준비 현실화하면 ‘냉전이래 최초’…“북핵 대비용”
미군의 핵심 전략자산인 B-52 전략폭격기와 우리 군 F-15K, 주한미군 F-16 전투기. (공군 제공) 2016.1.10/뉴스1
미국 공군은 핵으로 무장한 B-52 폭격기 함대를 다시 24시간 비상 발진 가능한 상태로 가동할 준비를 하고 있다고 미 군사안보매체 디펜스원이 22일(현지시간) 보도했다.
핵 탑재 폭격기의 항시 출격 태세가 현실화한다면 이는 냉전이 붕괴한 1991년 이래 최초다.
이날 디펜스원에 따르면 데이비드 골드페인 미 공군 참모총장은 미군 핵 작전을 지원하는 공군기지를 순방하던 도중 인터뷰에서 자신 휘하 공군이 이 같은 ‘준비’를 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 준비는 루이지애나 소재 박스데일 공군기지의 3.3㎞짜리 활주로 끝 에이프런(주기장)에 B-52 여러 대를 항시 대기시켜 놓기 위한 것이다. 이때 폭격기들은 명령이 떨어지는 즉시 발진할 수 있도록 핵무기를 장착하게 된다.
경계 태세가 내려질 시 폭격기들이 늘어설 장소는 뾰족뾰족한 바닥 마킹 때문에 ‘크리스마스트리’로 불린다. 냉전 시대 미 공군과 전략공군사령부(SAC)가 운용하던 비상대기 지역으로, 이후로는 사용되지 않고 있다.
골드페인 총장에 따르면 이러한 준비는 빠른 북핵 개발 속도와 트럼프 미 대통령의 공격적인 대북 접근법, 러시아의 급속한 군사 개발 등 지정학적 변화에 따라 미군이 직면한 여러 결정 중 하나다.
또 미 공군은 억지뿐 아니라 전투 용도로도 핵무기를 사용할 수 있는 새 방법을 창안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골드페인 총장의 지시에 따른 것이라고 한다.
골드페인 총장과 다른 고위급 미 국방부 관계자들은 이 같은 경계 태세가 실제 내려지지는 않았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경계 태세를 가동하라는 명령이 곧 떨어질 수 있다는 예상에 따라 준비가 한창이다.
이미 바크스데일 공군기지에는 다양한 조치가 이뤄지고 있다.
우선 기지의 크리스마스트리 근처 승무원 거주 시설에는 100여명의 승무원이 이용할 수 있는 침상과 편의 시설, 당구대, TV가 설치되고 있다.
이곳은 냉전 시대 B-52 승무원들이 비상 대기를 위해 머무르고 잠을 자던 오래된 장소다. 그런데 최근 개보수를 거치고 있다는 것.
디펜스원은 또 기지의 길고 텅 빈 B-52 에이프런에 곧 E-4B 나이트워치와 E-6B 머큐리도 종종 방문할 것이라고 전했다. 이들은 핵전쟁 시 국방장관과 전략사령관의 공중 지휘부 역할을 하게 된다.
흔히 ‘국가공중작전센터’(NAOC)이자 ‘최후 심판의 날 비행기’로 알려진 E-4B 4대 중 최소 1대는 24시간 경계 태세를 유지하며 하늘에 떠 있다.
이들 항공기는 미 대통령이 핵 공격 명령을 내리면 핵 트라이어드인 폭격기·대륙간탄도미사일(ICBM)·잠수함들에 발사 암호를 전달한다.
바크스데일 기지에는 미 공군의 핵 병력을 지휘하는 제2 비행단과 지구권타격사령부(GSC)가 있다.
(서울=뉴스1)