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 최순실 태블릿PC에 설치된 애플리케이션과 사용시간
최순실 태블릿PC에는 모두 200개의 ‘앱(애플리케이션)’이 설치돼 있었다. 한데 ‘한컴오피스 한글뷰어 안드로이드 에디션(안드로이드 운영체제(OS) 기반 스마트폰에서 한글(HWP) 형식의 문서 읽기를 지원하는 애플리케이션)’과 ‘구글플레이 서비스(앱을 다운받을 수 있는 앱)’에만 유독 2012년 11월 27일 오후 1시15분23초, 오후 1시16분6초에 설치됐다는 시간이 나온다.
계정은 zixi9876@gmail.com이란 이메일 계정인데 지시(zixi)는 ‘위에서 지시(하는 것을 검토한다)’라는 뜻으로 이춘상 전 보좌관과 함께 사고로 사망한 당시 김우동 박근혜 후보 선거대책위원회 홍보팀장, 유현석 박근혜 후보 선거대책위원회 홍보팀장, 이재만 전 청와대 총무비서관, 정호성 전 청와대 제1부속비서관, 김휘종 전 청와대 행정관 등 5명이 공동으로 사용하는 메일 주소라고 한다.
앱에 접속한 시간은 107회에 걸쳐 모두 107시간인데 1번부터 47번까지는 검찰이 이 태블릿PC를 뒤진 2016년 10월25일에 접속된 기록이며 67번, 75번, 76번을 제외한 48번부터 107번까지는 jtbc가 최순실 태블릿PC를 가지고 있던 2016년 10월 18일부터 10월 24일까지 접속한 기록이다. jtbc의 접속 기록은 4차례 접속 기록을 제외한 전부가 삭제돼 있었다.
최순실 태블릿PC에 설치된 앱에 검찰과 jtbc가 접속한 것을 제외하면 3건의 접속은 67번의 2012년 10월 10일 오후 9시1분5초부터 9시3분22초(2분17초), 75번의 2012년 6월 25일 오후 7시1분35초부터 6월 27일 오전 1시56분5초(30시간54분30초), 76번의 2012년 12월 1일 오전 2시53분14초부터 12월 3일 오전 6시5분39초(41시간12분25초) 등 모두 72시간9분12초에 집중돼 있다. 그렇다면 대체 최순실은 언제 이 태블릿PC를 이용했다는 것인지 아리송하다.
실체적 증거로 제출된 jtbc 태블릿의 데이터 사용량은 극히 적은 것으로 드러났다. |
박 전 대통령 측 도태우 변호사도 이 부분에 주목했다.
“검찰 보고서 제335쪽 내지 제337쪽에 따르면, 2016년 10월 20일경에서 2016년 10월 25일 포렌식 전까지 전방위의 앱(애플리케이션) 접속 기록이 존재하며, 그중에는 카카오톡, 이메일 등 대표적인 앱도 포함되어 있다. 이것은 jtbc와 검찰에 의해 공통으로 무결성이 심하게 훼손되었다는 것을 보여준다. 나아가 50개 이상의 항목 상태가 ‘정상’이 아니라 ‘삭제’로 기재되어 있는바, ‘삭제’가 무엇을 뜻하는지와 디지털 증거에 대한 임의적인 변경을 가한 흔적이 아닌지에 대해 철저한 감정이 요구된다고 하겠다.”
16. 최순실 태블릿PC의 패스워드
최순실 태블릿PC의 패스워드는 한 개나 무엇인지 검찰 수사보고서는 명기하지 않았다. 이는 jtbc가 어떻게 패스워드를 알아내 태블릿PC를 뒤졌는지와 연결된다.
17. 최순실 태블릿PC의 폰 정보
최순실 태블릿PC의 폰 정보에는 zixi9876@gmail.com과 greatpark@gmail.com이라는 두 개의 이메일 계정과 카카오톡 계정이 나온다. 카카오톡 계정은 전화번호가 010-4080-5783, 별명은 ‘선생님’이다. 이를 두고 jtbc는 2016년 10월 30일 다음과 같이 보도했다.
[jtbc 앵커]
“지금 보신 것처럼 이렇게 증거인멸 가능성은 작지 않은 상황입니다. jtbc가 입수한 최순실씨의 태블릿PC 안을 들여다보면 여러 가지 증거인멸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는데요. 결코 간단히 넘길 문제가 아닌 것 같습니다. 서복현 기자와 다시 한 번 짚어 보겠습니다. 서 기자, 증거인멸 정황, 다시 한 번 짚어볼까요?”
[jtbc 기자]
“앞서 보셨지만, 최씨의 태블릿PC 안에는 대포폰 개설과 관련된 것으로 보이는 연락처도 나옵니다.”
[jtbc 앵커]
“우리가 연락을 직접 해봤나요?”
[jtbc 기자]
“네, 연락을 해봤는데 역시 의심되는 정황들이 나왔죠. 그런데 이 얘기는 관련자들이 대포폰을 사용했을 가능성도 있다는 것이고요. 이미 각종 비선 개입 과정에서부터 계획적으로 은밀하게 진행됐다는 정황으로도 볼 수 있는 겁니다. 이런 상황에서 최씨에게 그것도 귀국해 있는 최씨에게 시간을 준다는 것은 이런 것에 대해서 대처할 시간을 줬다고 볼 수도 있는 대목이고요. 만약 대포폰을 개설해서 대포폰이 있다면 그 대포폰들을 은폐할 가능성도 있는 겁니다. 대포폰의 존재는 이번 사건을 풀어갈 핵심 열쇠이기도 한데요, 반대로 이것이 만약 폐기됐다면 그만큼 수사가 어려워질 수도 있습니다.”
