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정부의 국가정책 방향은 4대 국정기조(國政基調) 속에 들어 있다. ▲경제부흥 ▲국민행복 ▲문화융성 ▲평화통일 기반 구축이 4대 국정기조다. 출범 초부터 경제부흥을 위한 3대 전략으로 창조경제, 경제민주화, 민생경제에 주력했던 박근혜 정부는 출범 3년 후인 2015년부터 문화융성을 위한 10대 과제들을 챙기기 시작하는데, 한류(韓流) 확산, 문화콘텐츠 산업 육성, 스포츠 인재 양성 등이 그것이다.
박근혜 대통령은 2015년 7월 24일 오후, 서울 종로구 삼청동 소재 안가(安家)에서 현대자동차그룹 정몽구 회장과 김용환 부회장, CJ그룹 손경식 회장, SK이노베이션 김창근 회장을 만난데 이어, 다음날 같은 장소에서 삼성그룹 이재용 부회장, LG그룹 구본무 회장, 한화그룹 김승연 회장, 한진그룹 조양호 회장 등 총 7명의 그룹 회장과 단독 면담했다.
이 독대(獨對)에서 대통령은 직권을 남용하여 그룹 회장들에게 미르재단 및 케이스포츠재단에 총 774억 원의 출연금을 내도록 강요했다는 것이 검찰의 수사 결과다. 그렇다면 이 독대는 왜 이뤄졌고, 그 자리에서 대통령은 그룹 회장들에게 무슨 이야기를 하였을까? 그 해답이 LG그룹 구본무 회장에 대한 검찰 신문조서에 들어 있다.
구본무 회장이 참고인 자격으로 검찰에 소환된 것은 2016년 11월 13일로, 최서원-안종범(청와대 정책조정수석)-정호성(대통령비서실 부속비서관) 등이 구속된 이후다. 구본무 회장을 조사한 사람은 김태겸 검사다. 이날 오후 3시16분부터 시작된 조사는 밤 11시5분에 끝났다.
김태겸 검사는 구본무 회장을 상대로 학력과 경력, 가족관계, 그리고 LG그룹의 지분구조 등 참고인에 대한 기본적인 사안들을 확인한 후, LG그룹의 기업 개요에 대해 신문했다.
<문; LG그룹은 지주회사인 (주)LG와 67개의 계열사(2015년 12월 31일 기준)로 구성된 기업집단으로서, 주요 계열사로는 (주)LG, LG전자(주), LG디스플레이(주), (주)LG화학, (주)LG유플러스 등 12개의 상장사와 (주)서브원, (주)LG C&S, 코카콜라음료(주), 해태음료(주), (주)더페이스샵 등 55개의 비상장사가 있지요?
답: 네, 그렇습니다.>
대통령과의 獨對에서 나눈 대화들
구본무 회장은 2015년 7월 25일, 점심시간 직전에 박근혜 대통령과 단독 면담했다. 이에 대한 일문일답이다.
<문: 진술인과 대통령과의 獨對는 어떠한 방법으로 진행되었나요?
답: 제가 지정된 시간보다 5분 전에 삼청동 모처에 도착하니, 청와대 경호원이 대기하고 있다가 제 수행원들은 다 빼고 저 혼자만 그 안으로 들어가도록 안내를 해 주었고, 그 安家에서 대통령을 직접 1대1로 만났습니다.
문: 安家로 들어가면서 가방이나 서류를 들고 들어갔는가요?
답: 아닙니다. 면담자료 2부 외에 가방이나 서류는 일체 들고 가지 않았습니다.
문: 당시 준비한 면담자료의 분량은 어느 정도였나요?
답: 15장 정도 되었습니다.
문: 진술인은 대통령과의 독대를 위하여 별도의 면담자료를 작성한 것인가요?
답: 네, 그렇습니다. 저의 비서실에서 만든 것은 아니고, 하현희 사장이 실무진들을 통해 만들었고, 이를 제가 숙지한 다음, 대통령과의 면담자료로 가지고 간 것입니다.
하현희 사장은 LG그룹의 지주회사인 (주)LG 사장이다. 검찰 신문조서에 따르면, 하현희 사장은 LG그룹을 대표하여 청와대 및 정부와 대화하는, 이른바 대관(對官) 창구였다. 때문에 안종범 경제수석의 카운터파트가 하 사장이었으므로, 구본무 회장은 안종범 수석의 핸드폰 번호를 모를 뿐 아니라 통화하는 사이도 아니라는 사실이 검찰 조사에서 확인되었다. 이어지는 일문일답이다.
