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희대 첫 ‘가두시위’ “박근혜는 퇴진하라”

2017. 1. 16. 22:16C.E.O 경영 자료

학교 박차고 나온 대학생들, 경희대 첫 ‘가두시위’ “박근혜는 퇴진하라”

경희대·동덕여대 등 시국선언 이어져...100개 대학 육박

[기사보강:오후 5시50분]

박근혜-최순실 국정농단 사태에 분노한 대학생들의 첫 가두시위가 진행됐다. 지난주와 이번주를 거치며 시국선언으로 분출되던 대학생들의 목소리가 학내를 넘어 가두시위로 이어진 것이다. 학생들의 가두시위를 지켜보던 시민들은 박수를 치며 응원했다. 1일 현재 시국선언에 나선 대학은 98개에 달한다. 각 대학총학생회는 오는 2일 공동 시국선언에 이어 3일 대규모 집회와 가두시위를 예정하고 있다.

1일 경희대 학생들이 시국선언 뒤 박근혜 퇴진을 촉구하며 청량리 역으로 거리행진을 하고 있다
1일 경희대 학생들이 시국선언 뒤 박근혜 퇴진을 촉구하며 청량리 역으로 거리행진을 하고 있다ⓒ민중의소리

학생들 향해 박수치는 시민들,
“대학생이 나서서 부패 정권을 몰아내야 한다”

경희대학교 서울캠퍼스 총학생회는 1일 오전 11시40분께 ‘대한민국의 주인은 국민이다’는 제목의 시국선언을 마치고 학교 정문에서 청량리역까지 가두시위를 벌였다. 행진에는 학생, 교수, 학교 노동자 등 600여명(경찰 추산 400여명)이 참가했다.

이날 경희대 학생들은 ‘민주주의는 죽었다’는 의미로 장례에 사용하는 상여를 준비해 대열을 이끌었다. 상여 뒤로는 100m로 늘어선 학생들이 “성역 없이 수사하라”, “박근혜는 하야하라”를 외치며 이동했다.

1일 경희대 학생들이 시국선언 뒤 박근혜 퇴진을 촉구하며 청량리 역으로 거리행진을 하고 있다
1일 경희대 학생들이 시국선언 뒤 박근혜 퇴진을 촉구하며 청량리 역으로 거리행진을 하고 있다ⓒ민중의소리
1일 경희대 학생들이 시국선언 뒤 박근혜 퇴진을 촉구하며 청량리 역으로 거리행진을 하고 있다
1일 경희대 학생들이 시국선언 뒤 박근혜 퇴진을 촉구하며 청량리 역으로 거리행진을 하고 있다ⓒ민중의소리

가두시위를 지켜보던 시민들은 격려의 메시지를 보내기도 했다. 행진 대열이 서울 성심병원 앞을 지날 때는 건너편 인도에 있던 시민이 박수를 치고, 청량리역에서는 학생들을 지켜보던 어르신들이 격려를 아끼지 않았다. 서울 청량리동에 거주하는 김진우(65)씨는 “국민이 봉이고 몇 사람으로 인해 대한민국이 미쳐 돌아간다”며 “(대학생들이 나서서) 부패한 정권을 몰아내야 한다”고 말했다.

시국선언에 참가한 교수들도 현 정권을 강하게 비판하며 대학생들의 참여를 강조했다. 가두시위에 앞서 발언한 김진해 후마니타스 칼리지 교수는 “지금 여러분들은 역사의 격동에 서 있다”며 “지금이야말로 민중이 국가권력을 통제할 수 있는 역량이 있음을 보여줘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 이어 “정치인들이 가장 두려워하는 것은 국민들이 자기들 통제 밖으로 벗어나는 것”이라며 “그러니 지금은 불안해하지 말고 사건을 만들어 내야 한다. 학교 밖으로 나가 박근혜를 하야시키는 데 다 함께 하자”고 말했다.

