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 9. 25. 20:32ㆍ이슈 뉴스스크랩
학생도 아니고 직업도 없는 '니트족' 147만명
학교에 다니지 않고, 직업이 없는 상태로 교육이나 훈련도 받지 않는 젊은이를 뜻하는 ‘니트’(NEET·Not in Education, Employment or Training·무업청소년) 인구가 국내에만 147만9000명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을 웃도는 수준이다. 유럽연합(EU)과 OECD 회원국은 무업청소년의 비율이 줄고 있지만, 한국은 최근 3년 동안 15~24세에서 무업청소년 비율이 늘어나고 있었다.
■무업청소년 147만명 시대
윤철경 한국청소년정책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이 25일 열린 ‘무업청소년(NEET): 국제적 현황과 대응’ 국제 심포지엄에서 발표한 자료를 보면, 지난해 기준 국내 15~19세 중 무업청소년은 24만명에 달했다. 무업청소년은 학생(휴학생 포함)이나 취업자도 아니며 학원·교육기관 등에 다니지 않는 이들을 말한다. 그러나 이번 자료는 OECD와 비교하기 위해 학원·교육기관 등에 다니는 이들도 포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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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세 무업청소년은 47만5000명, 25~29세는 76만4000명이었다. 15세부터 29세까지 모두 합치면 147만9000명이다. 각 연령별 전체 인구와 비교해보면 15~19세는 8%, 20~24세는 15.4%, 25~29세는 22.8%가 무업청소년이었다.
최근 3년 동안 학원·교육기관 등에도 다니지 않는 무업청소년의 비율을 보면, 25~29세는 20.9%로 정체되고 있었다. 반면 15~19세와 20~24세는 무업청소년 비율이 늘어나고 있다. 2014년 2.8%였던 15~19세 무업청소년 비율은 2015년 3.4%, 2016년 3.9%였다. 20~24세는 2014년 12.2%에서 2015년 13.0%, 2016년 13.4%였다.
무업청소년 중 학력이 초졸·중졸 등 고졸 미만인 이들의 비율이 높은 편이었다. 특히 20~24세 무업청소년의 46.6%가 고졸 미만이었고, 25~29세는 41.1%가 고졸 미만이었다. 고졸 미만의 경우 일자리가 많지 않고, 일자리가 있더라도 일자리의 질이 떨어져 경제활동을 하는 연령이 높아지는 것으로 보인다.
윤 연구위원은 무업청소년을 대상으로 일자리를 구하지 않는 이유도 조사했다. 전체 응답자의 38%가 ‘노는 것이 좋아서’라고 답했다. 이어 22.5%가 ‘마땅한 일자리가 없어서’라고 답했고, 18.3%가 ‘하고 싶은 것이 없어서’라고 답했다. 윤 연구위원은 “향후 진로계획을 결정하지 않은 이들이 많았고, 진로를 결정하기 위해 탐색하는 활동도 적극적이지 않았다”며 “게임 중독 수준도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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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 나라들은?
한국의 무업청소년 비율은 모든 연령댈에서 OECD 35개 회원국 평균을 웃돌았다. 2013년 기준 15~19세 무업청소년 비율 OECD 평균은 7.1%였지만, 한국은 7.7%로 24위(1위가 가장 낮은 국가)를 기록했다. 20~24세는 OECD 평균이 18.2%였고, 한국은 22.2%로 30위였다. 25~29세는 OECD 평균이 20.5%였고, 한국은 24.5%로 28위를 기록했다.
한국의 무업청소년 비율이 늘어나는 것과 반대로 EU·영국·일본 등은 줄고 있다. 15~24세 EU 평균 무업청소년 비율은 2013년 13%에서 2016년 11.5%로 떨어졌다. 불가리아와 이탈리아가 약 19%로 높았지만, 덴마크 등 북유럽국가가 비율을 줄이는 역할을 하고 있다. 영국의 경우 16~19세 무업청소년 비율은 2006년 14%에서 2014년 8.4%로 줄어들었다.
마시밀리아노 마스체리니 유로파운드 책임연구원은 “실업률의 상승세가 전 유럽에서 청소년들을 고용·교육·훈련으로 끌어들이려는 정책을 개발하고 시행해야 한다는 인식이 되살아나는 계기가 됐다”며 “하나의 정책으로 다 해결되는 만병통치약은 없다. 효율적으로 무업청소년들을 끌어들이려면 육아·가사, 휴식, 심신장애, 교육기관 통학 등 다양한 그룹들 각각의 특성과 원하는 것을 고려함 맞춤형 접근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일본은 2011년 15~29세 무업청소년 수가 257만명으로 이 연령대 인구의 16.5%를 차지했다. 그러다 2012년부터 점차 줄기 시작해 2016년에는 164만명으로, 이 연령대 인구의 11.3%까지 줄어들었다. 일본 경제가 회복했지만, 경제활동인구는 줄어 상대적으로 무업청소년 일자리가 늘어났기 때문이다. 또 출산휴가 제도 등을 실시하는 회사가 늘어나 주부가 줄고 청소년 고용정책을 적극적으로 실시한 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겐다 유지 도쿄대 교수는 “그러나 구직을 단념한 소극적 무업청소년은 여전히 많이 남아 있고 그 수도 계속 증가하고 있다”며 “가족 외 다른 사람과의 소통이 부족한 점이 소극적 무업청소년 수의 근원적 요인으로, 더 많은 의사소통의 기회를 허락하는 조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무업청소년에게 도움을 줄 수 있는 전문가를 제공하는 공공프로그램을 확대해야 한다”고 말했다.
< 김경학 기자 gomgom@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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