<문: 진술인과 대통령의 독대는 어디에서 진행되었나요?
답: 아까 말씀드린 것처럼 삼청동에 있는 안가에서 진행되었고, 배석자 없이 저하고 대통령 두 명만 있는 자리에서 이루어 졌습니다. 사각 테이블 상석에 대통령께서 앉으시고 제가 대통령 오른쪽 자리에 앉아 말씀을 나누었습니다.
문: 독대는 약 몇 분간 진행되었나요?
답: 제가 현장에 도착한 시간은 오전 11시 정도였으며 대통령을 뵙고 직접 독대한 시간은 한 30분 가량 되었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문: 당시 진술인에게 배정되었던 시각이 40분이었다는 것은 알고 있는가요?
답: 하현희 사장에게 그 정도 된다고 들었던 것 같습니다.
문: 당시 진술인과 대통령 이외에 다른 배석자는 없었지요?
답: 예, 없었습니다.
문: 진술인은 대통령과의 독대에서 어떠한 이야기를 나누었는가요?
답: 제일 처음에 뵙자마자 가볍게 인사를 드리고, “제가 눌변이라 미리 준비해 온 자료를 읽겠습니다”라고 하고, 면담자료 중 1부를 대통령에게 드리고 나머지 면담자료를 보면서 말씀을 드리고 읽어나갔습니다.
문: 면담자료의 내용은 무엇이었나요?
답: 애초 안종범 수석이 하현희 사장에게 이야기한 것이 창조경제, 경제활성화, 고용촉진이라는 주제에 대해 의견을 듣고 싶어하신다는 것이었기에 때문에, 저희 측에서도 그 주제에 맞추어 자료를 준비하였습니다.
문: 구체적인 내용이 어떻게 되는가요?
답: 먼저 정부정책에 대한 저희 그룹 차원에서의 지지의사를 밝히고, 창조경제와 관련하여 벤처기업들에 대한 적극적인 투자지원이 이루어지고 있다는 점과 경제활성화와 관련하여 중국 관광객 유치를 위한 한류스타 펜 사인회 등의 아이디어와 함께 저희들도 적극 참여하겠다는 뜻을 밝혔습니다. 그리고 앞으로 기술적인 발전을 위해서라도 이공계 대학들에 대한 정원을 많이 넓혀 달라는 요청을 하였습니다.
문: 진술인은 그 자리에서 LG그룹이 겪고 있는 무슨 애로사항들을 전달하신 것이 있나요?
답: 특별한 애로사항을 말씀드린 것은 없었습니다.
문: 대통령과의 대화에서 문화, 체육 준비에 관한 대화를 나눈 사실이 있나요?
답: 대통령께서 “K팝이나 한류드라마 등의 한류, 스포츠를 통해 국가 브랜드 이미지를 높여서 국가경제에 도움이 되게 하고 싶다”고 하셨고, 구체적으로 정확한 표현은 기억나지 않으나 “앞으로 국가에서 이에 대하여 적극 추진할 계획인데, 민간 차원에서 협조를 바란다”고 말씀을 하셨습니다.
문: 대통령과의 독대에서 문화 및 체육 분야 지원, 재단 법인 설립 등에 대하여 대화를 나눈 사실이 있나요?
답: 제2의 김연아 이야기를 하시며, 스포츠를 통한 국위선양 등을 위해 문화 및 체육 분야에서의 지원이 필요하다는 말씀을 하셨는데, 재단 이야기는 들은 바가 없습니다.
문: 지원이라는 것이 민간 차원에서의 지원을 요청한다는 의미인가요, 국가가 정책적으로 지원을 하겠다는 말로 이해하였나요?
답: 국가가 정책적으로 추진을 하고, 거기에 대해 민간 차원에서의 관심과 협조를 바란다는 취지였습니다.
문: 당시 상황을 확인해 보면, 대통령이 진술인을 비롯한 기업 회장들에게 문화, 체육 각 분야에 대하여 30억씩, 10대 기업 합하여 한 분야 당 300억 상당의 기금마련을 제안한 적이 있는 것으로 보이는데 어떤가요?
답: 기금 이야기도 없었고, 돈 이야기도 나온 바가 없습니다.
문: 그 이외 대통령과의 독대에서 나눈 대화가 더 기억나는 것이 있나요?
답: 30분이라는 시간이 짧아서 제가 준비해 간 자료들을 이야기하고 나니 저에게 주어진 시간을 거의 다 쓴 거 같았습니다.
