕으로 중국에서는 인터넷, 스마트폰, 동영상 생중계 기술을 비롯한 1인 미디어 환경이 크게 발전하고 있습니다. 특히 중국의 전자상거래 환경이 크게 변하고 있는데요. 신규 인터넷 인구 유입이 주춤해지고 있습니다. 따라서 한정된 시장을 놓고 업계가 치열한 경쟁을 벌이는 상황인데요. 인터넷 쇼핑 방식도 기존의 PC에서 모바일 중심으로 바뀌고 있습니다. 그래서 전자상거래 업체마다 왕훙이나 실시간 방송과 같은 새로운 컨텐츠가 인터넷 쇼핑 시장에 나타났고, 전자 상거래 업계에 새로운 활기를 불어넣는 상황입니다.
◇ 최영일> 우리나라 인터넷 얼짱이나 BJ(브로드캐스팅 자키)와 같은 인터넷 스타와 비교하면 중국의 왕훙은 어떤 특징이나 차이가 있나요?
◆ 홍인표> 인터넷 스타는 연예인은 아닙니다. 하지만 대중들의 시선을 끌 수 있는 독특한 재능이나 나름 매력을 갖고 있습니다. 여기까지는 우리의 인터넷 얼짱과 차이가 없는데요. 하지만 중국의 왕훙, 인터넷 스타는 막강한 마케팅 파워를 갖고 있습니다. 왕훙은 많은 팬이나 팔로워를 갖고 있는데요. 그래서 그들의 소비력을 자극시키는 겁니다. 왕훙이 온라인에서 옷을 입거나 화장품을 사용하면 그것이 소비자들의 구매력으로 이어지는 겁니다. 연예인이 아니라 일반인이기 때문에 소비자들에게 더욱 친근하게 다가갈 수 있습니다. 현재 왕훙의 활동 분야는 패션과 미용을 떠나서 온라인 게임, 여행, 육아 이런 다양한 분야까지 늘어나고 있습니다.
◇ 최영일> 왕훙이 만들어내는 경제효과는 어느 정도 규모인가요?
◆ 홍인표> 왕훙이 가진 경제적 잠재력과 파급력을 합쳐서 왕훙 경제라고 부르는데요. 중국의 왕훙 경제 시장은 1000억 위안, 우리 돈으로 18조원이라는 추산이 나오고 있습니다. 중국의 왕훙 경제는 SNS, 광고가 하나로 연결된 완전한 산업망을 구축하고 있습니다. 처음 시작할 때는 그저 자신의 개성이나 자유로움을 나타내는 것이 목적이었는데요. 이것이 지금은 상업화로 가고 있는 겁니다. 왕훙 경제가 영향력이 큰 분야는 전자상거래, 동영상 생중계, E 스포츠 분야를 들 수 있습니다. 왕훙은 광고나 판촉행사를 하지 않지만 왕훙의 유명세와 그를 따르는 추종자들을 기반으로 유명 브랜드 못지않은 매출을 올리고 있는 겁니다. 예를 들어 전통적인 의류 상품 판매 경로를 보면 여러 가지 디자인을 미리 알아서 고른 다음 대량 생산해서 팔게 되는데요. 하지만 왕훙은 다릅니다. 먼저 디자인 샘플을 입어보고 사진을 실어서 잠재적인 구매자들의 의견을 모읍니다. 그래서 이런 의견을 바탕으로 어느 디자인으로 물건을 만들지를 결정합니다. 팬들의 피드백에 따라 옷의 디자인, 색상, 크기를 유연하게 변경할 수 있습니다. 맞춤형 제작을 가능하게 하는데요. 소비자를 단순히 구매자로 보는 게 아니라 직접 소통하고 참여하게 하면서 열렬한 팬으로 만드는 겁니다.
◇ 최영일> 중국에서 실제 성공사례는 어떤 게 있나요?
◆ 홍인표> 왕훙의 대표적인 인물은 바로 온라인 쇼핑몰을 운영하는 모델입니다. 쉐리라는 여성은 세계 최대의 전자상거래업체죠. 알리바바의 전자상거래 플랫폼 타오바오에서 여성 의류를 팔고 있는데요. 지난해 1억 위안, 우리돈 180억원의 순익을 올렸습니다. 쉐리라는 여성은 중국의 부동산 재벌인 완다그룹 상속자인 왕쓰충(王思聰)의 전 애인으로 유명합니다. 팔로워는 140만명입니다. 그리고 파피장(Papi醬)이라는 왕훙은 얼마 전에 중국의 엔젤 펀드 4군데서 우리돈 22억원의 투자를 이끌어낸 바 있습니다. 이 여성은 중앙희극학원 연출과 대학원에 재학중인 여학생입니다. 웨이보 팔로워(팬)가 1천3백만명을 넘었습니다. 일상에서 만날 수 있는 가벼운 화제를 5분짜리 동영상에 올려서 많은 팬들을 사로잡았습니다. 자신의 방송에 실을 광고를 공개 경매에 붙였는데요. 21만7천 위안에서 시작해서 불과 7초 만에 2200만 위안, 우리 돈 38억8천만원에 낙찰을 본 겁니다. 이 사람의 몸값은 중국 돈으로 3억 위안, 우리 돈으로 5백38억원에 이릅니다. 이 사람들 말고도 자오다시라는 올해 25세 여성은 창업자이면서 전속모델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신상품을 입고 찍은 사진을 웨이보에 올리면 타오바오에서 옷이 대박을 친다는 건데요. 장다이라는 웨이보 패션 블로거는 올해 28세인데요. 타오바오에 온라인 상점을 열어 2015년에는 타오바오 전체 매출에서 2위를 차지했습니다. 그녀 상품은 2초에 5천개씩 팔렸는데요. 이는 웬만한 오프라인 소매점 연간 매출과 맞먹는 액수였습니다. 4백만명의 팔로워를 갖고 있습니다.