[jtbc 앵커]
“대포폰이라면 사실 일반 법 없이도 살 수 있는 시청자들 같은 경우는 잘 모를 텐데, 대포폰이 뭔지 간단히 설명을 해주시죠.”
[jtbc 기자]
“대포폰이라는 것은 그러니까 신원이 확인되지 않은, 불상의 명의로 만들어서 사용하는 것이기 때문에 통신사나 이런 것의 조회로만은 쉽게 드러나지 않는 비밀폰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jtbc 앵커]
“남의 명의로, 흔히 노숙자 명의로 많이 했었죠. 아니면 이미 죽은 사람 명의로 받아서 여는 휴대폰이고 그래서 추적이 잘 안 된다는 점이 있죠. 범죄에 이용되는 건데. 이 대포폰의 존재가 그 태블릿에 있었다, 연설문 수정하고도 좀 관련이 있다고 봐야 될까요?”
[jtbc 기자]
“네, 저희가 확보한 것은 태블릿PC죠. 그런데 태블릿PC에서 문서를 수정하는 작업을 하기는 쉽지 않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태블릿PC로 각종 연설문 등을 받아보고 혹시 최순실씨가 전화를 통해서 수정에 대한 조언을 하지 않았나, 이럴 가능성도 있는 건데요. 그렇다면 이 대포폰의 존재는 더욱 중요해집니다. 이 대포폰을 이용해서 연설문 수정에 관여했을 의혹도 있기 때문입니다.”
[jtbc 앵커]
“일부 보도가 나왔던 게 그 태블릿은 최순실씨 것이 맞다, 그런데 수정 기능이 없다 이런 얘기가 나왔는데요. 실은 우리 이미 여러 차례 보도를 했었죠, ‘유연’이라는 이름, 그러니까 최씨의 딸 이름으로 된 컴퓨터에서 수정이 됐던 흔적이 나타났다는 보도를 했었던 거고, 그런데 여기서 핵심이 ‘유연’이라고 된 컴퓨터가 지금 어디 있느냐 아니겠습니까?”
[jtbc 기자]
“네, 다시 정리해 드리면 최씨의 태블릿PC의 아이디는 ‘연이’이고요. 이 안에 있던 일부 문건의 최종 수정자 PC의 아이디는 ‘유연’입니다. 태블릿PC의 존재는 확인됐지만 ‘유연’이라는 PC가 어디 있는지는 아직 확인되지 않고 있습니다. 물론, 검찰이 압수했다면 다행이지만 아직 압수하지 않았다면 인멸될 가능성도 있습니다. 그렇다면 각종 연설문 수정 과정을 밝히기 어려울 수 있고요. 또 거기에는 이 자료들뿐만 아니라 또 다른 많은 자료들이 있을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이 부분에 대해서 찾아야 되는데 최씨의 소환이 늦어지면 ‘유연’ PC에 대한 인멸 가능성, 이 부분도 우려가 제기될 수 있는 겁니다.”
☞이번에도 jtbc는 교묘하게 본질을 흐린다.
“역시 의심되는 정황들이 나왔죠”라고 말하면서 의심되는 정황에 대해선 더는 말을 하지 않은 채 갑자기 “그런데 이 얘기는 관련자들이 대포폰을 사용했을 가능성도 있다는 것이고요. 이미 각종 비선 개입 과정에서부터 계획적으로 은밀하게 진행됐다는 정황으로도 볼 수 있는 겁니다. 이런 상황에서 최씨에게 그것도 귀국해 있는 최씨에게 시간을 준다는 것은 이런 것에 대해서 대처할 시간을 줬다고 볼 수도 있는 대목이고요. 만약 대포폰을 개설해서 대포폰이 있다면 그 대포폰들을 은폐할 가능성도 있는 겁니다. 대포폰의 존재는 이번 사건을 풀어갈 핵심 열쇠이기도 한데요, 반대로 이것이 만약 폐기됐다면 그만큼 수사가 어려워질 수도 있습니다”라고 말을 바꾼 것이다.
즉 문제의 전화번호가 대포폰의 번호인지 아닌지를 명확히 밝히지 않은 채 최순실이 대포폰을 사용했을 가능성이 있다→최순실을 (즉각 구속하지 않고) 시간을 준다면 이런 것에 대처할 시간을 줬다고 볼 수 있다→(대포폰) 이것이 만약 폐기됐다면 그만큼 수사가 어려워질 수도 있다며 사실상 검찰에 최순실의 조속한 구속을 촉구한 것이다.
최 씨 측 변호인은 이 태블릿PC 카카오톡 대화에 나오는 대화명 ‘선생님’은 김한수 전 행정관이라고 말했다. |
최씨 측 변호인에 따르면 010-4080-5783은 최씨가 사용한 번호가 아니라고 한다. 이 번호로 전화를 걸면 ‘지금 거신 전화는 고객의 요청으로 인해 당분간 착신이 정지돼 있다’는 알림이 나온다.
이 태블릿PC 카카오톡 대화에 나오는 대화명 ‘선생님’은 김한수 전 행정관이다.
(계속)
글=문갑식 월간조선 편집장, 최우석 월간조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