이들은 이날 시국선언문을 통해 “이번 사태에 대한 책임을 묻는 국민의 목소리는 전국에서 들불같이 일어나고 있다”며 “국민이 위임한 주권을 올바르게 행사하지 않은 박근혜 대통령 퇴진은 이번 사태에 대한 즉각적이고 성역 없는 수사를 위해서도 필수적이다”고 강조했다.

경희대 시국선언은 경기 용인 국제캠퍼스에서도 같은 시각 동시에 진행됐다.

동덕여대 “국민 우롱한 박근혜는 하야하라”
예상보다 3배 넘는 학생들 시국선언에 참가

이날 정오에는 동덕여자대학교 100주년 기념관 앞에서도 시국선언이 진행됐다. 동덕여대는 애초에 예상 인원보다 3배가 넘는 900여명이 시국선언에 참가해 박근혜 대통령 하야를 요구했다. 방서우 동덕여대 총학생회장은 “겉으로 분노를 터트릴 곳이 없는 학우들이 이 자리에 모인 것”이라며 “수많은 학우의 참여는 현 정권의 심각성을 알리는 메시지”라고 설명했다.

시국선언에 참가한 동덕여대 학생들은 ‘박근헤 정권 비선실세 국정농단 사건에 대한 검찰의 성역 없는 수사’, ‘봉건 시대에도 발생하지 않을 헌정 사상 초유의 국기 문란 사태에 대해 현 지도부의 책임 있는 사과’, ‘국민을 우롱한 박근혜 대통령의 사과’를 촉구했다.

이들은 “지난 4년간 우리가 뽑은 대통령은 누구였던가. 박근혜 대통령인가 아니면 그 위에서 국정 전반을 쥐락펴락했던 최순실 일가였던가”라며 “박근혜 대통령은 진실 되지 않은 몇 마디 사과와 주요 인사 사퇴 등 꼬리 자르기로는 절대로 이 사태를 수습할 수 없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고 질타했다.

이어 “대한민국은 민주주의 국가이며 헌법이 존재하는 법치주의 국가”라며 “민주주의를 훼손시킨 박근혜 대통령과 최순실 일가는 진상 조사를 통해 법의 심판을 받아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동덕여자대학교 학생 900여명은 1일 동덕여대 100주년 기념관 앞에서 박근혜 대통령의 하야를 요구하는 시국선언을 진행됐다.
동덕여자대학교 학생 900여명은 1일 동덕여대 100주년 기념관 앞에서 박근혜 대통령의 하야를 요구하는 시국선언을 진행됐다.ⓒ동덕여자대학교 총학생회
동덕여자대학교 학생 900여명은 1일 동덕여대 100주년 기념관 앞에서 박근혜 대통령의 하야를 요구하는 시국선언을 진행됐다.
동덕여자대학교 학생 900여명은 1일 동덕여대 100주년 기념관 앞에서 박근혜 대통령의 하야를 요구하는 시국선언을 진행됐다.ⓒ동덕여자대학교 총학생회

대학생 시국선언 앞으로 더 확대 예정
2일 공동시국선언, 3일 대규모 집회

지난달 25일부터 시작된 대학생들의 시국선언은 1일 현재 불과 일주일 사이 98곳에 육박하고 있다. 대부분 학내에서 진행된 시국선언은 일부 대학의 경우 1천여명의 학생과 교수, 교직원들이 모여드는 등 높은 관심을 반영했다.

경희대 서울캠퍼스의 이번 가두 시위는 학내에서 쌓이고 있는 박근혜-최순실 국정농단 사태에 대한 분노가 학교 밖으로 쏟아져 나오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각 대학 총학생회는 2일 40여개 이상 대학들이 참여하는 공동시국선언을 발표하고 오는 3일에는 각 대학에서 대규모 집회와 가두시위를 진행한다는 계획이다. 학생회들은 시위 계획과 가두시위 코스등을 구체적으로 논의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가두시위 코스는 서울의 동서남북 각 지역 거점에서 광화문으로 집중하는 방안과 각 거점에서 지역 중심가로 향하는 방안 등이 다양하게 검토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더불어 대학생들은 이번 주말(5일)에 열리는 촛불집회에 대규모로 참석해 박근혜 대통령의 퇴진을 촉구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