◇ 최영일> 왕훙 경제의 수익모델은 어떤 게 있나요?
◆ 홍인표> 가장 큰 것은 온라인 쇼핑몰 운영 수익입니다. 2015년 알리바바 전자상거래 플랫폼 타오바오 여성복 상점 상위 10개 가운데 절반이 왕훙이 운영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팬으로부터 가상선물이나 팁을 받는 겁니다. 대부분 온라인 플랫폼은 팬들이 왕훙에게 직접 돈이나 선물을 주도록 하고 있습니다. 예컨대 모바일 메신저 위챗에다 패션 관련 포스팅을 하면 구독자들은 전자결제 시스템을 통해서 1위안에서 가장 많게는 256위안까지 팁을 줄 수 있습니다. 그리고 유명 브랜드의 광고비가 있고요. 실제로 샤넬이나 프라다와 같은 명품 브랜드도 왕훙과 협력해서 마케팅을 하고 있습니다. 이밖에 출연료나 행사 참가비가 있습니다.
◇ 최영일> 앞으로 왕훙의 발전 가능성은 어떤가요?
◆ 홍인표> 왕훙을 얘기하면서 반드시 거론해야 하는 것이 실시간 인터넷 방송입니다. 다양한 분야에서 개성을 갖춘 일반인들이 실시간 인터넷 방송을 통해 자신만의 콘텐츠를 생산해서 상품으로 내놓습니다. 이런 1인 미디어를 기반으로 하는 중국의 실시간 인터넷 방송은 모바일 인터넷 보급과 더불어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데요. 지금 중국의 인터넷 방송은 116개인데요. 2012년 25개와 비교하면 4년 만에 4배 이상 늘었습니다. 인터넷 실시간 방송 이용자숫자가 늘면서 동시 접속자 숫자가 4백만 명을 넘어선 플랫폼도 나왔습니다. 유명 인터넷 방송 사이트는 동시간대 개설한 채널만 3천개에 육박합니다. 중소 스타트업은 물론이고 대기업도 뛰어들면서 중국 인터넷 실시간 방송 시장 규모는 지난해 150억 위안, 우리 돈 2조7천억까지 커졌습니다. 어디서든 실시간으로 동영상을 볼 수 있는 모바일 인터넷 환경이 중국에 만들어졌고요. 여기에 대규모 자본이 더해지면서 중국의 인터넷 방송 시장은 2016년 올해를 원년으로 삼을 정도로 폭발적인 성장세를 기대하고 있습니다. 중국의 관영 영자신문 차이나데일리는 이런 보도를 한 적이 있는데요. 중국에서 온라인 쇼핑으로 돈을 벌려면 2008년에는 알리바바 전자상거래 플랫폼인 타오바오 사이트에 올려야 했고, 2013년에는 모바일 메신저 웨이신(위챗)에다 매장을 열어야 했다. 그런데 이제는 왕훙이 되어야 한다고 지적했는데요. 결국 인터넷 방송 시장을 비롯한 왕훙 경제의 앞날은 밝다고 정리할 수 있습니다.
◇ 최영일> 우리 기업들도 중국의 왕훙을 제대로 활용하라는 주문이 많은데요. 왕훙을 어떻게 봐야 할까요?
◆ 홍인표> 코트라 청두 무역관은 중국 온라인 소비자들의 심리를 잘 파악하려면 왕훙을 마케팅 수단으로 적극 활용해야 한다고 주문하고 있습니다.중국 소비자들이 외국 상품에 대한 정보를 대부분 온라인에서 얻고 있고, 왕훙의 발언이나 추천에 대한 신뢰도와 충성도가 높다는 겁니다. 중국을 이해하려면 중국의 젊은층, 특히 네티즌들의 사고방식을 제대로 아는 게 중요합니다. 왕훙도 단순히 하나의 상업적인 모델에 그치는 것이 아닙니다. 중국의 새로운 변화를 상징하는 겁니다. 중국은 거대한 공룡과 같아서 멀리서 보면 거의 움직이지 않는 것 같습니다. 하지만 자세히 들여다보면 끊임없이 변화와 혁신을 추구합니다. 그래야 중국과 같이 사람이 많고 경쟁이 치열한 곳에서 살아남을 수 있습니다. 우리도 중국의 변화인 왕훙에 대해 각별히 신경을 써야 할 때입니다.
◇ 최영일> 네, 알겠습니다. 오늘 말씀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고맙습니다.
◆ 홍인표> 네, 감사합니다.
◇ 최영일> 지금까지 홍인표 교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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