문: 대통령 독대 후, LG그룹으로 돌아와서 LG그룹 내 전문 경영인들과 대통령과의 독대에서 어떤 얘기를 나누었는지 공유한 사실이 있지요?
답: 면담자료에 들어간 내용들이 기존의 저희 그룹의 사업계획에 포함된 내용들이었고, 면담자료 작성 자체를 하현희 사장이 하였기 때문에 특별히 후속조치가 필요치 않았습니다. 그리고 대통령의 말씀도 관심을 가져 달라는 것이지 즉각 구체적인 조치를 요구한 것이 아니라 더더욱 회사 차원에서 지시나 특별히 전달할 내용이 없었습니다.>
대통령과의 두 번째 독대
구본무 회장은 이듬해인 2016년 2월 15일, 박근혜 대통령과 두 번째로 단독 면담 자리를 가졌다. 미르재단과 케이스포츠재단이 발족한 이후다. 다음은 일문일답이다.
<문: 진술인은 작년 이외에 올해 2016년 2월에도 대통령과 개별면담을 가진 적이 있지요?
답: 예, 있습니다. 2016년 2월 15일, 오후 2시경 장소도 작년과 똑같은 장소에서 대통령과 한 번 더 1대1 면담을 하였습니다. 지난 7월 면담에서 저희 그룹 차원에서 진행하고 있던 사업들에 대한 경과를 확인하고 싶으셔서 면담을 진행하는 것으로 생각을 하였습니다.
문: 위 개별면담을 구체적으로 담당한 사람도 역시 하현희 사장인가요?
답: 녜, 역시 하현희 사장에게 안종범 수석이 연락이 와서 일정을 조율한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문: 위 개별면담에서 대통령과는 무슨 이야기를 나누었는가요?
답: 시간을 맞추어서 도착을 하였고, 지난번과 마찬가지로 저희가 준비해 간 면담자료를 읽으면서 설명을 드리게 되었습니다.
문: 2월에 있었던 면담에서는 재단에 대한 언급은 없었나요?
답: 역시 없었습니다. 이 때도 앞 전 처럼 면담자료를 읽으면서 보고를 하였고, 나중에 대통령이 잘 들었다고 하시면서, 면담을 마치면 좋겠다는 눈치를 주시길래 “경청해 주셔서 감사합니다”라고 하고 바로 일어나서 나왔습니다.
문: 위와 같이 개별면담을 마친 이후 대통령으로부터 광고업체나 다른 회사에 대한 팜플렛을 건네받은 적이 있는가요?
답; 없습니다.
문: 2016년 2월 대통령과 개별면담을 가졌던 다른 기업의 경우, 위와 같은 ‘인터플레이그라운드’라는 광고업체의 리플릿이 든 봉투를 건네받아 왔다고 하는데 기억이 나지 않는가요?
답: 예, 대통령이나 안종범 수석으로부터 어떠한 것도 건네받은 것이 없습니다.>
미르 및 케이스포츠재단에 자금을 출연한 경위
검찰은 재벌그룹 내에서 이뤄지는 모든 경비의 지출내역이 회장에게 보고되는 것으로 지레 짐작하고 심문을 폈으나, 구본무 회장은 이를 조목조목 부인했다. 다음은 LG그룹이 미르 및 케이스포츠재단에 자금을 출연하게 된 경위에 대한 일문일답이다.
<문: LG그룹은 2015년 12월 7일, LG화학과 LG디스플레이에서 미르재단에 총 48억 원, 2016년 4월 29일 위 2개 회사를 포함하여 LG유플러스 등 8개 회사에서 케이스포츠재단에 30억 원 등 합계 78억 원을 출연한 사실이 있지요?
답: 네, 그렇게 알고 있습니다. 신문을 보고, 하현희 사장에게 확인을 하여 알게 되었습니다.
문: 진술인이 운영하는 회사에서 78억 원이라는 巨金이 불과 3개월 사이의 단기간 내 지급이 되었는데 그룹의 회장으로서 이와 같은 사실을 알지 못하였다는 말인가요?
