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의 '사드 대응무기'로 거론되는 ICBM 둥펑-41은?

2017. 5. 3. 19:53지구촌 소식

중국의 '사드 대응무기'로 거론되는 ICBM 둥펑-41은?

경향신문

중국 내에서 사드(고고도미사일 방어체계) 한반도 가동에 맞서 차세대 대륙간 탄도미사일 둥펑(東風)-41을 실전배치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왔다.

중국 탄도미사일 전문가인 양청쥔(楊承軍)은 3일 환구시보에 “중국은 외교적인 항의 외에 군사적으로도 응답해야 한다”면서 둥펑-41 미사일의 실전 배치 공식화를 그 중 하나로 꼽았다. 중국군이 개발해 온 차세대 이동식 다탄두 대륙간 탄도미사일(ICBM)인 둥펑-41은 길이 16.5m, 중량 60t으로 10개의 핵탄두를 탑재할 수 있다. 둥펑-41의 이전 모델이자 1999년 실전 배치된 둥펑-31가 사거리 8000㎞로 미국의 서부 지역을 타격할 수 있는 수준이었던 것에 비해 둥펑-41은 최대 사거리가 1만4000㎞로 미국 본토 전역을 사정권으로 둘 수 있다. 전문가들은 예상 배치 지역에서 이 미사일을 발사할 경우 20분 내에 미국 워싱턴과 뉴욕 등 전역에 대한 타격이 가능하고 서부 해안 지대는 정밀 타격도 가능하다고 주장한다. 지난 2012년 7월 처음으로 둥펑-41 시험발사를 실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2015년 항일전쟁 승리 70주년을 기념한 열병식에서 각종 신형 무기가 위용을 드러냈지만 둥펑-41은 예상과 달리 공개되지 않았다.

양청쥔은 “사드가 중국을 실질적으로 위협하고 있다”면서 “사드 레이더의 정찰 조기 경보 시스템이 중국의 동북, 화북, 화동 지역의 일거수일투족을 들여다 볼 수 있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병력과 무기 장비의 증강 배치 및 작전 능력 제고를 서둘러야 한다면서 레이더 감시 사각지대에서 군사행동을 늘리고 주요 군사시설의 압축 강도를 높이는 방안도 제시했다.

중국 국방부는 지난 4월 월례브리핑에서 사드 반대 입장을 재확인하며 “중국 군대는 앞으로 실전 대응 군사훈련을 계속하고, 신형무기를 이용한 훈련을 진행하겠다”며 군사적 대응을 밝힌 바 있다.

겅솽(耿爽) 중국 외교부 대변인도 2일 사드가 가동 준비를 마쳤다는 보도와 관련해 “단호하게 필요한 조치를 통해 우리의 이익을 수호하겠다”고 말했다.

중국 군사 전문가 류장핑(劉江平)도 지난달 홍콩 대공망에 “사드 사태가 계속 진전되면 중국은 러시아와 합동으로 각종 무기와 수단을 총동원해 탄도 미사일 방어 훈련을 실시하게 될 것”이라며 군사적 대응을 강조했다. 그는 “중국은 전방위적인 사드 반격 조치로 사드가 제어유도와 목표 격중을 불가능하게 만들어 사드를 장님, 귀머거리, 장식품으로 만들어 버릴 수 있다”고 주장했다.

군사적 대응의 필요성은 대부분의 전문가들이 동의하고 있지만 일각에서는 신중론도 제기된다.

진창이(金强一) 중국 옌볜대 남북한연구소 국제정치연구소 소장은 3일 환구시보에 “사드 배치의 전략적 효과는 군사적 역할을 넘어섰다”며 “미국이 사드를 통해 중·러 양국에 군사적 압박을 가했기 때문에 중·러 양국이 군비확충 경쟁에 나서는 등 지역적인 파장이 일어나는 것은 불가피한 일”이라고 전했다. 그러나 그는 “일부 누리꾼들이 한국에 더 많은 보복 조치를 취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면서 “전략적인 입장에서 필요한 경우 보복 조치를 취해야 하지만 신중을 기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 베이징|박은경 특파원 yama@kyunghya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