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끼고 매매' 주의보

2016. 7. 18. 19:53부동산 정보 자료실

'전세끼고 매매' 주의보

올 상반기 성북·중랑·관악 전세가 상승에 비해 매매가 저조

 

매일경제 | 김기정 | 입력 2016.07.18. 17:36 | 수정 2016.07.18. 19:38

서울 아파트 전세가와 매매가가 연일 동반 상승세를 보이고 있는 가운데 전세가율이 80%에 육박한 지역에선 높은 전세가를 이용한 '갭투자'에 대한 관심이 높다. 매매가와 전세가의 차이가 크지 않은 아파트를 대상으로 전세를 끼고 매입해 단기 시세차익을 노리는 갭투자는 그동안 전세가·집값의 동반 상승으로 성행했지만 전세가나 매매가 중 하나라도 하락세로 돌아서면 역전세난 또는 깡통주택 문제를 야기할 수 있다는 점에서 투자자들의 주의가 필요하다. 실제 성북, 중랑, 관악구 등은 전세가율이 상대적으로 높았지만 가격 상승은 저조한 것으로 나타났으며 강남, 서초, 송파 등 강남3구는 매매가는 올랐지만 전세가는 떨어지는 현상이 벌어졌다.
올 상반기 송파구 등 강남권 아파트 값은 올라도 전세가율은 오히려 떨어졌다. 사진은 송파구 아파트촌 전경. [매경DB]
올 상반기 송파구 등 강남권 아파트 값은 올라도 전세가율은 오히려 떨어졌다. 사진은 송파구 아파트촌 전경. [매경DB]

18일 매일경제가 부동산114 자료를 기초로 올 상반기 서울 25개 자치구 전세가율과 집값 상승폭을 비교·분석한 결과 전셋값이 오르면 매매값을 밀어올린다는 일반적인 믿음과 달리 전세가율이 높았던 지역의 집값 상승폭이 상대적으로 저조했다.

전세가율은 집값 대비 전세가 비율을 나타내는 것으로, 부동산 투자자들 사이에서는 전세가율이 높은 곳은 전셋값보다 매매값이 덜 올랐다는 뜻으로 앞으로 오를 가능성이 더 높아 투자 매력도가 있는 것으로 해석됐다. 박합수 KB국민은행 수석부동산전문위원은 "전세가율이 70%를 넘어서면 집값을 밀어 올린다는 분석이 있어 갭투자자들이 전세가율을 보고 투자했다"고 말했다.

올 상반기 서울지역 아파트는 전세가율이 0.2%포인트 오르고, 매매가격도 1.92% 상승하며 갭투자자들에게 유리한 환경이 조성됐다. 특히 6월 말 현재 성북구, 구로구, 동대문구, 관악구, 동작구 등 5개구가 전세가율 80%를 돌파하는 등 25개 자치구 중 20개구의 전세가율이 70% 이상이다. 강남, 강동, 서초, 송파 등 강남 4구와 용산구만이 전세가율이 서울지역 평균치(70.5%)에 못 미친다. 함영진 부동산114 리서치센터장은 "저금리로 월세 전환이 가속화되며 전세 물량 희소성이 높아지면서 전세가 상승의 한 원인이 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지난해 말 기준 전세가율이 가장 높았던 성북구, 중랑구, 관악구의 매매가격 상승은 서울지역 평균 상승폭보다 낮았다.

올 상반기 매매가 상승폭이 가장 컸던 곳은 강남 3구로 강남 3.83%, 서초 2.65%, 송파가 2.28% 올랐다.

이들 지역의 전세가율은 각각 59.5%, 62.5%, 68.3%에 불과하다. 특히 강남, 서초, 송파는 매매가는 올랐지만 전세가율이 1.4~1.7%포인트 하락했다.

신정섭 신한은행 부동산팀장은 "집값도 오르고 전세가율이 80%에 육박하며 갭투자가 성행했지만 전셋값이 떨어지면 역전세난, 집값이 떨어지면 깡통전세의 위험이 있다"고 말했다.

[김기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