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유라 지원이 삼성합병 대가?…노승일 "내 생각 진술"

2017. 5. 3. 07:59이슈 뉴스스크랩

정유라 지원이 삼성합병 대가?…노승일 "내 생각 진술"

이재용 10회 공판...노승일 증인 대상 5시간 신문

(서울=뉴스1) 장은지 기자 | 2017-05-03 07:00 송고


    노승일 K스포츠재단 부장이 2일 오후 서울 서초구 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비선실세' 최순실 관련 뇌물공여 등 10회 공판에 증인 자격으로 출석하고 있다. 2017.5.2/뉴스1 © News1 안은나 기자

     

    "노승일 증인은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의 합병에 국민연금이 찬성하는 대가로 삼성이 (정유라를) 지원해준 것 아닌가 생각한다고 진술했죠?" (삼성측 변호인)
    "네, 제 생각을 진술했습니다."(노승일 전 코어스포츠·K스포츠재단 부장)


    "최순실이 삼성 지원과 관련해 박근혜 전 대통령과 상의하거나 직접 삼성을 언급한적이 없다고 했죠?"(삼성측 변호인)


    "네."(노승일)

    "결국 합병의 대가라는 것은 증인의 생각이죠?" (삼성측 변호인)
    "네."(노승일)

    지난 2일 오후 서울중앙지방법원 형사합의 27부(부장판사 김진동) 심리로 열린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에 대한 10차 공판에서 증인 노승일 전 코어스포츠·K스포츠 재단 부장과 삼성측 문강배 변호사간에 오간 질답이다.

    5시간 넘게 진행된 노씨에 대한 증인신문에서 삼성 측은 노씨의 진술에 '추측'이 많다는 점을 지적하는데 많은 시간을 할애했다. 변호인은 노씨가 최순실로부터 삼성물산 합병에 대한 이야기를 들은 적이 없다는 진술을 확인하고, 정유라에 대한

     

    승마지원이 합병의 대가라는 것이 노씨의 '추측'임을 강조했다.

    특검 측은 '노씨가 2016년 1월18일 K스포츠 재단 현판식에 참석해 박상진 전 삼성전자 대외협력 사장에게 코어스포츠를 언급하자 박 전 사장의 표정이 사색이 됐다'는 노씨의 진술에 방점을 찍으며 삼성과 코어스포츠간 계약이 은밀하게 이뤄졌다고 주장했다.

    이날 증인신문의 쟁점은 승마지원 매니지먼트를 위해 삼성과 용역계약을 맺은 '코어스포츠'의 운영 현황과 삼성이 처음부터 정유라 1인만을 위한 단독지원을 했는지 여부였다.

    특검 측과 노씨는 코어스포츠가 '페이퍼컴퍼니'로서 삼성이 허위계약을 맺었다고 주장했다. 이에 삼성 측 변호인은 삼성이 박 전 대통령과의 독대에서 호된 질책을 받고 서둘러 급하게 계약을 맺은 것은 사실이지만, 처음부터 허위계약을 한 것은아니라는 주장으로 맞섰다. 정유라 외에 다른 승마선수들도 지원하는 것이 애초 계획이었다는 것이다. 

    삼성 측 문강배 변호사는 "박원오 전 대한승마협회 전무가 다른 선수를 선발해 지원하려고 노력했지만 최순실의 방해로 이행되지 않은 것일 뿐, 처음부터 정유라만을 지원하기 위한 가장 계약은 아니었다"고 반박했다.

    노씨는 "당시 박원오 전 대한승마협회 전무는 계약서대로 정상적인 선수를 선발해 시설을 갖추고 트레이너를 구해야 한다고 했는데 최씨가 못하게 했다"고 주장했다. 최씨가 이같은 조언을 거절했다는 것이다. 노씨는 "당시 박 전 전무는 (다른 지원 대상) 선수를 알아보려 했다"며 "제가 이를 최순실에 보고하니 '누구 때문에 이게(비덱스포츠:코어스포츠 후신) 생겼는데 어디서 설쳐, 꼴값 떠네'라고 했다"고 말했다.

    특검 측 박주성 검사는 "삼성의 지원은 정유라 1인만을 위한 것이었다는 게 우리의 입증 취지"라며 "삼성과 코어스포츠간 맺은 용역계약의 허구성을 알고 계약에 임한 삼성 측에서는 나중에 다른 선수를 선발하려는 등 시도를 했지만 이는 실제로 할 수 없는 것을 시도한 것에 불과하고 진정성을 가지고 노력한 것은아니다"고 주장했다.

    문 변호사는 "코어스포츠가 페이퍼컴퍼니라고 주장하는데 코어스포츠는 실제 사무실과 사업장, 말, 말 관리사, 행정직원 등이 있어 페이퍼컴퍼니로 볼 수 없다"고 반박했다. 

    이어 "노승일 증인은 삼성이 합병 대가로 도움을 받으려고 했다는 진술은 '추측'이라고 분명히 말했다"며 "노승일 자신도 K스포츠재단의 현판식때까지도 최순실이 재단에 관여한 사실을 몰랐다고 진술했다"고 노씨의 진술을 재확인했다.

    노씨는 2015년 8월11일 독일로 건너갔지만 이후 최씨와의 관계가 틀어지면서 같은 해 9월중순 맡고 있던 코어스포츠관련 업무에서 손을 뗐고, 10월말 최씨 모녀가 노씨에게 알리지 않고 다른 지역으로 이사를 가면서 연락이 끊겼다고 진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