답: 네, 그렇습니다. 저희 LG그룹이 한 해 지출하는 수재의연금, 각종 기부금, 협찬금 등이 약 500억~600억원 가량 되고, 하현희 사장이 사실상 결정을 하고 있습니다. 기부금 출연뿐만 아니라 각 계열사별로 자체적으로 실행하고 있는 CSR(사회공헌사업) 활동에 따른 지출 규모도 이에 못지않기 때문에, 몇 십억 원이 지출되는 것은 그렇게 이례적인 것도 아니고, 제가 모든 것을 다 관장할 수도 없습니다.>
이렇게 되자 검찰은 구본무 회장을 조사하는 자리에서 하현희 사장에게 전화를 걸어 사실여부를 확인하고, 그 내용을 신문조서에 기록했다. 그 내용은 다음과 같다.
「하현희 사장은 이혁주 (주)LG CFO(자금담당 임원)로부터 재단 출연과 관련된 보고를 받은 사실이 있으며, 이에 출연금 지급을 결정한 사실도 있다고 진술하며, 이와 같은 사항들에 대해서 구본무 회장에게 보고한 사실이 있는지 여부를 확인하자, LG그룹 전체가 연간 약 600억 원의 기부활동을 하고 있는데 그 범위 내에서는 자신(하현희)에게 결정권한이 있으며, 이 정도 금액으로는 회장에게 보고를 하지 않는다는 진술을 확인하고 이를 진술인에게 고지했다」
<문: 그럼 하현희 사장으로부터 본건이 아니더라도 기부금 출연 등과 관련하여 보고를 받은 사실이 있는가요?
답: 회사에서 집행하는 기부금과 관련해서는 단 한 차례도 보고를 받은 사실이 없고, 제가 그와 관련하여 어떠한 결정을 내린 사실도 없습니다.>
검찰은 조사를 중단하고 10분간 휴식을 취한 후 다시 조사를 재개했다.
<문: 재단의 이름이나 소재지, 재단의 정확한 설립 목적, 그리고 재단 인선에 있어 중요한 이사장, 사무총장의 인선에 대하여 보고를 받은 것이 있는가요?
답: 전혀 없습니다.
문: 그렇다면 미르재단이라는 재단의 이름도 듣지 못하였는가요?
답: 네, 그 때도 그렇고 그 이후에도 그렇고 들어본 적이 없습니다.
문: LG그룹이 미르․케이스포츠 두 재단에 78억 원을 출연해서 얻는 이익은 무엇인가요?
답: 특별히 특혜를 입는 것은 없다고 생각합니다.
문: 그와 같이 생각하게 된 이유가 무엇인가요?
답: 저는 평소 정치에 대해서는 ‘불가근불가원(不可近不可遠․ 가까이 하지도, 멀리 하지도 않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위와 같은 돈을 냈다고 어던 특혜를 입는다고 하더라도, 다음 정권이 되면 불이익을 받는 사례를 봐왔기 때문에 저는 저희 회사가 위와 같은 돈을 낸다고 하더라도 뭔가를 바라지도 않습니다.
문: 진술인은 최순실을 아는가요?
답: 전혀 몰랐고 이번에 언론을 통해서 알게 되었습니다.
문: 하지만 진술인도 2015년 7월경 대통령과의 특별면담 과정에서 대통령이 문화에 관심이 많다는 것은 느낄 수 있었던 거 아닌가요?
답: 네, 그건 맞습니다만, 대통령이 재단을 만든다거나 재단을 만들어 그 재단을 통해 인재를 지원한다는 이야기는 없었습니다.>
이동통신 주파수 경매 조사
구본무 회장이 검찰이 원하는 답변을 하지 않자, 김태겸 검사는 LG그룹의 약점이 될 수 있는 사안을 건드린다. 이른바 별건 수사에 돌입한 것이다.
<문: 2016년 4월 29일, 미래창조과학부 주관으로 성남시 분당 한국정보통신기술협회에서 총 5개 대역 140MHZ에 대한 주파수 경매가 실시된 적이 있지요?
답: 네, 들어서 알고 잇습니다. 앞서 말씀드린 바와 같이 저는 중요한 사업방향이나 사장단 인사 등에만 관여를 하고, 일상적인 경영 이슈에 대해서는 각 사에서 자율경영을 하고 있기 때문에 제가 각 사의 현안에 대해서 모두 구체적으로 보고를 받거나 챙기지는 않습니다.
문: 언론보도에 의하면, LGU+는 이번 주파수 경매에서 가장 경쟁이 치열할 것으로 예상되었던 2.1GHZ를 최저가에 확보하여 최고의 속도와 서비스로 일등 LTE를 실현할 수 있는 기반을 확보하였다는 자체 평가를 내린 것으로 알려졌는데 맞나요?
