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 10. 12. 22:58ㆍ이슈 뉴스스크랩
[앵커의 눈] 지진 한 달, 계속되는 여진 속 건물 안전은?
MBC 유충환 violet1997@mbc.co.kr 입력 2016.10.12. 20:45 수정 2016.10.12. 21:30
[뉴스데스크]
◀ 앵커 ▶
진도 5.8.
경주뿐 아니라 대구, 부산을 넘어 수도권까지.
전 국민이 놀란 가슴을 쓸어내렸죠.
꼭 한 달 전 일입니다.
이후에도 여진이 470차례 넘게 발생하면서 그 불안은 여전합니다.
◀ 앵커 ▶
대한민국이 더 이상 지진의 안전지대가 아니라는 얘기인데요.
그렇다면 우리나라 건물들, 안전할까요?
그 실태를 점검해봤습니다.
먼저 유충환 기자입니다.
◀ 리포트 ▶
수만 명의 사람들이 이용하는 인천문학 경기장,
외벽과 출입구 곳곳에 금이 가 있습니다.
손만 대도 콘크리트 덩어리들이 떨어집니다.
차량 통행이 많은 구로 지하차도, 천장과 벽면에 마치 거미줄처럼 금이 가 있습니다.
이번엔 세종시 정부청사, 그나마 금이 간 외벽을 지난해 보수했습니다.
콘크리트 틈 안에 에폭시라는 강력한 접착 물질을 집어넣어 굳히는 방식입니다.
제대로 보수가 됐는지, 벽의 단면을 들여다볼 수 있는 전문 장비로 청사 외벽을 뚫어 봤습니다.
하지만, 안은 여전히 틈이 벌어진 상태, 그대로입니다.
[균열보수 전문가]
"에폭시가 안 들어가서요. 들어가다 에폭시가 안 들어가면 깨져요."
틈 안으로 주입한 접착 물질이 제대로 들어가지 않은 겁니다.
[균열보수 전문가]
"한 4cm 정도는 들어가다가 여기서 약이 멈춰서 (안 들어갔어요.)"
청사 외벽 3곳을 뚫었는데, 2곳이 같은 문제였습니다.
원인은 작업 방식.
틈 사이에 주사기를 꽂은 뒤 고무줄의 당기는 힘을 이용해 에폭시를 틈 안에 집어넣습니다.
하지만, 미는 힘이 약하다 보니 건물 안쪽 깊은 곳까지 틈이 벌어져 있으면 접착 물질이 들어가지 못하는 겁니다.
[윤태국/한국시설안전공단 박사]
"마치 피부 내부에서 곪아있는 상태인데 표면만 치료하는 것과 같은 (상황입니다.)"
기계로 주입할 때와 비교했습니다.
십여 분 뒤, 주사기 방식은 접착 물질이 반도 안 들어가고 멈춰버립니다.
기계 주입 방식은 틈 안으로 접착 물질이 꽉 차게 들어갔습니다.
하지만, 비용이 2배 가까이 차이가 나다 보니 거의 모든 보수 현장에서 겉만 대충 때우는 식으로 이뤄지고 있습니다.
[균열보수업체 관계자]
"많이 채울수록 저희도 기본적인 단가가 많이 들어갈 수 있기 때문에, 어떻게 쉬쉬, 눈 가리고 아웅 식으로 작업할 수 있죠."
이렇게 내부 틈을 계속 방치할 경우 건물의 안전을 위협할 수 있다는 게 전문가의 진단입니다.
[김경민/대우건설 기술연구원 박사]
"외부의 이산화탄소나 물이 철근에 도달하게 되면 구조적인 붕괴까지 이어질 수 있습니다."
[박완수/새누리당 의원]
"(하자 판정기준이) 민간부분 아파트만 마련돼 있고, 공공시설물이나 다중 시설물은 하자 판정 기준이 마련돼있지 않습니다."
◀ 앵커 ▶
지진이 나면 대표적으로 취약한 곳, 바로 이런 필로티 건물이죠.
1층을 주차장으로 만들고 이렇게 기둥으로 건물을 받치는 구조여서 쉽게 흔들릴 수 있습니다.
◀ 앵커 ▶
또 하나, 경주 지진 피해를 보면요.
천장이 내려앉거나 타일, 수도, 가스 배관이 떨어져 사람들이 다친 경우가 많았습니다.
건물에 매달려있는 이런 시설물들의 안전 점검이 필요하다는 얘기인데요.
신정연 기자가 짚어봤습니다.
◀ 리포트 ▶
강남의 한 주택가 지하 주차장.
얇은 철근에 끼워진 소방 배관들이 천장에 대롱대롱 매달려 있습니다.
외벽의 가스 배관도 녹슨 철제물로 허술하게 고정돼 있습니다.
모두 내진 설계 기준 미달입니다.
[김영민/건축구조기술사회 위원장]
"동일본대지진의 경우에도 가스배관의 폭발로 인한 화재도 상당히 큰 사회적 문제였습니다."
건물 옥상에 위태롭게 서 있는 철탑들도 쓰러지면 대형 인명피해가 불가피합니다.
비구조물에 대한 내진 기준이 있지만 대부분 대수롭지 않게 여기는 탓입니다.
지난달 12일 지진과 이후 이어진 여진으로 경주지역 218개 초중고교 가운데 102개 학교에서 천장 타일이나 조명시설 등 비구조물이 떨어지는 피해가 있었습니다.
◀ 앵커 ▶
우리나라 건축물의 내진율을 보면요.
아파트와 같은 공동 주택은 전체 공동주택 중 43%가 내진 설계돼있습니다.
그런데 단독 주택은 3%밖에 안되고요.
학교는 16%, 공공업무시설도 6%에 그치고 있습니다.
경주 지진 이후 내진 설계에 대한 관심과 경각심이 커지고 있는데요.
최첨단 건축 기술 어디까지 왔는지 이번에는 박영회 기자가 보여드리겠습니다.
◀ 리포트 ▶
최대 수심 48m, 길이 3.7km 가덕 해저 터널입니다.
180m짜리 콘크리트 통로 18개가 이어져 있습니다.
각 구간을 연결한 건 특수 제작된 고무로 방수에 충격 흡수 기능을 갖추고 있습니다.
지진으로 흔들릴 경우 마치 지렁이처럼 터널이 꿈틀댈 수 있도록 설계됐습니다.
[이정상/대우건설 해외인프라기술팀 차장]
"6.5 규모의 지진이 발생하더라도 이 도로를 이용하는데는 문제가 없게 (설계했습니다)."
경기도의 한 아파트는 건물과 땅이 분리돼 있습니다.
이른바 '면진 설계', 지반과 건축물 사이에 진동을 흡수하는 보강물을 넣어, 지진의 힘이 건축물에 전달되지 않도록 하는 방식입니다.
진도 7의 힘을 가하는데도 일반 아파트와 비교해 흔들림이 약합니다.
[김진우/현대건설 첨단건축연구팀장]
"실제 지진이 왔을 때 어떻게 적용하고 어떤 효과를 보이는지 모니터링을 꾸준히 하고 있습니다."
◀ 앵커 ▶
지진 강도와 빈도가 해마다 높아지고 있습니다.
1988년 이후 업무용 고층 빌딩은 내진 설계를 적용했다고 하지만, 진도 6 이상에 대해서는 무방비인 경우가 많습니다.
특히, 노후 건물의 안전은 더 걱정입니다.
소 잃고 외양간 고치는 일이 없도록 미리미리 대비해야겠습니다.
[앵커의 눈]이었습니다.
유충환기자 (violet1997@mb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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