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상청 ‘3개월 전망’ “가뭄 계속될 것”

2017. 5. 23. 19:06사회 문화 연예 스포츠

올 여름도 덥지만 지난해같은 ‘장대 폭염’은 없을 듯

        


기사입력 2017-05-23 10:15 | 최종수정 2017-05-23 14:35

[한겨레] 기상청 ‘3개월 전망’ “가뭄 계속될 것”

태풍 평년수준 10여개 발생 2개 영향 예상



올해 여름도 평년보다 기온이 높지만 지난해처럼 ‘장대 폭염’이 닥치지는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강수량은 평년보다 적어 가뭄이 계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기상청은 23일 ‘3개월 전망’을 발표해 “여름 전반에 북태평양고기압이 동서로 확장하는 경향을 보이면서 장마전선이 남쪽에 머물 가능성이 높아 기온은 평년보다 높고 강수량은 적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김동준 기상청 기후예측과장은 “엘니뇨가 중립상태를 보이는 데다 열대 서태평양 해수면 온도가 평년보다 높아 대류활동이 활발한 상태를 보여 여름철 전반에는 북태평양 고기압이 남북 방향보다는 동서 방향으로 영향력이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북태평양고기압이 중국 남부지역까지 확장하면 장마전선이 북상하지 못하고 남쪽에 머물게 된다. 6월에는 이런 기압 배치 영향으로 맑고 건조한 날이 많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설명했다.

장마철이 끝나는 7월 하순부터 8월 중순 사이에는 북태평양고기압이 북쪽으로 확장하면서 그 가장자리를 따라 남서류가 우리나라에 유입돼 기온이 상승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에 따라 8월에는 평년과 비슷하거나 높은 무더운 날이 많을 것으로 보인다. 김동준 과장은 “지난해에는 중국 대륙의 열적고기압이 발달해 이례적 폭염이 발생했지만 올해는 티벳고원 쪽 눈덮임이 평년보다 많아 열적고기압이 발달할 가능성이 적어 보인다”고 말했다. 티벳고원에 눈이 적으면 햇볕에 지표 공기가 가열 팽창돼 고기압이 발달하는데, 고원에 눈이 많이 쌓이면 지표가 가열되지 않아 고기압이 발달하기 어려워진다.

기상청은 올해 4월 후반부터 시작한 가뭄이 여름철에도 계속될 것으로 전망했다. 올해 봄철(3월1일~5월20일)과 5월(1~20일) 강수량이 모두 1973년 이래 최소 4위를 기록할 정도로 적었다. 김동준 과장은 “올해 장마가 평년보다 늦게 시작할 가능성이 있고 또 쉽게 북상하지 못해 여름 전반에 강수량이 평년보다 적을 확률이 높다. 8월에는 대기 불안정과 발달한 저기압 영향으로 국지적으로 다소 많은 비가 내려 강수량이 평년 수준을 유지할 것으로 분석된다”고 말했다.

기상청은 또 여름철 북서태평양 해역에서 평년(11.2개)과 비슷하게 10~12개의 태풍이 발생해 우리나라에 평년(2.2개) 수준인 2개 정도가 영향을 끼칠 것으로 예상했다. 올해 태풍은 4월25일 제1호가 발생한 뒤 아직 추가로 발생하지 않고 있다. 전영신 기상청 국가태풍센터장은 “올해 봄철 해수면 온도가 평년보다 높아 태풍이 발생하기에 좋은 조건임에도 5.5㎞ 상공의 대기 중층 고기압 편차가 태풍 발생을 억제해 상쇄되는 양상이다. 6월10일까지는 태풍이 발달할 가능성이 없어 보인다”고 말했다. 태풍의 진로는 지난해처럼 중국 남동부나 일본 동해상으로 향하는 경로가 많을 것으로 기상청은 분석했다.

이근영 선임기자 kylee@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