답: 앞서 말씀드린 바와 같이 구체적인 내용은 잘 알지 못합니다.
문: 이동통신 3사가 처음부터 각 주파수 대역을 나누기로 담합을 했던 것이 아닌가요?
답: 아니요. 각 통신사 별로 전력이 다르고 이해관계가 첨예하게 대립했던 것으로 알고 있기 때문에 담합을 할 이유도 없고, 실제 談合(담합)을 하지 않은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각 통신사들의 전력에 따라 적절한 예상 가격으로 입찰을 하여 낙찰을 받았다고 생각합니다.
LG상사, 이란 전기차 개발사업 관련
문: LG상사는 2015년 5월경 대통령이 국빈 자격으로 이란을 순방할 당시, 이란 정부와 전기자동차 생산 사업 계약을 체결한 사실이 있는가요?
답: 네, LG상사와의 금번 컨센서스 미팅 때 들었습니다.
문: 당시 진술인도 대통령의 순방에 동행하였나요?
답: 아닙니다. LG상사 송치호 사장이 동행한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문: 위 순방 기간 중에 LG상사는 이란 산업개발청과 이란 최초의 전기차 사업 관련 합의각서(HOA)를 체결한 것인가요?
답: 네, 그렇습니다.
문: 위 사업은 2023년까지 전기차 6만 대를 생산하는 것으로, 1단계 사업은 시제품 전기차 20대를 개발하여 이란 수도 테헤란에 충전소 인프라를 구축하는 것으로, 사업 규모는 약 520억 원 가량이고, 2단계 사업은 전기차 6만 대를 생산하여 이란 전 지역에 충전소를 설치하는 것으로 사업 규모가 조(兆) 단위에 이를 것이라는 관측 기사가 확인되는데, LG그룹에서도 이와 같은 평가를 내리고 있는가요?
답: 저는 잘 모르겠습니다만, 그 정도 되지 않을까 추측합니다.
문: LG그룹이 미르․케이스포츠 재단에 거액을 출연한 이유는 정부 내지 청와대가 주도적으로 진행하는 재단 설립사업에 응하지 않을 경우, 향후 LG그룹의 자체 사업 진행에 있어 불이익이 예상되고, 정부 주도적인 사업에 참여할 기회가 제한되거나 박탈될 우려가 있어서 불가피하게 응하게 된 것이 아닌가요?
답: 저는 모르겠습니다. 일단 제가 기금 출연 과정에 전혀 개입을 하지 않았고, 이를 결정한 하현희 사장도 관례에 따라 전경련이 분배한 금액을 낸 것으로 보입니다.>
이것으로 구본무 회장에 대한 검찰 조사는 끝났다. 기자는 구본무 회장의 신문조서를 통해, 대통령과 그룹 회장 간에 있었던 단독 면담 내용과 면담 당시의 분위기를 확실히 알게 되었다.
일부 검사들의 편향된 시각
또 이 신문조서를 통해, 검찰 내 일부 검사들이 박근혜 정부의 경제정책과 재벌그룹에 대해 어떠한 시각을 갖고 있는지를 엿볼 수 있었다. 관련 대목을 인용하면 이렇다.
<문: 그간 정부와 대통령이 복지보다 성장을 우선시하고, 기본적으로 친(親)기업적인 태도를 보여 왔던 것으로 보이는데, 이에 대한 진술인의 생각은 어떠한가요?
답: 저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습니다. 제가 볼 때는 특별히 특혜를 받은 것이 없다고 생각합니다.
문: 금년 8월 13일부터 시행되고 있는 ‘기업활력제고를 위한 특별법’, 일명 ‘원샷법’만 하더라도 신속한 사업재편을 가능하게 하고 기업의 합병과 분할, 주식의 이전과 취득 등에 필요한 절차 및 규제를 최소화하는 등 기업을 경영하는 진술인과 같은 입장에서는 아주 큰 도움이 되는 정책이 아닌가요?
답: 우리하고는 관계가 없습니다. 저희 회사들이 특별히 합병 절차를 진행하고 있는 것이 없고, 저희는 합병 등을 진행하는 과정에서 불법적인 일을 하거나 법에 저촉되는 일을 하지도 않고 그럴 필요도 없습니다. 그리고 지금 저희가 진행 중인 합병 건이 1건 있는데, 이는 소액주주들의 동의까지 다 얻어서 진행하고 있는 것이고 정부가 도와준다거나 부정한 방법으로 진행하고 있는 것이 아닙니다.>(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