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 9. 19. 20:18ㆍC.E.O 경영 자료
OECD 최상위 성적표의 역설…어두운 '수출 코리아'
OECD 산정 7월 복합선행지표, 韓 최상위권
韓 2분기 경제성장률도 주요국 대비 양호해
세계 경제 침체는 '수출 코리아'에 약보다 독
[이데일리 김정남 기자] 최근 우리 경제가 주요국들과 비교해 밝은 것으로 파악됐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의 각국 경제 성적표는 우리나라의 ‘현재’가 세계 최상위권임을 확인하고 있다.
하지만 마냥 웃을 수만은 없는 게 냉정한 현실이다. 대한민국호(號)는 수출 없이 성장에 한계가 있다는 게 중론이다. 내수만으로 버틸 수 있는 자원이 많지 않아서다. 세계 경제가 꿈틀거리는 바람을 타고 도드라진 성장을 하는 게 가장 좋지만, 최근 상황은 여의치 않다.
◇OECD 산정 7월 복합선행지표, 韓 최상위권
18일 이데일리가 최근 OECD가 산정한 복합선행지표(CLI)를 분석한 결과, 지난 7월 우리나라의 CLI는 100.8을 나타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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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LI는 OECD가 매월 현재 세계 경기를 진단하고 6개월 후를 예측하는 지표다. 가장 신뢰성이 있는 경제지표 중 하나로 꼽히고 있다. 100을 기준으로 그보다 더 높으면 추후 경기가 더 긍정적이라는 뜻이다. 100 미만이면 그 반대다.
우리나라는 2014년 10월(100.0) 이후 꾸준히 100 이상의 CLI를 기록하고 있다. 100.8 수준의 선행지표는 OECD 국가들 사이에서도 손꼽힌다. OECD 평균은 99.7이다. 우리나라보다 1.1포인트가량 더 낮다. 세계 주요국들보다 우리 경제의 가까운 미래가 나쁘지 않다는 해석이 가능한 대목이다.
우리나라를 앞선 국가는 뉴질랜드(102.7) 그리스(101.5) 핀란드(101.1) 에스토니아(100.9) 정도다. 경제 규모면에서 상대적으로 작은 국가다. 10위권 안팎 경제 규모를 가진 곳은 대부분 100 미만에 그치는 게 현실이다. 주요 7개국(G7·미국 일본 영국 프랑스 독일 이탈리아 캐나다)의 7월 선행지표는 99.4다. 2014년 10월(100.5) 때만 해도 경기 전망이 나쁘지 않았지만, 이후 계속 하락 추세다. 미국의 최근 CLI는 99.0에 머물렀다.
‘세계의 공장’인 중국도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다. 7월 중국의 CLI는 99.2다. 올해 들어 98대에서 반등하는 기류가 있지만 절대적인 수치는 여전히 낮다. 미국과 중국이 고장나면 세계 경제가 반등할 가능성은 그만큼 낮아진다.
경기선행지표 뿐만 아니다. 최근 2분기 각국 경제성장률도 그 흐름이 비슷하다. 우리나라의 2분기 국내총생산(GDP) 증가율은 전기 대비 0.8%. 0%대 성장률이 높다고 할 수는 없지만 주요국들과 비교하면 얘기는 달라진다. G7의 성장률이 0.2%다. 영국(0.6%)을 제외하면 0.5%를 넘긴 선진국을 찾아보기 어렵다.
이창용 국제통화기금(IMF) 아시아·태평양국장이 최근 기자들과 만나 “해외에서는 (우리나라의) 연 3%의 성장률을 절대 낮게 보지 않는다”고 말한 것은 이런 현실을 잘 대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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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경제 침체는 ‘수출 코리아’에 약보다 독
그렇다면 OECD 최상위권의 성적표는 약일까, 독일까. 그리 긍정적이지만은 않다는 게 전문가들의 진단이다. 2008년 금융위기 이후 세계적인 ‘L자형 불황’에서 선방하고 있다는 해석도 있지만, 더 중요한 문제는 경제의 지속가능성이기 때문이다.
한 금융권 고위인사는 “우리 경제가 내수를 키워야 하는 건 맞다”면서도 “그런데 거기에 전적으로 의존하는 게 가능할지는 의문”이라고 말했다. 주어진 경제적 여건을 볼 때 수출에 어느 정도 의존하는 건 불가피하다는 뜻이다.
실제 10위권 경제 규모의 국가들을 보면 우리나라(GDP 11위)보다 인구 혹은 면적이 더 작은 곳이 없다. 미국 일본 독일 등 전통의 강국 외에 인도(7위) 브라질(9위) 등도 내수를 일으켜 경제를 살릴 수 있는 여건 자체가 월등하다. 인도와 브라질의 인구는 각각 12억명(2위)과 2억명(5위)이 넘는다. 우리나라를 바짝 뒤따르고 있는 호주 러시아 멕시코 인도네시아 등도 마찬가지다. 인구구조 역시 우리나라의 고령화 속도는 유례가 없을 정도로 빠르다.
‘척박한’ 우리 경제의 구조상 적극적인 수출은 필수적이지만, 세계 경제의 둔화가 계속되는데 고민이 있는 것이다. 자칫 현재의 경제 위상을 빼앗길 수 있다는 걱정도 없지 않다.
한국무역협회 국제무역연구원의 보고서를 보면, 지난해 세계 시장에서 우리나라 13대 수출품목이 차지한 비중은 평균 5.3%로 2011년(5.7%)보다 0.4%포인트 하락했다.
한국은행 한 금융통화위원은 “거시경제 지표로 보면 우리나라는 이미 선진국으로 분류되고 있다”면서도 “문제는 현재의 침체 국면에서 더 나아질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는 점”이라고 했다.
주원 현대경제연구원 경제연구실장은 “세계 경제 회복세가 강하지 않고 선진국 경제의 불확실성에 따른 소비 수요가 위축될 우려가 있다”면서 “국내 수출의 견조한 성장은 쉽지 않은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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