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극기 주최 측 "역대 최대 인파"…충돌 없이 청와대로 행진 중

2017. 3. 1. 16:34이슈 뉴스스크랩

태극기 주최 측 "역대 최대 인파"…충돌 없이 청와대로 행진 중

        
            

 

 

 

 

3·1절인 1일 서울 도심 한복판에서 박근혜 대통령 탄핵을 촉구하는 ‘촛불집회’와 탄핵 기각을 주장하는 ‘태극기 집회’가 집회가 각각 열렸다.

‘대통령 탄핵 기각을 위한 국민총궐기 운동본부’(탄기국)는 이날 오전 11시부터 서울광장 일대에서 제15차 태극기 집회를 개최했다.

1일 오후 서울 광화문광장 남측 세종대로에서 '대통령 탄핵 기각을 위한 국민총궐기 운동본부' 주최로 열린 '제15차 태극기 집회'에서 집회 참가자들이 탄핵 기각을 요구하며 구호를 외치고 있다./연합

오후 2시에는 세종대로 사거리에서 남쪽으로는 서울광장을 넘어 숭례문 방향 태평로에 이르기까지 태극기와 성조기 등을 든 참가자들로 가득찼다. ‘억지탄핵, 탄핵무효’ 등 문구가 적힌 손 피켓과 박정희 전 대통령의 사진이 담긴 깃발을 무료로 배포하기도 했다. 박 대통령이 친박 단체들의 생일 축하 인사에 답한 감사 편지를 낭독하기도 했다.

박근혜 대통령 탄핵심판에서 대통령 측 법률대리인을 맡고 있는 김평우(72) 변호사는 이날 집회에서 "이렇게 많은 태극기가 모인 것은 처음"이라며 "박 대통령은 무죄이며 억울한 유폐 생활에서 풀려나야 한다"고 말했다. 김 변호사는 촛불집회에 대해서는 "어둠이 내리면 복면을 쓰고 박 대통령을 저주하는 어둠의 자식들"이라며 "태극기는 흔들지 않고 붉은기만 흔든다"고 비난했다.

친박계인 조원진 자유한국당 의원은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전 대표를 겨냥, " 문 전 대표는 보수를 불살라 버린다고 하는데, 여기 모인 500만을 다 불사르겠다는 거냐. 문 전 대표는 탄핵이 기각되면 혁명이 일어날 수 있다고 하는데, 일국의 대통령을 하겠다는 사람이 헌재를 공갈·협박하나"라며 "애국 국민들이 대한민국의 자유민주주의를 지키자"고 말했다.

집회 주최 측은 이날 오후 박근혜 대통령이 지난달 27일 열린 헌법재판소 탄핵 심판 최종 변론에서 변호인을 통해 발표한 의견서를 녹음한 오디오 파일을 틀어주기도 했다.

탄기국은 이번 집회에 500만~700만명이 참가할 것으로 주장하고 있다. 태극기 집회는 광화문 일대뿐 아니라 종로구 대학로 마로니에공원에서도 열렸다.

탄기국은 이날 집회에서 처음으로 청와대 방면으로 행진을 했다. 청와대 방면 행진은 그동안 퇴진행동 측의 주요 행진 코스였는데, 탄기국이 지난 1월 말 행진 신고를 먼저 해서 선점(先占)한 것이다. 탄기국은 오후 2시 30분쯤부터 행진을 시작해 청와대에서 200m가량 떨어진 신교동사거리까지 간다.

1일 오후 서울광장에서 '대통령 탄핵 기각을 위한 국민총궐기 운동본부' 주최로 탄핵 반대 집회가 열리고 있다. /연합뉴스

탄핵 인용을 촉구하는 ‘박근혜정권 퇴진 비상국민행동’(퇴진행동)도 오후 5시부터 광화문광장에서 18차 촛불 집회를 연다. 이어 탄기국의 집회가 마무리되는 오후 7시부터 탄기국 행진 코스의 바로 옆 도로를 통해 청와대 쪽으로 향한다. 퇴진행동은 100만명 이상이 참가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3·1절인 1일 서울 광화문 사거리에서 '대통령 탄핵 기각을 위한 국민총궐기 운동본부' 주최 탄핵 반대 집회가 열리고 있다./연합뉴스

서울 광화문에서 덕수궁 앞 서울광장까지 1.2㎞ 구간을 절반으로 뚝 잘라 상대 진영을 바로 코앞에 두고 남쪽에선 태극기 집회, 북쪽에선 촛불 집회가 열린다. 탄핵 찬반 세력이 각자 대규모 집회를 열고, 청와대 방면으로 각기 행진까지 하는 것이다. 양 시위대간 거리는 500m도 채 되지 않는다.

헌법재판소의 탄핵 심판 선고를 앞두고 있어 갈등이 고조된 상황에서 집회 규모와 열기가 과거보다 높을 것이란 예상이 나온다. 양측의 행진 장소가 맞닿아 있어 물리적 충돌이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경찰은 집회 현장에 경찰 1만6000여명을 투입해 충돌을 막고 있다. 경찰은 세종대로사거리 등 두 집회의 경계 지점에 차벽을 쳐서 양측 접촉을 최대한 막는다는 계획이다.

[한상혁 기자 hsangh@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